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Nobody Knows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아무도 모른다는 선언이 논지의 출발점: 갈브레이스의 예측가 두 부류론을 인용하며 낙관론자·비관론자·불확실론자 모두 의견일 뿐 지식이 아니라고 못박음
- 붐-버스트는 세 영역에서 완전히 다르게 나타남: 실물경제엔 붐이 없어 버스트도 크지 않았고, 금융섹터는 극단적 붐 뒤에 극단적 버스트를 겪었고, 주식시장은 애초 붐이 없었으니 붕괴할 것도 없었음
- 위기의 구조적 원인은 수십 년에 걸친 금융섹터 인재 쏠림, 과잉 유동성, 인위적 저금리, 실종된 리스크 회피, 검증 없이 받아들여진 금융 격언들의 결합
- 글래스-스티걸 폐지, 업틱룰 폐지, 파생상품 확산, 시가평가회계 같은 제도 변화가 하나씩 위기를 증폭
- CDS 가격 급등 같은 시장신호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어 시장이 항상 옳다고 믿을 근거가 없고, 오히려 컨트래리안 매수가 유리
- 금융시스템 붕괴 시나리오는 확률을 매길 수 없고 대비할 방법도 없어, 실무적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전제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
- V자 회복을 기대하지 않으며, 리먼브러더스의 파생상품 200만 건 사례처럼 금융기관 실사의 근본적 불투명성이 여전히 문제
- 회복을 촉발할 계기는 사전에 특정할 수 없고, 결국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면 스스로 반등한다는 사이클론으로 마무리
아무도 모른다는 전제와 그 함의
갈브레이스의 두 부류 예측가론
- 두 종류의 예측가: 갈브레이스가 나눈 예측가 두 부류 - 모르는 사람과, 자신이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 - 을 인용하며 2008년 가을이야말로 이 구분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라 진단
- 낙관론자는 낙관, 비관론자는 비관, 나머지는 불확실: 이 세 반응은 전부 예측이지 지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 의견과 지식을 구분하는 이 전제가 이후 모든 논증의 기준점이 됨: 시장의 향방을 맞히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고 대신 전략적 원칙에 집중하겠다고 선언
- 전례 없는 규모의 과잉: 금융기관들이 저지른 과잉이 규모와 범위 면에서 전례가 없었다고 지적 - 구조화상품, 파생상품 등 존재한 적 없던 금융기법이 새로 등장
- 전례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결론의 근거: 참고할 과거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
- 분석을 전략적 차원으로 제한하는 이유: 경제와 금융기관의 강약을 하나하나 따지는 방법론적 접근을 포기하고, 대신 전략적으로 확실한 원칙만 논하겠다고 밝힘
- 이 메모가 예측 보고서가 아니라 원칙 선언문에 가깝다는 점을 미리 규정
- 자신의 의견도 예외 없이 의견일 뿐: 독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물어와 답하지만, 그것 역시 지식이 아니라 의견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
- 과거에 쓴 내용을 반복할 수 있음을 미리 인정: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원칙의 재확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
- 의견의 가치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한계를 긋는 균형: 의견을 요청받은 것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그 의견이 확실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이중적 태도 유지
- 이는 이후 등장하는 "이분법적 판단" 논리(멜트다운 여부를 알 수 없어도 행동은 해야 한다)로 이어지는 복선
붐-버스트: 세 영역의 서로 다른 궤적
실물경제 - 붐이 없었으니 버스트도 크지 않았다
- 2003-07년 미국 실물경제엔 큰 붐이 없었음: 이 기간 실물경제가 과열되지 않았다는 점이 최근 혼란 속에서도 비교적 잘 버틴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
- 붐-버스트는 대칭 관계라는 원칙: 붐이 없으면 버스트도 없다는 논리를 실물경제에 먼저 적용해 검증
- 금융섹터 충격이 실물경제로 번질지는 미지수: 다만 금융섹터의 붕괴 효과가 실물경제로 전이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유보하면서도, 자신은 전이될 것으로 본다는 판단을 덧붙임
- 이 판단은 이후 회복 형태를 논할 때(V자 아님) 다시 등장하는 연결고리
금융섹터 - 전례 없는 붐과 그에 상응하는 버스트
- 금융섹터에서만 극단적 붐이 있었다: 실물경제나 주식시장과 달리 금융섹터에서는 믿기 힘든 수준의 붐이 있었고, 그 결과 믿기 힘든 수준의 버스트로 이어졌다고 대비
