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Is It a Bubble?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AI는 두 종류의 버블 질문을 동시에 안고 있음: 하나는 AI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 행태가 정당한지, 다른 하나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자산에 대해 보이는 태도가 버블인지. 막스는 자신에게 전자를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고 후자에 집중한다.
- 버블은 기술이 아니라 심리의 문제: 신기술이나 신금융상품 자체가 버블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것에 대한 과도한 낙관, 즉 그린스펀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이 버블을 만든다.
- 버블에는 좋은 종류와 나쁜 종류가 있음: 서브프라임 같은 "평균회귀 버블"은 부를 파괴만 하지만, 철도·인터넷 같은 "굴절 버블"은 기술 진보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부를 파괴하는 동시에 미래를 앞당긴다.
- 현재 수치는 AI가 시장 전체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음을 보여줌: S&P500 상승분의 75%, 이익 증가분의 80%, 설비투자 증가분의 90%가 AI 관련이라는 2025년 10월 포춘 보도가 이를 요약한다.
-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크다: 누가 승자가 될지, AI가 실제로 이윤을 낼지, 순환거래는 실체가 있는지, 자산의 내용연수는 얼마인지 -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 단위 베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 부채의 등장이 새로운 위험 요소: 과거 기술혁명은 대부분 지분자본으로 조달됐지만 이번에는 30년 만기 회사채, 특수목적법인(SPV), 벤더 파이낸싱까지 동원되며 손실 발생 시 충격을 증폭시킬 소지가 있다.
- 역사적 유사 사례는 라디오와 항공기 버블: 둘 다 압도적 서사와 불확실성이 겹쳤고 1929년 붕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AI와 닮았지만, AI는 이미 실사용자와 매출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반박도 있다.
- 막스 본인도 이해관계자라는 점을 스스로 공개: 오크트리는 실제로 데이터센터에 투자했고, 모회사 브룩필드는 국부펀드·엔비디아의 지분 참여를 받아 1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펀드를 조성 중이라는 사실을 메모 안에서 직접 밝힌다.
- 막스의 결론은 판정 유보: 지금이 버블인지는 몇 년 뒤에나 알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전부 베팅도 전부 회피도 아닌 선별적이고 신중한 중간 포지션을 권고한다.
버블론의 출발점 - 왜 지금 이 메모인가
메모를 쓰게 된 계기
- 아시아·중동 순회에서 반복된 질문: 막스는 지난달 아시아와 중동 고객들을 만나며 AI 버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거듭 받았고, 그 대화들이 이 메모의 출발점이 됐다.
- 특정 국가나 고객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질문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AI 버블 논쟁이 전 세계 투자자의 공통 관심사임을 보여준다.
- 메모 서두에서 막스는 지금 시대를 "세계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순간"으로 규정한다. 변혁적 기술이 부상하고 있고,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세상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 주장하며, 이를 짓기 위해 기업들이 살아있는 기억 속에 유례없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세 가지 사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 동시에 언론에는 미국 최대 기업들이 곧 터질 버블을 떠받치고 있다는 공포 섞인 보도가 넘쳐난다는 점도 짚는다. 이 대비 - 기술에 대한 열광과 붕괴에 대한 공포가 공존한다는 사실 - 가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이다.
- 본인 스스로 밝히는 한계: 막스는 자신이 주식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투자심리의 바로미터로만 관찰하며, 기술 전문가도 아니고 일반 투자자 이상으로 AI를 아는 것도 아니라고 먼저 밝힌다.
- 이는 뒤에 이어지는 모든 판단이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시장 행태 관찰에서 나온다는 점을 미리 못박는 장치다. 이 캐비엇은 겸손의 표현이자 동시에 방법론 선언이기도 하다 - "나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볼 수 있다"는 구도다.
- 이 구도는 뒤에 나오는 "두 가지 질문의 구분" 논의로 곧바로 이어진다.
버블의 반복되는 진행 경로
- 버블은 타이밍이 아니라 진행 경로가 규칙적: 막스가 주목하는 버블의 규칙성은 언제 터지느냐가 아니라 항상 같은 순서를 밟는다는 점이다.
- 새롭고 혁명적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등장해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고 흥분을 자아낸다 -> 초기 참여자가 거대한 수익을 얻는다 -> 지켜보던 사람들이 부러움과 후회를 느낀다 -> 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FOMO)에 떠밀려 뒤늦게 진입한다 -> 이때 진입자들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지불하는 가격이 합리적 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도 따지지 않는다 -> 결과는 단중기적으로 고통스럽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익을 볼 수도 있다.
- 이 경로에서 핵심은 "가격과 리스크에 대한 무관심"이 진입의 조건이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사는지가 아니라 남들이 사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산다.
- 막스 자신이 여러 차례 겪은 경험칙: 막스는 여러 버블을 직접 겪었고 다른 버블은 책으로 읽었는데, 모두 이 묘사에 부합했다고 말한다. 이는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반세기에 걸친 관찰의 축적에서 나온 패턴 인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 손실의 기억이 다음 버블을 막지 못하는 이유: 과거 버블 붕괴로 입은 손실이 다음 버블 형성을 억제할 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막스는 단언한다.
