원문: The Limits to Negativism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패닉이 회의주의의 실전 시험대가 됨: 2008년 10월, 신용위기가 사상 최악의 패닉 국면에 도달한 시점을 계기로 회의주의 원칙을 실제 시장 상황에 적용해봄
- 가능성과 확률의 혼동을 경계: 패닉기에는 나쁜 시나리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라는 확률을 혼동하는 오류가 만연했다고 지적
- 회의주의는 비관주의와 동의어가 아님: 낙관이 과할 때는 비관적으로, 비관이 과할 때는 오히려 낙관적으로 서야 한다는 것이 이 메모의 핵심 통찰
- 정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 리먼 사태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이 모든 주요 금융기관을 구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 예측
- 돈을 푸는 것과 신용이 실제로 도는 것은 별개: 심리적 훼손 때문에 회복 속도는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진단
- 통화 팽창은 장기적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움: 바이마르 독일식 초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되, 확률 자체는 높지 않다고 선을 그음
- 금융업은 덜 화려해지되 새로운 기회가 열림: 국유화·규제 강화로 은행이 보수화되면 그 빈틈에서 독립 부티크가 성장할 것이라 전망
- 베어마켓 3단계 진입, 투자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리스크: 부정적 요인이 이미 드러난 지금, 장기적 기회비용이 하락 리스크보다 크다고 결론
위기 국면의 심리 스윙
사상 최악의 패닉과 그 메커니즘
- 전례 없는 패닉의 규모: 수십 년간 여러 시장 붕괴를 겪었지만 전 세계 금융시스템 붕괴를 진지하게 우려하는 패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힘
- 심각도, 영향받은 자산군의 범위, 전 세계적 동시성, 종말론적 비관 서사의 확산까지 네 기준에서 최악이었다고 서술
- 그래서 시사하는 바: 패닉 강도 자체가 이례적이었다는 사실이 이후 회의주의 논증 전체의 전제가 됨
- 메모 자체가 사후 복기라는 자인: 메모를 쓰던 시점 시장은 마치 위기가 끝난 것처럼 반등했지만, 그 내용은 실은 그 전 주에 이미 정리해둔 생각이었다며 지금 이 글이 예견이 아니라 다들 지나간 일이길 바라는 사건을 사후적으로 복기하는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
- 평소 과거 사건을 해부하고 설명하는 글은 많이 쓰지만 미래를 논하는 것은 더 위험한 시도라고 밝히며, 이후 이어지는 전망 논의 전체에 예측의 한계라는 유보를 미리 걸어둠
- 급락의 원인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메커니즘: 최근 급락한 자산 대부분은 기초자산이나 발행 기업 실적 악화 때문이 아니라 시가평가, 마진콜, 강제매도가 맞물린 기술적 소용돌이 때문이라고 분석
- 가격 하락이 시가평가 테스트를 촉발하고, 이는 자본 부족과 마진콜로 이어지며 다시 강제매도와 부도로 연결되는 악순환 구조
- 이 악순환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몰랐다는 점이 공포를 증폭시켰다고 지적
확률과 가능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
- 불가능과 개연성 낮음의 혼동: 패닉 국면에서는 아무리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신빙성 있게 들리고, 조금이라도 낙관적인 견해는 순진한 것으로 치부되는 분위기가 지배했다고 서술
- 그렇다고 나쁜 일이 정말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래를 다룰 때는 "무엇이 일어날 수 있는가"와 "그 확률이 얼마인가"를 항상 나눠서 봐야 한다고 강조
- 그래서 시사하는 바: 나쁜 일이 가능해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것
- 미래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 미래에 대해 원래 아는 것이 많지 않고, 인과관계가 뒤엉킨 위기 국면에서는 더더욱 알 수 없다고 전제
-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느 쪽 베팅이 틀릴 확률이 낮은지를 판단하는 것뿐이라고 결론
진자운동 - 40년간 반복된 심리 사이클
- 양 극단을 오가는 투자자 심리: 40년의 경력 동안 공포와 탐욕뿐 아니라 낙관과 비관, 맹신과 회의 사이를 미친 듯이 오가는 진자운동을 목격했다고 서술
- 군중의 믿음을 따라가며 진자와 함께 움직이면 장기적으로는 평균적 성과를 얻지만, 극단에서는 치명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
- 불과 2-3년 전의 정반대 풍경: 신용위기 직전에는 탐욕, 낙관, 맹신이 시장을 지배했고, 아무리 긍정적인 이야기도 부풀려진 것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였다고 회고