- 붐의 크기와 버스트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원칙을 금융섹터 사례로 재확인: "붐이 길어질수록 버스트는 나빠진다"는 명제의 실증
주식시장 - 붐이 없었으니 붕괴도 없다
- 주식시장은 애초 붐이 없어 무너질 것도 없었음: 미국 주식시장에는 큰 붐이 없었기 때문에 붕괴도 없었다고 지적
-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 하락에 고통을 느낄 수는 있어도, 그 하락폭이 금융섹터를 휩쓴 "세상의 종말"식 공포에 비하면 전혀 상응하지 않는다고 대비
- 이 대비는 감정적 반응과 실제 데이터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것으로, 투자자가 패닉에 휩쓸리지 말아야 할 근거로 기능
- 붐-버스트 비대칭이 주는 시사점: 세 영역의 대비를 통해, 위기의 진앙은 언제나 붐이 있었던 곳이라는 원칙을 재확인 - 어디에 붐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다음 위기를 가늠하는 단서라는 함의
- 이는 이후 등장하는 강세장 3단계론(마지막 도취 단계에서 매수하면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논증)과 직결되는 원칙
위기를 만든 구조적 원인들
수십 년에 걸친 금융섹터의 구조적 버블
- 명백한 선택지가 된 금융업과 경험 부족한 인재 쏠림: 수십 년간 이어진 금융섹터 버블이 이 업종을 "명백한 선택지"로 만들어 우수 인재를 대거 끌어들였지만, 정작 경험은 부족한 채로 유입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
- 이 인재 쏠림이 탐욕과 위험 감수를 부추기고 두려움과 회의주의를 몰아냈으며, 결국 금융기관·업계 관행·기대치·자산가격 전반을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밀어올렸다는 인과관계를 위기 원인의 배경으로 제시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가 만든 위험 추구
- 갈 곳을 찾아야 했던 과잉 유동성: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어디든 투자처를 찾아야 했다는 점을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
- 경기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낮춘 금리가 저위험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끌어내렸고, 이에 대한 불만이 투자자들을 더 위험한 자산으로 밀어냄
- 부적절한 리스크 회피와 위험곡선 이동: 리스크 회피 심리가 부족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위험곡선을 따라 이동했다고 지적
- 구조화상품과 파생상품 같은 새로운 도구를 광범위하게 받아들이고 대규모 레버리지를 동원하려는 의지가 확산
- 골드만처럼 되고 싶었던 금융기관들: 금융기관들이 본업 수익에 자기자본 트레이딩 수익을 더하려는 욕구, 즉 "골드만삭스처럼 되고 싶은" 욕망을 가졌다고 표현
- 이는 금융기관이 전통적 중개 기능을 넘어 스스로 리스크를 떠안는 트레이더로 변모한 배경을 설명
- 위험을 없앤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분업 구조: 채권을 잘게 쪼개 되파는 재증권화·분산 구조가 많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위험이 공학적으로 제거됐다고 믿게 만들어 위험을 간과하게 했다고 지적
- 신용평가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최근 데이터만 외삽하는 블랙박스 금융모형에 대한 의존도 같은 맥락의 원인으로 나열
- 잘못된 유인을 받은 개인들과 새로운 "우주의 지배자"들: 모기지 브로커와 대출자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설계된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지적
- 금융시스템에 가치를 더하는지, 오히려 위태롭게 하는지 개의치 않고 자신과 고용주의 수익 극대화만 추구하도록 부추겨진 신세대 금융 전문가들의 등장도 원인으로 꼽음
검증 없이 받아들여진 금융 격언들
- 집값은 늘 오른다는 믿음: 주택과 콘도가 좋은 투자처이고 항상 오를 것이라는 격언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고 지적
- 모기지는 좀처럼 부실화되지 않는다는 믿음, 전국 단위 집값 하락은 있을 수 없다는 믿음도 같은 계열의 근거 없는 통념으로 나열
-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면 레버리지는 안전하다는 착각: 충분히 파생상품으로 헤지했다면 대차대조표를 심하게 레버리지해도 괜찮다는 격언, "재앙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으니" 자기자본의 몇 배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 투자해도 안전하다는 격언을 아무런 재검증 없이 받아들였다고 비판
- 환경과 자산가격이 달라졌는데도 이런 격언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의문을 품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목