- 기억은 짧고, 신중함과 타고난 위험회피 성향은 "모두가 아는" 세상을 바꿀 혁명적 기술로 부자가 되는 꿈 앞에서 무력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즉 이성적 경계심보다 감정적 열망이 항상 이긴다는 인간 심리의 항구적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 철도 버블 뉴스레터와의 워딩 일치: 이 메모의 첫 인용구는 데릭 톰슨의 11월 4일 뉴스레터 "AI Could Be the Railroad of the 21st Century"에서 가져온 것으로, 1860년대 철도 붐과 오늘의 AI 붐을 비교한 글이다.
- 그 글의 표현이 오늘의 AI 논쟁에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사실은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고 알려진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라임을 맞춘다"는 문구를 실증한다. 이 인용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뒤에서 반복될 라디오·항공기·철도 사례 비교의 정당성을 미리 세워두는 역할을 한다.
- 이 절이 다음 절로 넘어가는 지점: 진행 경로 자체는 알아도, "지금 이 경로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를 판정하려면 먼저 "무엇을 버블이라 부를 것인가"라는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다음 절로 넘어가는 이유다.
버블을 판정하는 틀 - 두 개의 다른 질문
두 가지 질문의 구분
- 기업 행태의 버블과 투자자 행태의 버블을 구분: 막스는 AI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지출 행태가 정당한지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며, 논의를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AI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로 좁힌다.
- 이 구분이 없으면 "AI가 버블이냐"는 질문 자체가 모호해진다는 것이 그의 출발점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건설이 과도한지는 기업 경영진의 자본배분 판단 영역이고, 그 기업의 주가가 과도한지는 시장 참여자의 심리 영역이다. 이 두 질문에 동일한 답이 나올 필요는 없다.
- 밸류 애널리스트의 본업: 막스가 속한 "밸류" 학파 애널리스트의 핵심 임무는 (a) 기업과 자산의 내재가치 수준과 전망을 연구하고 (b) 그 가치를 근거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 단중기적으로 애널리스트가 마주치는 변화의 대부분은 가격과 내재가치의 관계에서 오고, 그 관계는 본질적으로 투자심리의 산물이다. 즉 밸류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대단한 기술이냐가 아니라, 지금 지불하는 가격이 그 대단함을 이미 얼마나 반영했느냐다.
- 버블은 신기술이 아니라 신기술에 대한 과잉 낙관: 시장 버블은 기술적·금융적 발전 자체가 아니라 그 발전에 대한 과도한 낙관의 적용에서 비롯된다.
- 막스는 이를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하며, 자신의 지난 1월 메모 "On Bubble Watch"에서 이미 다룬 개념임을 밝힌다. 이 반복 인용은 그의 프레임워크가 이번 메모에서 새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일관되게 적용해온 잣대임을 보여준다.
비이성적 과열의 판정 기준
- 신기술의 "새로움"이 상상력의 한계를 없앰: 버블은 통상 새로운 금융 상품(1700년대 초 남해회사, 2005-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이나 기술 진보(1990년대 말 광섬유, 1998-2000년 인터넷)를 중심으로 뭉친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저서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를 인용하며, 역사가 없으면 현재의 경이로움과 미래에 대한 상상에 제동을 걸 장치가 없어져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한다. 갤브레이스는 이를 "금융 기억의 극단적 짧음"이라 불렀고, 시장에서는 과거 경험이 "현재의 놀라운 경이를 이해할 통찰력이 없는 이들의 원시적 도피처"로 치부된다고 썼다.
- 과거가 없는 새로움은 미래를 무한해 보이게 만들고, 그 무한함이 과거 기준을 훌쩍 넘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둔갑한다. 다시 말해 "이건 전례가 없다"는 말 자체가 밸류에이션의 상한선을 지워버리는 심리적 허가증으로 작동한다.
- 비이성의 경계는 결국 판단의 문제: 열광이 어느 지점에서 비이성적 수준에 도달하는지, 언제 낙관적 시장이 버블로 바뀌는지를 규정할 객관적 기준은 없다고 막스는 인정한다.
- 그는 이 경계를 판정하는 데 매달리기보다 눈앞의 행태를 서술하고 거기서 합리적 행동에 대한 함의를 끌어내는 편이 실용적이라고 본다. "버블이다/아니다"라는 이분법적 라벨링에 집착하면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 2000년과 2005-07년의 콜에서 얻은 교훈: 막스가 자신의 최고 콜로 꼽는 두 사례는 2000년 기술·인터넷 주식에 대한 경고, 2005-07년 위험회피 부재와 무모한 딜의 만연에 대한 지적이다.
- 두 경우 모두 인터넷이나 서브프라임 증권 자체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었고, 단지 주변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관찰해 서술했을 뿐이다.
- 그 콜의 가치는 "이것이 버블"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데 있었던 게 아니라 그 행태의 어리석음을 묘사한 데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이 메모 전체의 방법론 선언이기도 하다 - 막스는 지금도 "AI가 버블이다"라고 선언하는 대신, AI를 둘러싼 행태를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데 집중한다.
- 이 지점에서 다음 절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나온다. 버블을 서술하기에 앞서 막스는 버블이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균형추를 먼저 세운다.