- 당시 유행하던 근거 없는 믿음을 나열: 전 세계 유동성의 벽은 마르지 않는다, 트리플A 등급 CDO는 트리플A 회사채만큼 안전하면서 수익률은 더 높다, 레버리지가 투자 성과의 열쇠다, 트랜칭과 재매각이 리스크를 분산시켜 소멸시킨다, 디커플링으로 각국 경제가 미국 의존에서 벗어났다는 믿음
- 낙관이 지배할 때야말로 회의주의가 가장 큰 가치를 발휘했을 시점이지만, 통설이 장밋빛일 때 이에 맞서는 사람은 너무 이르게 틀린 것처럼 보여 밀려나기 쉽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저항을 포기하면서 진자가 더 극단으로 쏠린다고 설명
블랙스완과 회의주의
검은 백조가 주는 교훈
- 탈레브의 비유: 5월 메모에서 다뤘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저서 검은 백조를 다시 소환하며, 극히 드물고 예측 불가능하지만 일어나면 파급력이 큰 사건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소개
- 호주에 가본 적 없는 과거 유럽인들이 검은 백조를 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모든 백조가 희다고 믿었던 일화에서 제목이 유래했다고 설명
- 그래서 시사하는 바: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태도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
- 모두가 배제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 검은 백조의 핵심 메시지는 모두가 배제한 일도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며, 이를 일반화하면 회의주의의 중요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
회의주의의 정의와 투자적 함의
- 회의주의는 "모두가 맞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태도":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음
- 남들이 믿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으면 남들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팔며, 리스크 없이 고수익을 준다는 "은탄환" 서사에 속아 잘 나가는 자산을 사고 부진한 자산을 팔게 된다고 지적
- 그 결과 폭락기에는 손실을 보고 바닥에서 반등할 때는 소외되는 추종자, 즉 컨트래리언이 아닌 순응주의자가 된다고 요약
- 투자은행이 포장한 이야기 뒤를 보는 능력: 재무제표, 최신 금융공학 기법, 놓칠 수 없다는 스토리 뒤에 숨은 실체를 꿰뚫어 보는 것이 회의주의라고 설명
- 투자은행이나 브로커가 파는 아이디어는 이미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고 대개 최근 실적도 좋아 더 믿음직해 보이지만, 회의주의자만이 정말 괜찮은 것과 겉만 그럴듯한 것을 구분할 수 있다고 강조
- 아는 최고의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이 특성을 절대적 필수 요건으로 규정
- 컨트래리언 성향과의 연결고리: 회의주의는 컨트래리언 투자 성향의 뿌리이며, 이후 화이트스완 논의에서 회의주의와 비관주의를 구분하는 논증으로 이어짐
화이트스완 - 회의주의는 비관주의가 아니다
신용위기의 표면적 설명과 그 오류
- 표면적 설명: 신용위기로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회의주의 혹은 비관주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손쉬운 설명처럼 보인다고 서술
- 일어나기 힘들다고 여겨졌던 나쁜 일들이 동시에, 그것도 레버리지를 크게 쓴 투자자들에게 벌어졌다고 확인
- 레버리지가 위험을 증폭: 나쁜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유는 그 사건들 자체보다, 이를 증폭시킨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구조에 있었다고 짚음
- 깨달음: 회의주의와 비관주의는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이 핵심 통찰이며, 회의주의는 낙관이 과할 때는 비관을, 비관이 과할 때는 오히려 낙관을 요구한다고 정리
- 컨트래리언 원칙, 즉 남들과 반대로 가거나 "바람에 맞서 기대는" 태도가 투자 성공의 필수 요소라고 재확인
패닉 국면에서 사라진 대조적 사고
- 컨트래리언 정신의 실종: 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 대다수는 순응했고, 낙관론자는 극히 드물었으며 일부 뛰어난 투자자들조차 진짜 우울감에 빠졌다고 묘사
- 더 부정적인 종말론이 이메일로 확산됐고, 아무도 "그 공포 시나리오는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고 회의하지 않았다고 지적
- 그 결과 다들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거나 환매 대응용 현금을 마련하는 데만 몰두했고, 공격적으로 매수 호가를 제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가격이 몇 포인트씩 계속 급락(gap down)했다고 서술