- 총평 - 어른의 부재: 위 목록 전체를 "어른의 감독, 상식, 회의주의, 윤리의식, 구식의 신중함이 부족했던 상태"로 요약
- 붐이 일어날 때 흔히 그렇듯 젊은 세대가 어른들을 밀어내거나 지나치게 감명시켰다는 비유를 사용
- 사후적으로 보면 웃기기도 하고 눈물 나기도 하는 실수 목록이지만, 그런 반성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거나 새 실수를 만드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자조
- 단기자금 의존이 만든 뇌관: 이런 여건 속에서 금융기관들은 대규모 단기 차입이나 예금에 의존해 투자에 나섰고, 전국 단위 집값 하락이라는 개연성 낮아 보였던 재앙이 실제로 벌어지자 그 투자들이 엄청나게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인과관계를 짚으며 구조적 원인 논의를 마무리
환경 변화가 위기를 증폭시킨 경로
규제 완화의 역설 - 글래스-스티걸과 업틱룰
- 1999년 글래스-스티걸 폐지가 만든 아이러니: 1933년 대공황 이후 은행과 투자은행의 결합을 막기 위해 제정된 글래스-스티걸법이 1999년 폐지되면서 두 업종의 결합이 가능해졌다고 지적
- 1929년 대공황에 일조했다고 여겨져 만든 법이 하필 신용경색이 벌어지기 딱 좋은 시점인 1999년에 폐지됐다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강조
- 2007년 7월 업틱룰 폐지가 공매도를 자유롭게 함: 공매도를 상승 호가에서만 허용하던 업틱룰이 2007년 7월 폐지되면서 공매도가 주가를 제약 없이 끌어내릴 수 있게 됐다고 지적
- 이 규제 완화가 하락장에서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채널로 작용했다고 봄
파생상품과 시가평가회계의 되먹임 구조
- 파생상품이 거꾸로 현물 가격을 좌우하는 이상한 나라: 원래 실물 기초자산 가격에 의해 결정돼야 할 파생상품 가격이 거꾸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간 것처럼 실물 증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
- 시가평가회계가 레버리지 기관을 더 취약하게 만듦: 과도하게 레버리지된 기관들을 기술적 요인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시켜, 더 나은 시기까지 버틸 체력을 앗아갈 수 있다고 설명
- 회계 규칙 하나가 실제 지급능력과 무관하게 파산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대목
이해불가·해체불가 지경까지 커진 기관들
- "대마불사"에서 "이해불가"·"해체불가"까지 진화한 표현: 자신의 경력 동안 대마불사라는 표현이 만들어졌고, 최근에는 씨티은행을 두고 관리불가라는 평가가 나왔으며, 이번 위기에서는 이해불가, 나아가 해체불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고 짚음
- 파생상품과 스왑 거래가 확산되면서 한 기관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핵심 요소가 그 기관이 다른 기관들에 안겨주는 거래상대방 위험의 크기가 됐다고 설명
- 두려움을 인정하되 행동은 용감하게: 이런 전개가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영웅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원칙을 제시
- 투자자는 감정이 행동을 지배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이 섹션을 마무리하며, 이는 이후 "이분법적 판단" 논증의 정서적 토대가 됨
- 예측 불가는 인정하되 행동 지침은 포기하지 않음: 행태 변화·금융혁신·환경 변화가 뒤섞인 결과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말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선언
- 이는 다음에 이어지는 시장신호 해석과 이분법적 판단 논증으로 넘어가는 전제가 됨
시장 가격이 주는 신호를 믿을 수 있는가
CDS 가격 상승이 만드는 자기실현적 예언
- 시장이 시장 자체를 따라가는 구조: 체계적, 비체계적 이유 모두에서 시장이 시장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 - 가격 하락이 공포를 낳고, 공포가 다시 가격 하락을 낳는 순환
- CDS 가격 상승이 촉발하는 연쇄: 부도에 대한 보험 역할을 하는 신용부도스왑, 즉 CDS 가격 상승이 우려 증가의 신호로 작동한다고 설명
- CDS 가격이 오르면 해당 기업의 주가와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고객과 예금자들을 겁줘 자금 인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신용등급 강등과 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쇄를 묘사
- 신용보험 가격 상승 자체가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최근 금융혁신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로 규정