버블의 순기능 - 왜 나쁘기만 한 게 아닌가
굴절 버블과 평균회귀 버블
- 호바트·후버가 제시한 버블의 두 유형: 바이런 호바트와 토비아스 후버의 저서 "Boom"은 버블을 "굴절 버블"(좋은 버블)과 "평균회귀 버블"(나쁜 버블, 예: 서브프라임)로 나눈다.
- 평균회귀 버블은 위험 없는 수익에 대한 약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할 뿐 인류 전체의 진보라는 기대가 없다. 남해회사, 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 서브프라임 증권이 그 예다. 주택시장이 혁신될 것이라는 기대가 아니라 신규 매수자를 뒷받침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느낌만 있었다.
- 굴절 버블은 철도·인터넷처럼 기술 진보를 기반으로 하며, 버블이 꺼진 뒤에도 세상은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미래가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 믿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 카를로타 페레즈의 설치기-배포기 이론: 페레즈의 저서 "기술 혁명과 금융자본"은 산업혁명, 철도, 전기, 자동차 모두 유사한 붕괴를 겪었지만 그 붕괴가 유감스러운 게 아니라 필요했다고 본다.
- 투기적 광기가 "설치 단계"를 가능하게 하고, 그 단계의 재무적으로는 무모해 보이는 투자가 이후의 "배포 단계"를 위한 토대를 놓는다는 논리다. 배포 단계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가 바로 버블의 붕괴이고, 배포 단계를 가능케 하는 것은 돈을 잃은 그 투자들이었다.
- 페레즈가 이 책을 쓴 2002년은 닷컴버블 붕괴 직후 세계 경기침체 국면이었다는 점도 문맥상 의미가 있다. 즉 버블의 순기능론은 붕괴의 폐허 속에서 나온 사후적 통찰이지, 붕괴 이전에 미리 낙관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아니었다.
- 막스가 다듬은 명제: 막스는 이를 "평균회귀 버블은 부를 파괴한다"와 "굴절 버블은 기술 진보를 가속하고 더 번영한 미래의 토대를 만들지만 부도 파괴한다"로 재정리한다.
- 핵심은 그 진보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가 파괴되는 투자자 중 하나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즉 굴절 버블이라 해서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 세상은 나아지지만, 그 세상을 만드는 데 쓰인 자본의 대부분은 사라진다.
버블이 인프라 자금을 대는 방식과 그 심리
- 버블이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새로운 기술은 무에서 완성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과거의 실패와 반복된 시도 위에 쌓인다. 호바트·후버는 버블이 이런 대규모 병렬 실험에 필요한 자본을 배치할 기회를 만들어 파괴적 혁신의 속도를 앞당긴다고 설명한다.
- 낙관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고, 투기가 위험한 탐색적 프로젝트에 필요한 거대한 자금을 대준다는 논리다.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열광이나 나쁜 투자로 보이는 것이 실은 사회적·기술적 혁신을 부트스트랩하는 데 필수적이었다는 것.
- 만약 사람들이 인내심 있고 신중하며 분석적이고 가치를 따지는 태도를 유지했다면 신기술은 완성되기까지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렸을 것이라는 게 핵심 통찰이다. 버블의 광기가 그 과정을 극도로 짧은 기간으로 압축시키면서, 일부 자금은 승자에 대한 인생을 바꿀 투자로 남고 나머지 상당액은 그대로 소각된다.
- 이 논리를 뒤집으면, 버블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인터넷·철도 인프라의 상당 부분은 아직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즉 버블의 "낭비"는 사후적으로 보면 사회 전체가 지불한 일종의 가속화 비용이었다는 재해석이다.
- FOMO의 재해석: 소외에 대한 공포(FOMO)는 평판이 나쁘지만, 때로는 건강한 본능일 수 있다는 것이 호바트·후버의 시각이다. 미래를 만드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 다만 막스는 이 논리가 "기술 진보를 원하는 사람들"의 관점이며, 우리는 기술 진보는 바라되 그것을 위해 돈을 태우고 싶지는 않다는 이해관계의 차이를 짚는다. 이 짧은 문장에 그의 입장이 압축돼 있다 - 그는 인류 전체의 후생과 개별 투자자의 손익을 명확히 구분해서 사고한다.
- 벤 톰슨의 결론 -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설렘: 이 논의를 소개한 스트라테처리의 벤 톰슨(앞서 언급한 데릭 톰슨과는 동명이인일 뿐 다른 필자다)은 새로운 기술이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바로 그런 새로운 가능성을 논하는 일 자체에 설렌다고 밝혔다.
- 막스는 이 태도가 마음에 든다고 밝히며, 미래의 모습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낙관을 유지하는 자세가 이번 AI 논쟁 전반을 관통하는 태도라고 본다. 이는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참여한다"는, 뒤에서 반복될 막스 본인의 최종 결론과도 맞닿아 있는 태도다.
- 이 절에서 다음 절로의 연결: 버블의 순기능을 이해했다면, 이제 관건은 지금의 AI 열광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 즉 현재의 데이터를 살펴보는 일이다.