- 회의주의를 뒤집어 적용하는 법: 부정적 스토리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면 거기서 얻을 이득은 적은 반면, 그 스토리가 틀린 것으로 판명될 경우 저평가된 가격에서의 반등 폭은 막대하다는 역발상적 계산을 제시
- 그래서 시사하는 바: 소수만 믿었던 긍정적 스토리 쪽이 오히려 더 큰 수익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결론
정부 구제와 통화 팽창의 단기 전망
리먼 사태의 교훈과 전면적 구제 기조
- 리먼을 파산시킨 결정의 대가: 대다수는 리먼 브라더스를 파산하게 놔둔 것이 규율을 구제보다 우선시한 계산된 실수였다고 평가하며, 그 결과 기업어음 시장이 얼어붙고 머니마켓펀드가 원금 손실을 기록하는 등 위기가 몇 단계 더 악화됐다고 서술
-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정책 당국: 대부분의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실수를 저지른다는 관찰에서, 향후 모든 핵심 금융기관이 구제될 것이라고 예측
- 리먼 이후 모건스탠리가 다음 우려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파산이 용인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
- 일본계 기관의 자본 투자를 미국 정부가 보증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자국이 직접 돈을 대는 것보다 나으니 얼마든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함
- 동원되는 자금 규모의 이례성: 수천억에서 수조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망설임 없이 투입되고 있다며, 이것이 반드시 효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
- 월터 리스턴의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1967-1984년 씨티은행을 이끈 리스턴의 발언을 인용해, 자국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정부는 이론상 자국 통화 표시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할 일이 없다고 설명
- 이것이 정부가 문제 해결에 투입하는 자원에 사실상 상한이 없을 것이라 보는 근거이며, 인쇄기를 충분히 돌리면 금융기관 자본 재건, 보증 이행, 채무 만기 연장까지 모두 명목가치 기준으로 가능하다고 서술
- 민간 기관에 대한 무제한 지원이라는 철학적 경계선은 이미 넘어섰고, 필요한 돈을 찍어내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
- 하지만 돈을 찍는다고 끝난 것은 아니라는 유보: 화폐 창출 자체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며, 그 돈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낼지가 다음 질문이라고 못박음
돈을 푸는 것과 신용이 실제로 도는 것은 다르다
- 연준의 자본 공급만으로는 부족: 돈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 그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기로 결정해야 하며, 초저금리로 은행에 자본을 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
- 은행이 싸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할 사람들에게 빌려주면 저비용 자본을 날리는 셈이고, 동시에 연준에 대한 상환 부담도 지게 된다고 설명
- 잔존하는 보수적 태도 때문에 지금까지의 조치가 1월 메모(Now What?)에서 언급했던 "줄을 미는 것"처럼 무력할 수 있다고 우려
- 짐 그랜트의 "마음의 돈": 그랜츠 인터레스트 레이트 옵저버 창간자 짐 그랜트가 유동성과 신용을 표현한 문구를 인용하며, 실제 화폐와 달리 이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에 따라 팽창하고 수축한다고 설명
- 연준이 은행에 돈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은행이 그 돈으로 실제 유동성과 신용을 공급하도록 설득돼야 한다고 강조
- 최근 연준이 은행에 많은 자본을 대준 동시에 은행으로부터 많은 예금도 받아들이고 있어, 신용 기계를 재가동하려면 이 대출-예치 흐름을 뒤집어야 한다고 지적
회복 속도에 대한 유보 - 심리적 상흔
- 손실과 자본 파괴는 이미 발생: 신용이 다시 흐르기 시작해도 즉시 예전 속도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발생한 손실과 파괴된 자본 외에도 추가 손실 가능성(주택 가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는지 자문해보라는 언급)을 지적