- 의도치 않은 금융혁신의 결과: CDS라는 혁신 상품이 신용 위험을 헤지하는 원래 목적을 넘어,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는 채널이 됐다는 점에서 금융혁신의 양면성을 지적
- 새로운 도구가 만들어질 때는 그 부작용까지 설계 단계에서 예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
조작 가능성과 컨트래리안의 우위
- 얇은 시장에서의 조작 가능성: 특정 기업에 대한 CDS 시장이 얇을 경우, 강한 방어 매수 한 건만으로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채권 가격을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
- 부도덕한 공매도자가 이 구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실제로 이런 조작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어떻게 막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인정
- 나쁜 뉴스에도 회의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 결국 사람들은 이번에는 좋은 뉴스가 아니라 나쁜 뉴스에도 회의주의와 자신의 판단을 적용해야 한다고 결론
- 시장이 지금 탈출 신호를 주는 건지, 평생 한 번뿐인 매수 기회를 주는 건지 판단이 갈리는 지점에서 "시장은 멍청이다"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시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함
- 이 판단에 근거해 추세추종보다 컨트래리안 전략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결론지음: 이는 앞서 제시한 CDS 자기실현적 예언 논증과 직결되는 결론
금융시스템 종말론에 대한 실무적 판단
전례 없는 사건들과 멜트다운 시나리오
-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건들의 나열: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프레디맥, 패니메이, AIG의 소멸 또는 구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존립 우려와 주가 급락, 미국 국채 CDS 가격 상승,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로 단기 국채 금리가 제로에 근접한 상황을 나열
- 미국 정부의 재정 능력이 유한하며 화폐를 찍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됐다는 점도 지적
- 멜트다운이냐 역대급 하락 사이클이냐: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큰 하강 사이클일 뿐인지를 묻고, 답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이클이라고 가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멜트다운을 전제로 행동할 수 없는 네 가지 이유
- 확률을 정당화할 수 없음: 멜트다운 시나리오에 행동의 근거로 삼을 만큼 높은 확률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
- 설령 그렇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음: 국채에 넣어도 그 달러의 구매력이 보장되지 않고, 정부 재정이 무너지면 달러 자체가 무의미해지며, 금을 산다 해도 얼마나 비싸게 사야 할지, 어디에 보관하고 어떻게 운반할지, 누가 금을 받고 무엇을 내줄지, 보유자산 전체에 신용보험을 든다 해도 누가 그 청구를 갚아줄지 - 이 모든 질문에 답이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돈은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대체 어디에 두겠는가"라는 반문으로 정리
- 멜트다운이 아닐 경우의 재앙적 결과: 멜트다운을 확신하고 취할 법한 행동들은, 정작 멜트다운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재앙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 - 비대칭적 리스크 구조
- 대부분의 경우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는 경험칙: 1987년 블랙먼데이,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 당시에도 붕괴가 소문으로 돌았지만 실제로는 소문에 그쳤다는 과거 사례를 반례로 제시
- 두 사례 모두 당대에는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졌지만 결국 지나가는 사이클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논증
이분법적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 원칙
- 세상은 끝나거나 끝나지 않거나 둘 중 하나: 전망을 이분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규정 - 끝난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끝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논리 구조