현재 AI 지형 - 우리가 아는 것
경제와 시장의 AI 종속
- AI가 세상을 바꿀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음: 막스는 AI가 역대 최대 기술 발전 중 하나로 일상과 세계 경제를 재편할 잠재력이 있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 이 문장은 뒤에 이어지는 회의적 논의의 전제를 미리 세운다: 그가 의문을 제기하는 대상은 "AI가 대단한가"가 아니라 "지금 지불하는 가격이 그 대단함에 걸맞은가"다.
- 경제와 시장이 AI에 급속히 종속되고 있다는 세 가지 수치: AI가 기업 전체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AI 관련 설비투자가 미국 GDP 성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S&P500 상승분의 대부분이 AI 관련 주식에서 나왔다.
- 2025년 10월 7일 포춘 헤드라인: S&P500 상승분의 75%, 이익의 80%, 설비투자의 90%가 AI 관련이며 모건스탠리 수석 애널리스트가 "매우 우려"한다고 인용했다. 이 세 숫자는 각각 시장가격, 기업이익, 실물투자라는 서로 다른 층위에서 AI 의존도가 압도적임을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 어느 한 층위만의 왜곡이 아니라 경제 전체가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는 신호다.
- AI 관련 주식만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온기를 받았다: AI 관련 종목이 전체 시장 상승분의 불균형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AI가 시장에 불어넣은 흥분은 비AI 종목의 상승에도 상당히 기여했을 것이라고 막스는 지적한다.
- 이는 AI 버블이 실제로 꺼질 경우 그 충격이 AI 관련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의 심리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함의를 갖는다. 즉 위험의 전이 경로가 개별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위험선호 수준이라는 뜻이다.
엔비디아라는 상징과 그 파급
- 엔비디아의 상승률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근거: 1993년 설립, 1999년 상장 당시 추정 시가총액 6억2,600만달러였던 엔비디아는 이후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달성했다.
- 이는 약 8,000배, 26년 이상에 걸쳐 연 40% 안팎의 상승률이다. 이런 수치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막스의 평가다. 26년이라는 시간축을 강조한 이유는, 이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극히 드문 장기 복리의 결과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 그럼에도 이 극단치가 지금 투자자들이 새로운 AI 스타트업들에 기대하는 기준선처럼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 AI 관련 자본지출의 규모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위 수치들은 AI가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GDP 성장과 증시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변수가 됐음을 보여준다.
- 이는 다음 절에서 다룰 "누가 이 투자를 회수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배경이 된다. 엔비디아 한 종목의 사례가 예외적 성공이라면, 지금 자금이 몰리는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같은 궤적을 그릴 확률은 통계적으로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음 절의 출발점이다.
불확실성의 영역들 - 승자와 수익성
승자와 밸류에이션의 불확실성
- 버핏의 자동차 비유 - 세상을 바꾼 기술이 투자자에게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 워런 버핏은 1999년 자동차가 20세기 전반부 가장 중요한 발명이었지만 한때 2,000개에 달했던 자동차 회사 중 살아남은 것은 단 세 곳뿐이었다고 지적했다.
- 자동차는 미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만 투자자에게는 정반대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 이 비유가 성립하는 지점은 "산업의 중요성"과 "개별 기업 투자자의 수익률"이 별개라는 사실이고, 비유가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 지점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수백 개 신생사 간의 경쟁이었던 반면 AI 인프라 산업은 이미 소수의 초대형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는 차이다. 그럼에도 오늘의 리더가 신생 주자에 자리를 내줄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 없다는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 로또식 사고 - Etched 사례의 기대값 계산: 대학 중퇴자들이 세운 스타트업 Etched는 2024년 6월 벤처캐피털의 주도로 1억2,00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창업자는 트랜스포머 구조가 사라지면 회사가 죽지만 살아남으면 역대 최대 기업이 될 것이라 말했다.
- 엔비디아 최고점의 5분의 1인 1조달러 가치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100% 지분 취득 기준 성공 확률이 0.1%만 되어도 투자원금의 8배 이상 기대수익이 나온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막스는 이를 "로또 티켓 사고"라 부르며, 거대한 대박의 꿈이 실패 확률이 압도적인 벤처 참여를 정당화하다 못해 강제한다고 지적한다.
- 벤처캐피털이 매일 이런 기대값 계산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조 단위 페이오프를 상상하는 순간 그 어떤 계산도 합리성을 압도해버린다는 유보 조건을 그는 덧붙인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개별 딜 하나하나는 통계적으로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그런 딜이 수백 개 동시에 쌓이면 시장 전체의 자본 배분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과 순환거래
- AI가 누구에게 이윤을 안겨줄지 불확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현재 AI 서비스는 질의응답 하나하나가 손실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리딩 기업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년간 손실을 감수할지, 아니면 몇몇 과점 기업이 요금을 매길지, 혹은 다수 기업이 가격 경쟁을 벌이는 상품화가 될지 알 수 없다.
- AI를 도입하는 비AI 기업들도 비용 절감이 이윤율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가격 경쟁으로 소진되어 절감분이 고객에게 넘어갈지 불확실하다. AI가 효율성은 높이되 수익성은 높이지 못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 막스가 던지는 핵심 질문이다.
- 순환거래 의혹과 OpenAI의 1.4조달러 약정: 1990년대 말 광섬유 붐 때처럼 기업들이 서로 사고파는 거래를 통해 실체 없는 이익을 만들어냈던 전례가 있다.