- 소비자, 대출자, 투자자 심리의 훼손: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타격이며, 소비 심리와 대출 의지, 투자자 신뢰 모두가 손상됐기 때문에 예전 같은 팽창적 분위기로 곧바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진단
- 1월 메모의 표현을 다시 인용해, 신용은 확실히 더 얻기 어려워지고 경제 성장은 둔화될 것이며 이것이 소폭이라도 마이너스로 갈지(경기침체 딱지가 붙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서술
- 결과적으로 위험 감수 성향은 축소되고 금융 여건은 예전보다 덜 낙관적일 것이라고 결론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그림자 - 바이마르 독일이 주는 경고
통화 팽창과 구매력 희석의 메커니즘
- 인쇄기를 가진 나라의 대가: 정부가 화폐 발행을 통해 부채를 쉽게 갚을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통화 가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며, GDP 대비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 가치가 희석돼 구매력이 줄어드는(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
- 하이드파크의 옛 지폐 노점상 일화: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옛 주식 증서를 파는 노점상에게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지폐가 있는지 물어봤다는 개인적 일화를 소개하며, 최근 몇 주간 그런 지폐를 구하고 싶었다는 심경을 전함
바이마르 독일 사례와 구체적 수치
- 전쟁배상금 상환을 위한 통화 희석: 바이마르 독일 정부가 1차대전 배상금을 갚기 위해 문자 그대로 통화를 희석시켰다며, 실제로 구매한 1000마르크 지폐 위에 붉은 글씨로 "1백만 마르크"라 덧찍힌 것을 예로 듦
- 환율과 인플레이션 수치의 폭주: 마르크화 환율이 1921년 초 달러당 60에서 1922년 초 320, 1922년 말 8000까지 치솟았고, 1923년 12월에는 달러당 4조 2천억 마르크에 달했다고 인용(위키피디아 기준으로 권위 있는 출처는 아닐 수 있다는 단서를 붙임)
- 1923년 인플레이션율은 월 325만 퍼센트에 달해 물가가 이틀마다 두 배로 뛰었다고 서술
- 당시 지폐를 인쇄하던 한 업체가 3.28×10의19제곱(약 3,277경) 마르크에 달하는 청구서를 제출했다는 사례를 들며 오타가 아니라고 못박음
- 케인스의 당대 평가: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유럽 각국 정부는 대출이나 세금으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그럴 용기가 없어 결국 지폐를 찍어 그 차액을 메웠다고 진단했던 것을 인용
- 염소 한 마리 비유: 물건을 팔 사람들이 어리석지 않기 때문에 1000마르크였던 염소 가격이 이제 100만 마르크가 될 뿐이며 지폐 액면가만 커졌지 실제로 살 수 있는 염소는 그대로라는 비유로 화폐 착시를 설명
- 정부 입장에서는 옛 명목 채무를 구매력이 크게 줄어든 화폐로 갚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이득이며, 1000마르크를 빌려준 채권자는 1923년에 상환받아도 1920년 기준 염소의 1000분의 1밖에 살 수 없다고 대비
- 헨리 라이히만의 실제 경험담: 어릴 적 베를린의 한 식당에서 버스보이로 일했던 고인이 된 친구가, 점심시간에 급여를 받으면 곧장 뛰쳐나가 써버렸다는 일화를 전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초인플레이션의 실감을 전달
확률은 낮지만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 하이퍼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유보: 대공황이 신용위기 국면에서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됐던 것처럼 바이마르 독일도 앞으로의 상황을 고민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자신은 다가올 일을 정확히 알 만큼 똑똑하지도 몇몇 정부 조치만으로 모든 문제가 풀렸다고 믿을 만큼 어리석지도 않다고 밝힘
- 대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나중에 터질 다른 문제로 대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서술
- 확률에 근거한 결론: 하이퍼인플레이션에 그리 큰 대응 노력을 쏟을 만큼 높은 확률을 부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 리스크가 저수익률의 안전자산 선호로 몰린 장기 국채 보유를 재고할 이유는 될 수 있다고 시사
금융 산업의 새로운 질서
국유화 논쟁과 열린 질문들
- 딸 제인과의 대화: 예술가 기질의 딸 제인이 정치와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미국 전역 젊은이들 사이의 긍정적 변화로 해석하고, 은행 국유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는 일화로 논의를 시작