- 끝난다고 말하면 아무 행동도 할 수 없게 되는 반면, 끝나지 않는다고 말하면 과거에 늘 효과가 있었던 방식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
- 투자 원칙의 재확인: 세상이 계속될 것이고, 기업들이 돈을 벌 것이고, 그 기업들이 가치를 가질 것이며, 그 가치에 대한 청구권을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 위에서 투자하겠다고 선언
- "그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가"라는 반문으로 이 판단을 정당화 - 확실성이 아니라 대안의 부재가 행동의 근거임을 명확히 함
회복의 형태와 그 시점을 알 수 없는 이유
V자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 근거
- V자가 아니라는 전망: 회복이 온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모양이 어떨지 생각해야 한다며, 이전 메모에서 이미 V자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입장을 재확인
- 불황에도 상대적으로 잘 버틸 수 있는, 기초적인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들을 계속 중시하겠다는 전략으로 이어짐
- 신뢰라는 자산의 훼손과 회복 속도: 경제의 여러 요소, 특히 신뢰가 손상되고 있고 이것이 회복하는 데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지적
- 자본을 공급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크게 망가진 상태이며, 신용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곧 더 느린 회복과 더 낮은 성장을 의미한다는 인과관계를 제시
금융기관 실사의 근본적 한계 - 리먼브러더스 사례
- 투명성 요구와 실제 정보 부족의 간극: 오크트리는 투자에 앞서 대다수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하는데, 실사만으로 이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장부에 대한 접근 없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
- 리먼브러더스의 파생상품 200만 건: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인용하며, 리먼브러더스의 금리스왑 파생상품 포지션이 약 200만 건에 달해 매수 후보자들조차 리스크를 분석 불가능한 수준으로 여겼을 것이라는 정황을 전달
- 200만 건에 달하는 포지션이 전체적으로 헤지돼 있는지, 강세 쪽인지 약세 쪽인지조차 파악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 반문하며 불투명성의 규모를 체감시킴
- 불투명성과 레버리지의 결합이 만드는 신뢰 붕괴 위험: 이런 불투명성이 과도한 레버리지, 단기자금 의존, 유동성, 의도적 위험 감수와 결합하면서 패닉 시기에는 어떤 금융기관에서도 신뢰 상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을 짚음
- 미래의 월가는 더 작고 덜 위험할 것: 향후 월가가 한동안 더 작고, 레버리지가 낮고, 수익성이 떨어지고, 규제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전하면서도, 동시에 경쟁 강도와 위험도 함께 낮아질 것이라는 자신의 판단을 덧붙임
- 자신의 경력 동안 월가가 수수료 기반 중개: 재고매매 딜러 - 대량거래 블록트레이더 - 자기자본 프롭트레이더 순으로 진화해왔다는 역사를 짚으며, 이 진행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일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
예측 불가능한 촉발 계기와 강세장·약세장 3단계론
- 회복의 계기는 사전에 특정할 수 없음: 결국 누군가 군중 밖으로 걸어 나와 저점을 활용할 것이라며, 부실 포지션 부담이 없는 새 투자은행을 세운 사람일 수도 있고, MBIA와 암박이 손상됐을 때 워런 버핏이 그랬던 것처럼 채권보증사를 세우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예시
- 회복의 원인은 예측할 수 없고, 눈에 보이는 계기가 아예 없을 수도 있으며, 그저 자산이 너무 싸져서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다고 유보
- 2000년 닷컴버블 붕괴의 선례: 2000년 기술주 버블 붕괴가 무엇 때문에 시작됐는지는 지금 돌이켜봐도 아무도 답할 수 없지만, 결국 주가가 너무 높이 올랐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는 자신의 판단을 제시하며, 이 논리가 반대 방향, 즉 바닥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연결
- 강세장의 3단계론: 약 35년간 품어온 개념이라며 강세장의 3단계를 제시 - 소수의 선견자가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믿기 시작하는 1단계, 대다수 투자자가 개선이 실제로 진행 중임을 깨닫는 2단계, 모두가 영원히 좋아질 것이라 확신하는 3단계