- 뉴욕타임스(1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칩 제조사·클라우드 업체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받으면서 동시에 같은 업체들에 컴퓨팅 파워 대금으로 수십억달러를 돌려보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엔비디아도 OpenAI에 1,00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는데, OpenAI는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사거나 리스하는 형태로 회수한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 내년 매출의 15%가 이런 "순환거래"에서 나올 것으로 추산했다.
- OpenAI는 아직 이익을 낸 적이 없으면서도 업계 거래상대방들에게 총 1.4조달러의 투자 약정을 걸어놓은 상태다. 회사는 이 투자가 같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는 매출로 충당될 것이며 약정을 철회할 방법도 있다고 밝히지만, 막스는 이것이 일종의 영구기관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 1조달러라는 숫자에 대한 감이 없다는 점도 지적한다. 100만달러는 초당 1달러씩 11.6일, 10억달러는 31.7년이지만 1조달러는 3만1,700년에 해당한다는 비유로, 사람들이 이 규모를 체감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을 한다는 우려다. 이 비유가 시사하는 바는, 조 단위 숫자는 인간의 직관이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벗어났기 때문에 오히려 검증 없이 통과되기 쉽다는 것이다.
자산 수명과 경쟁 구도의 유동성
- 자산 내용연수와 기술적 진부화 문제: AI 칩의 수명이 얼마나 될지, 관련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몇 년치 이익 성장을 반영해야 할지, 칩을 사는 데 쓴 부채를 상환할 만큼 오래 자산이 유지될지가 불확실하다.
- 인공일반지능(AGI)이 달성될지, 그것이 진보의 종착점일지 아니면 더 많은 혁명이 이어질지, 기업들이 기술이 안정되는 지점에 도달해 경제적 가치를 뽑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기술이 계속 기존 기술을 대체할 위협을 가할지 - 이런 질문들 모두가 자산의 수명과 직결된다.
- MIT와 허깅페이스 연구에 따르면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 다운로드 비중이 최근 1년 사이 17%로 올라 구글·메타·OpenAI 등 미국 개발자들의 15.8%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같은 시기 구글의 약진 우려로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150억달러 증발하기도 했다. 경쟁 구도가 이렇게 유동적이라는 사실은 오늘의 리더가 계속 이길 것이라는 가정에 의문을 던진다.
- 투기적 행태의 극단 사례들 - 10억달러대 시드라운드: 전 OpenAI 임원 미라 무라티가 이끄는 Thinking Machines는 제품도 없고 무엇을 만드는지도 밝히지 않은 채 100억달러 밸류에이션에 20억달러를 조달했고(사상 최대 시드라운드), 두 달 뒤에는 500억달러 밸류에이션 논의가 보도됐다.
- 전 OpenAI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세운 Safe Superintelligence(SSI)도 공개된 제품이나 서비스 없이 320억달러 밸류에이션에 2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런 사례들은 실체보다 서사가 자금을 끌어들이는 국면을 보여준다.
- AI 산업의 종착점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있다: 많은 기업이 지출을 인공일반지능 달성이라는 목표로 정당화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아는 곳은 없다. 버지니아대 경제학자 안톤 코리네크는 이를 "AGI냐, 아니면 파산이냐에 거는 베팅"이라 표현했고, 샘 올트먼은 일단 일반지능 시스템을 만들고 그다음 그것으로 투자수익을 낼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 막스는 이 산업이 마치 비행 중인 비행기를 조립하는 것과 같아서, 다 지어진 뒤에야 무엇을 할 수 있고 누가 그 대가를 지불할지 알게 되는 구조라고 짚는다. 인간의 두뇌와 동등하거나 그를 넘어서는 기술의 가치는 분명 막대할 것이지만, 동시에 계산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부채 사용에 대한 경고
자금 격차와 30년 채권
- 지금까지의 AI 투자는 대부분 영업현금흐름에서 나온 지분자본이었다는 배경: 하지만 이제 기업들이 부채 조달이 필요한 규모의 금액을 약정하고 있고, 일부 기업의 경우 투자와 레버리지 수준이 공격적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막스가 이 절을 여는 문제의식이다.
- JPMorgan의 5조달러 추산과 자금 격차: 파이낸셜타임스 언헤지드(11월 13일)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비용을 JPMorgan이 대략 5조달러로 추산했다고 전하며, 내년 한 해에만 약 5,000억달러 지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최대 지출 기업들이 3분기 말 기준 보유한 현금은 합쳐서 약 3,50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현금만으로는 이 규모의 투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고, 이것이 부채 조달이 등장하는 배경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AI 외 사업에서도 건실한 현금흐름을 내고 있고, 막대한 지출의 목적 중 하나는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도 짚는다.
- 30년 만기 채권 발행의 함의: 오라클, 메타, 알파벳은 AI 투자 재원으로 30년물 채권을 발행했고 후자 두 곳의 수익률은 동일 만기 미국 국채보다 100베이시스포인트 이하만 높다.