- 단기적으로는 국유화가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정부의 기업 불개입이라는 강한 전통을 갖고 있어 이를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답함
- 자유기업 체제에 "성인의 감독"이 더해지는 정도를 선호한다는 개인적 입장을 밝힘
- "국유화"라는 단어에 대한 미국적 거부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10월 14일자 기사 제목 "국유화 원칙: 하되, 그렇게 부르지는 말라"를 인용하며, 미국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국유화라는 표현 자체가 훨씬 더 꺼려지는 단어라고 지적
-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 예측 불가능한 결과들: 정치인이 은행에 지역구 대출 확대를 압박할지(패니메이·프레디맥 사례를 상기시키며), 은행이 부실 차입자에게도 대출해야 하는지, 대출 신청을 거절할 자유가 있는지, 연체된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지, 레버리지 바이아웃 같은 "반사회적" 투자에 자금을 대는 것을 저지당할지 등 일련의 질문을 나열
- 임원 보수를 규제받으면 인재 유치력이 떨어질지, 은행 직원들이 부작위 오류보다 작위 오류로 더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지나치게 위험 회피적으로 변할지, 그로 인해 자본 조달이 특히 소규모·신생 기업에 더 어려워질지, 경제 성장이 예전보다 느려질지, 국유화되지 않은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용도 때문에 경쟁사보다 더 비싼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불리한 처지에 놓일지까지 이어지는 연쇄 질문을 제시
- 핵심 질문 - 정부 지분의 성격: 정부가 보유한 지분이 의결권 없는 형태라면 그것으로 정부가 은행 경영에 개입하지 않기에 충분한지가 근본적인 질문이며, 아직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고 완전히 낙관하기도 어렵다고 평가
산불 이후의 새싹 - 보수화가 낳는 새로운 기회
- 성공이 실패의 씨앗을 품듯 실패도 성공의 씨앗을 품는다: 향후 금융업은 레버리지가 낮고 위험을 덜 감수하며 수익성이 떨어지고 성장 속도가 느리고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 전망하며, 이는 산업을 덜 화려하고 덜 매력적인 직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
- 자유시장 체제의 묘미는 대부분의 변화에 이득과 손해가 동시에 따라온다는 점이며, 2003-2008년의 성공이 실패의 씨앗을 품었듯 지금의 실패도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오래전부터 믿어왔다고 밝힘
- 산불 비유: 은행이 더 관료적이고 위험 회피적으로 변하면 독립계 부티크 회사들이 성장할 것이라 확신하며, 이를 산불이 난 지 1년 뒤 잿더미에서 오히려 그 재를 양분 삼아 초록빛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에 비유
- 이런 지형 변화가 당시 자문 전문 부티크였던 Moelis, Evercore, Gleacher, Greenhill 같은 회사들에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라고 언급
- 10년 후 금융업의 모습: 자유시장 환경에서는 어떤 충격도 공격적인 사람들이 기회에 반응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으며, 10년 뒤 금융 산업은 1년 전과는 매우 다른 모습일 것이고 그것이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전망
버핏 인용의 반전과 베어마켓 3단계
- 버핏 경구의 뒤집기: 다른 사람이 신중하지 않을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버핏의 말을 소개한 뒤, 그 반대편도 성립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지나치게 부정적일 때는 긍정적일 가치가 있다고 뒤집어 제시
- 남들이 좋아할 때 우리는 미워해야 하고 남들이 미워할 때 우리는 좋아할 수 있다는 대구로 요약
- 3월 메모의 베어마켓 3단계 프레임 재적용: "The Tide Goes Out"에서 제시했던 강세장·약세장 3단계 구도를 다시 꺼내며, 강세장 3단계에서는 모두가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라 확신하는 반면 약세장 3단계에서는 모두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고 대비
- 지난주 약세장이 3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되, 그렇다고 추가 하락이 없다거나 곧바로 강세장이 시작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유보 조건을 명확히 붙임
- 부정적 요인이 이미 다 드러났고 낙관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이며, 장기적으로 더 큰 리스크는 투자하지 않는 쪽에 있다고 결론