- 1단계에서 매수하는 것은 매우 수익성이 높은 반면, 마지막 도취 단계에서 매수하는 것은 대개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대비를 제시
- 약세장의 3단계론과 현재 위치: 강세장의 반대 개념으로 약세장의 3단계를 제시 - 지배적인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신중한 투자자가 상황이 항상 장밋빛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1단계, 대다수가 악화를 인식하는 2단계, 모두가 상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3단계
- 마지막 단계에서는 낙관을 거의 또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하며, 많은 금융기관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이 3단계에 있다고 진단 - 다만 반드시 바닥은 아니고 끊임없는 비관이 이어지는 심각한 시기라는 유보를 덧붙임
- 이 악순환이 어떻게 끊어질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결국 끊어질 것이라 가정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져 앞선 이분법적 판단 논증과 다시 연결됨
- 이번에도 반복되는 패턴 -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믿음: 2년 전에는 과도하게 레버리지된 대차대조표가 금융공학의 기적으로 안전해졌다는, 한 번도 사실이었던 적 없는 명제를 사람들이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처럼, 지금은 필수적인 금융섹터와 그 최대 기관들이 존속 불가능하다는 명제를 똑같이 검증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
- 18개월에서 36개월 전, 전망이 맑고 자산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몰랐을 때는 모두가 기꺼이 매수했으니, 지금처럼 상상하기 힘든 위험이 테이블 위에 오르고 가격에 반영된 시점이야말로 목욕물과 함께 버려지는 아기, 즉 저평가된 우량자산을 찾아 나서기에 적절한 때라는 최종 결론 제시
투자자 관점 시사점
- 이분법적 판단 프레임의 실전 적용: 불확실한 국면에서는 확률을 정확히 계산하겠다는 시도보다 "끝나는가 안 끝나는가"라는 이분법으로 단순화해 행동 가능한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 유용
- 시장가격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지 않기: CDS 등 파생상품 가격이 자기실현적 예언과 조작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급락한 자산을 컨트래리안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
- 불투명한 금융기관 투자 시 실사 한계 인정: 리먼 사례처럼 대형 금융기관의 파생상품 익스포저는 외부에서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전제 하에, 투명성이 낮은 기관에 대한 노출은 보수적으로 접근
- 회복의 계기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가격 수준에 집중: 회복을 촉발할 특정 사건을 맞히려 하기보다, 비관이 극에 달해 가격에 거의 모든 악재가 반영된 자산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 이 메모의 실질적 조언
기억할 발언
-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착각: 갈브레이스가 나눈 예측가 두 부류, 즉 정말로 모르는 사람과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을 인용하며 후자가 훨씬 위험하다는 점을 짚음 (원문: "don't know they don't know")
- 대마불사에서 이해불가까지: 자신의 경력 동안 새로 생긴 대마불사라는 표현이 이번 위기에서는 아예 이해할 수도 해체할 수도 없는 지경으로까지 확장됐다는 점을 지적 (원문: "too big to fail")
- 시장이 항상 옳지는 않다: 하락장에서도 시장의 판단이 옳은지 되묻고, 시장은 멍청이라는 오래된 격언을 인용하며 추세추종보다 컨트래리안 전략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뒷받침 (원문: "The market is an ass")
- 목욕물과 함께 버려지는 아기: 위험이 극단적으로 부풀려져 가격에 반영된 지금이야말로 우량자산이 함께 헐값에 버려지는 시점이라며 저가 매수 기회를 비유적으로 표현 (원문: "thrown out with the bath water")
- 예측할 수 없다면 대비하라: 2001년 옛 메모의 제목을 상기시키며, 사이클이 스스로의 에너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예측 대신 준비가 답이라는 원칙을 재확인 (원문: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