- 막스는 30년에 걸친 기술적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사실상 무위험 채권과 별 차이 없는 수익률을 받아들이는 것이 신중한 선택인지, 그리고 그 돈으로 지은 칩과 데이터센터가 30년 채무를 갚을 만큼 오래 생산성을 유지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앞서 짚었던 "AI 칩의 수명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여기서 만기 30년이라는 구체적 부채 부담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건전한 부채와 불건전한 부채
- 길 루리아의 건전한 부채와 불건전한 부채 구분: D.A. 데이비드슨의 기술리서치 헤드 길 루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처럼 이미 고객 기반과 현금흐름을 갖춘 기업이 대차대조표상 현금으로 투자하는 것은 건전한 행태로 본다.
- 반대로 아직 고객도 손익 가시성도 없는 스타트업이 다른 스타트업의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은 불건전한 행태라고 구분한다. 그는 부채는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나 담보 자산이 있을 때 쓰는 것이고, 지분은 성장은 원하지만 현금흐름이 불확실할 때 쓰는 것이라며, 이 둘을 혼동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 그가 꼽는 우려 요인은 수요를 가늠하기 어려운 투기적 자산, 장기적 결과에 노출되지 않는 대출 담당자의 인센티브 구조,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가능성, 차세대 칩 등장으로 기존 칩이 조기에 진부화될 위험, 임대료 인하로 점유율을 다투는 경쟁자들의 존재다. 다섯 가지 모두가 개별적으로는 사소해 보여도, 동시에 겹칠 경우 대출 회수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조합이다.
- 민스키 모멘트와 SPV 구조의 위험: 투자자 폴 케드로스키가 말하는 "민스키 모멘트"는 신용 팽창이 좋은 프로젝트를 소진하고 나쁜 프로젝트를 쫓기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AI 인프라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매출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대출자가 조건을 완화하는 신호로 이미 나타나고 있을 수 있다고 아짐 아자르의 뉴스레터가 전한다.
- 오늘의 자금조달 방식이 향후 거래의 "템플릿"이 되어 정크 발행과 특수목적법인(SPV)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도 인용된다. SPV는 엔론 사태의 핵심 요소였던 구조로, 모기업이 지분 과반을 갖지 않으면 재무제표에 연결되지 않고, 그 부채도 모기업의 직접 채무나 보증 대상이 아니게 된다. 데이터센터 임대료를 담보로 하지만 그 임대인이 지분 파트너인 경우 실질적 채무 관계가 모호해진다.
- 사모펀드와 사모신용펀드가 이런 SPV의 파트너와 대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막스는 짚는다. 이는 규제 밖에서 위험이 축적될 여지를 키운다는 함의를 갖는다.
- JPMorgan 애널리스트가 짚은 잔존가치 리스크: JPMorgan에서 CMBS 리서치를 이끄는 애널리스트 총신(Chong Sin)은 투자등급 ABS·CMBS 투자자들과의 대화에서, 채권 만기 시 데이터센터의 잔존가치 리스크를 떠안을 의향이 있는지가 자주 제기되는 우려라고 전했다.
- 막스는 잠재적 대주들이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표하며, 부채는 그 자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며 관건은 대출 규율이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대주가 스스로 회의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규율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다소 안도할 만한 신호로 읽힌다.
부채의 원칙과 오크트리의 실제 포지션
- 부채에 관해 확실히 아는 세 가지, 그리고 하나의 구분선: 막스는 AI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부채에 대해서는 안다며, 부채는 손실이 날 경우 손실을 확대하고(수익이 날 경우 수익을 확대하는 것과 마찬가지),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경우 벤처가 실패할 확률을 높이며, 지분층이 아래에 있어도 그 어려운 국면이 충분히 나쁘면 대주의 자본까지 위험에 빠뜨린다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 여기에 그는 결과가 "불확실한" 벤처에 부채를 대는 것은 괜찮지만, 결과가 순전히 "추측"에 불과한 벤처에 부채를 대는 것은 곤란하다는 구분선을 덧붙이며, 이 차이를 구별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고 그것을 올바르게 구분해내는 것이 대주의 책무라고 말한다. "불확실"과 "추측"이라는 두 단어의 미묘한 차이가 이 절 전체의 핵심 잣대다 -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 존재하면 불확실이고, 매출 자체가 전무한 상태에서 미래 서사에만 기대면 추측이다.
-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경우, 일부 자산은 채산성을 잃고 소유주는 파산할 수 있으며 이후 새로운 세대의 소유주가 대출기관이 압류한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업계가 안정된 뒤 수익을 낼 수도 있다는 "창조적 파괴"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이는 앞서 나온 페레즈의 설치기-배포기 이론이 부채 국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 오크트리·브룩필드 자신의 데이터센터 포지셔닝 공개: 막스는 오크트리가 이미 데이터센터에 몇 건 투자했고, 모회사 브룩필드는 국부펀드와 엔비디아의 지분 참여를 받아 1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펀드를 조성 중이라고 스스로 공개한다.
- 브룩필드는 자기자본을 우선 투입하고 여기에 "프루던트"한 부채만 얹으며, 상대적으로 데이터센터가 포화되지 않은 지역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막스는 두 회사 모두 스스로 신중하다고 판단한 결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덧붙이며, 이는 이 글이 순수한 방관자적 논평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걸린 당사자의 관점도 섞여 있음을 시사한다.