- 2003-2007년 상승기의 과잉과 그 되돌림: 2003-2007년 상승 국면에서 목격한 과잉, 실수, 어리석음이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컸고 그에 따른 패닉의 규모도 마찬가지로 컸다고 회고하며, 지금까지의 가격 하락이 그 과잉을 상쇄하기에 충분한지 과한지 부족한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이 잔해 속에서 종목을 고르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
- 매수의 4단계 공식과 오크트리의 실행: 자산의 내재가치를 견고하고 합리적으로 추정하고, 가격이 가치 아래로 떨어졌을 때 인식해서 매수하고, 가격이 더 떨어지면 물타기하고, 그 가치 판단 자체가 옳아야 한다는 네 단계 원칙을 제시
- 최근 몇 주간 오크트리의 매수 리스트는 거의 매일 길었고 매도 리스트는 거의 비어 있었으며, 보유 현금을 공격적으로 투입해 물타기했다고 밝힘
- 부실채권 펀드 투자자들에게 브루스 카시와 함께 보낸 메모에서 몇 년 뒤에는 지금의 저가 매수 기회가 얼마나 쉬웠는지 함께 회상하게 될 것이라고 썼던 것을 다시 언급하며, 위기가 정말 끝났든 아니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마무리
투자자 관점 시사점
- 회의주의는 방향이 아니라 도구: 시장이 극단적으로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모두가 믿는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그 반대편의 확률을 점검하는 습관 자체가 이 메모의 핵심 실천 지침
- 패닉의 강도와 매수 타이밍을 분리해서 보기: 패닉이 사상 최악이라는 사실과 지금이 저점이라는 사실은 별개이며, "더 떨어질 수 있다"와 "지금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가 동시에 참일 수 있다는 논리 구조를 그대로 프레임워크로 가져다 쓸 수 있음
- 구제금융 국면에서 정책 부작용 체크리스트로 활용: 정부 개입이 커지는 국면마다 마크스가 던진 질문들(누구에게 대출을 강제하는가, 위험 회피가 얼마나 커지는가,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는 대상은 누구인가)을 그대로 적용해 규제 변화가 특정 업종·기업에 미칠 파급을 점검하는 틀로 쓸 수 있음
- 통화 팽창 국면에서 명목 자산 편중을 재점검: 대규모 통화 공급 확대가 있을 때마다 저수익 장기채 등 명목 자산 비중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원칙은 반복 적용 가능하되, 마크스 스스로도 이를 확률 낮은 꼬리 리스크로 취급했다는 점까지 함께 가져가야 함
기억할 발언
- 짐 그랜트의 표현: 신용과 유동성은 실제 화폐와 달리 사람들의 심리 상태에 따라 팽창하고 수축하는 관념적 자산이라는 짐 그랜트의 비유. 막스는 연준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이 심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인용 (원문: "money of the mind")
- 월터 리스턴의 낙관: 인쇄기를 가진 나라는 자국 통화 표시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할 일이 없다는 옛 씨티은행장의 발언. 막스는 이 논리가 정부의 무제한적 구제 여력을 설명하지만 동시에 통화 가치 희석이라는 대가를 숨기고 있다고 짚음 (원문: "countries don't go bust")
- 줄 밀어내기의 비유: 줄은 당길 수는 있어도 밀 수는 없다는 표현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자금을 공급해도 은행이 실제로 대출을 늘리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킴. 막스는 1월 메모에서도 같은 우려를 언급했다고 밝힘 (원문: "pushing on a string")
- 2007년 이전의 낙관: 신용위기 이전 2-3년간 시장을 지배했던 근거 없는 낙관을 되짚으며, 당시에는 아무리 긍정적인 이야기라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풀려진 것이 없었다고 회고 (원문: "no story was too positive to be believed")
- 투자하지 않는 리스크: 패닉이 3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는 하락이 더 이어질 위험보다 저가 매수 기회를 놓치는 장기적 기회비용이 더 크다고 결론 (원문: "the greater long-term risk probably lies in not investing")
- 버핏 인용구의 반대편: 다른 사람들이 신중하지 못할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버핏의 오래된 경구를 소개한 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지나치게 비관적일 때는 오히려 긍정적일 필요가 있다고 뒤집어 제시 (원문: "prudence with which we should conduct our own affai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