- 밥 올리어리의 지분 대 부채 논리: 오크트리 공동CEO 밥 올리어리는 승자독식 경쟁에서 올바른 방식은 지분이지 부채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분 투자자는 승자 후보군을 충분히 분산해두면 승자에게서 나오는 거대한 이익이 패자들에게서 발생한 자본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벤처캐피털의 공식이 통한다.
- 반대로 분산된 부채 포트폴리오는 승자에게서도 쿠폰(이자)만 받을 뿐이고, 이는 패자들의 부채 손상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승자군을 아예 특정할 수 없다면 지분이든 부채든 결국 제로가 된다는 유보도 덧붙인다. 검색 시장의 라이코스, 소셜미디어의 마이스페이스처럼 초기 리더가 후발주자(구글, 페이스북)에 완패한 전례가 바로 이 경우다. 이 사례는 지분·부채 구분보다 더 근본적인 위험, 즉 승자 자체를 특정하지 못할 위험이 항상 그 위에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 - AI의 고유성과 역사적 유사 사례
AI가 과거 기술혁명과 다른 점
- AI가 과거 기술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세 가지 특징: 막스는 AI가 인간의 인지 능력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구"가 아니라 "대체물"에 가깝다고 본다. 병 밖으로 풀려난 지니가 다시 병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는 비유다.
- 이 특징이 뜻하는 바는, 과거의 자동차나 철도가 인간의 이동 능력을 확장한 것과 달리 AI는 인간이 지금까지 독점해온 사고 능력 그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른 종류의 변화라는 것이다.
- 진행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도 다른 특징이다: 코딩은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되는데, 여러 선진 소프트웨어 팀에서 개발자가 더 이상 코드를 직접 짜지 않고 원하는 것을 입력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한다.
- 1년 전만 해도 없던 수준의 코딩 실력을 AI가 갖췄고, 이 영역에서는 인간 대체가 일어날지 말지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막스가 전한 조언자의 평가다. 디지털 광고에서도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사용자 이력을 바탕으로 광고 매칭을 수행한다.
- 두 사례 모두 "카나리아": 즉 앞으로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벌어질 일의 조기 경보 신호로 제시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코딩이나 광고 매칭에서 일어난 일이 법률, 회계, 분석 등 다른 화이트칼라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 AI 수요의 성장 속도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개선 속도와 규모가 워낙 커서 오늘의 채택 양상이 내일의 채택과 무관할 수 있다는 것. 1-2년 뒤 AI 성능이 지금의 10배, 100배가 될 수 있다면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필요한지, 심지어 성공한 기업조차 컴퓨팅 용량을 얼마나 계약해야 할지 알 방법이 없다.
- 이 세 가지 차이: 대체물로서의 성격, 진행 속도, 수요 예측 불가능성 - 는 앞서 나온 자산 내용연수 불확실성과도 직결된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시점의 계획이 완공 시점의 실제 수요와 얼마나 어긋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라디오·항공기·철도라는 거울
- 라디오와 항공기 버블 - 가장 가까운 역사적 유사 사례: 와이어드지에 따르면 1919년 RCA가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을 때 그것이 강력한 정보기술이라는 점은 명백했지만 어떤 사업모델로 이어질지는 불명확했다.
- 메릴랜드대 연구자들은 백화점 판촉용인지, 일요 설교 방송용 공공서비스인지, 광고 기반 엔터테인먼트 매체인지 모든 가능성이 서사로만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지금 AI가 검색을 대체할지, 비서 역할을 할지,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만들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과 정확히 대응한다.
- 결과적으로 라디오는 1929년 정점을 찍은 뒤 가치의 97%를 잃었고, RCA는 당시 "시대의 엔비디아"로 불렸다. 97%라는 낙폭은 사업모델의 불확실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시장이 얼마나 큰 프리미엄을 미리 지불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 1927년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단독 무착륙 횡단비행은 오늘날의 챗GPT 출시급 "코디네이팅 이벤트"가 되어 항공산업에 자금이 쏟아지게 했다: 연구자들은 전문 투자자들이 항공기의 중요성은 제대로 짚었지만 "필연성의 서사"가 신중론을 압도했고, 기술적 불확실성이 위험이 아니라 기회로 포장됐다고 설명한다.
- 결과적으로 항공주는 1929년 5월 정점 대비 1932년 5월까지 96% 하락했다.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이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은 옳았지만, 그 판단이 얼마나 빨리, 어떤 형태로 수익화될지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공통된 패턴이다.
- 라디오와 항공기 모두 강력한 서사와 높은 불확실성이 겹쳤고 당대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열려 있었으며, 1929년 붕괴는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다만 대공황의 원인은 이 버블 붕괴만이 아니라는 단서가 붙는다. 이 유보는 막스가 인과관계를 과장하지 않으려는 신중함을 보여준다 - 버블 붕괴와 대공황을 단순 등치하지 않고, 여러 원인 중 하나로만 위치시킨다.
- 철도·전기·광대역 붐과의 공통점: 데릭 톰슨은 철도, 전기, 1990년대 말 광대역 구축이 모두 버블이었고 동시에 미국을 변화시켰다고 짚으며, 자신은 경기침체를 바라지 않지만 지금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유입되는 부채 규모를 볼 때 AI가 사상 처음으로 과잉건설과 조정 없이 지나가는 혁신 기술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다.
- 이 전망이 시사하는 바는, "이번엔 부채가 있으니 다르다"는 논리가 사실은 정반대 방향: 부채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도 과거와 같은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버블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 회의론자들이 꼽는 유사점: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라는 서사, 과열된 투기적 행태, FOMO의 작동, 의심스러운 순환거래, SPV의 활용, 10억달러대 시드라운드 - 앞선 절들에서 다룬 요소들이 그대로 인터넷 버블의 패턴과 겹친다.
- 지지자들이 드는 반박 근거: 이미 존재하고 강한 수요를 받는 제품, 당시 인터넷 버블 정점의 사용자 수를 훨씬 웃도는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 매출·이익·현금흐름을 갖춘 확고한 주요 기업들, 하루 만에 두 배로 뛰던 IPO 광풍의 부재, 확립된 기업들의 합리적 PER.
- 예로 AI 코딩 분야의 두 리더 중 하나인 앤트로픽은 최근 2년 연속 매출이 10배씩 증가(2년에 100배)했다고 알려졌고, 올해 출시한 Claude Code의 매출은 이미 연환산 1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다른 리더 커서(Cursor)는 2023년 매출 100만달러에서 2024년 1억달러로 늘었고 올해 10억달러 도달이 예상된다. 이 수치들이 시사하는 바는, 적어도 응용 계층 일부에서는 서사가 아니라 실제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 골드만삭스 자료(데릭 톰슨 경유)에 따르면 1998-2000년 인터넷 버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시스코·오라클의 PER은 오늘날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OpenAI는 이익이 없어 제외)의 PER보다 훨씬 높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6년 전 자신의 PER 대비 사실상 반값에 거래되고 있으며, 1969-72년 니프티피프티 버블 당시 선도 기업들의 PER은 이보다도 더 높았다.
- PER 비교가 시사하는 바는, 밸류에이션 지표만 놓고 보면 오늘의 대형 AI 기업들이 과거 버블 정점의 대형주보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대형 확립 기업에 한정된 비교이며, 앞서 다룬 Etched나 Thinking Machines처럼 매출이 없는 신생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까지 정당화하는 근거는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결론 - 비이성적인가 아닌가
올트먼의 자기 진단과 막스의 바텀라인
- 올트먼의 자기 진단: 샘 올트먼은 버블이 발생할 때는 똑똑한 사람들이 하나의 진실의 알맹이에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이라며, 투자자 전체가 AI에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인지 물으면 "그렇다"고, AI가 오랜만에 벌어진 가장 중요한 일인지 물으면 그것도 "그렇다"고 답했다.
- 막스는 이 발언이 지금 벌어지는 상황의 본질을 잘 포착한다고 평가한다. AI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당사자 본인이 과잉흥분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막스가 외부 관찰자로서 내리는 판단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작용한다.
- 막스의 바텀라인 1 - 변혁적 기술과 버블의 일반 법칙: 변혁적 기술은 일관되게 과도한 열광과 투자를 낳아 필요 이상의 인프라와 지나치게 높은 자산가격을 만들어왔고, 그 과잉이 오히려 기술 채택을 앞당겨왔다. 이 과잉을 부르는 흔한 이름이 "버블"이다.
- AI는 역대 가장 위대한 변혁적 기술 중 하나가 될 잠재력이 있으며, 현재 대단한 열광의 대상이다. 이 열광이 역사적 패턴에 부합하는 버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는 앞서 다룬 라디오·항공기·철도 사례가 예외 없이 버블로 귀결됐다는 사실에 근거한 확률적 추론이다.
- 막스의 바텀라인 2 - 손실의 근원과 승자예측의 어려움: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버블은 통상 그것을 부풀린 사람들에게 손실로 귀결된다.
- 손실의 근원은 기술의 새로움이 그 영향의 범위와 시점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이것이 열광 속에서 기업을 지나치게 후하게 평가하게 만들고, 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누가 승자가 될지 알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앞서 다룬 승자예측 불확실성(자동차 2,000개사 중 3개사 생존 사례)과 직접 연결된다.
- 막스의 바텀라인 3 - 부채 증폭과 최종 권고: 신기술의 잠재적 혜택에 완전히 참여하면서 동시에 열광과 투자행태가 과도했을 경우의 손실을 전혀 지지 않을 방법은 없다.
- 과거 기술혁명에서는 불확실성 때문에 대체로 배제됐던 부채가 이번에는 동원되고 있고, 이는 위의 모든 위험을 증폭시킬 잠재력을 갖는다. 이 문장은 앞서 다룬 부채 관련 절 전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역할을 한다.
- 누구도 지금이 버블인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으므로, 몰빵 투자는 파멸적 위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완전 회피는 위대한 기술적 진보를 놓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선별성과 신중함을 갖춘 중간 포지션이 최선의 접근으로 보인다.
이번엔 다르다는 함정과 시간의 판정
- "이번엔 다르다"는 네 단어의 함정: 존 템플턴 경은 1987년 막스에게 이 네 단어가 모든 버블마다 등장한다고 알려주면서도, 20%의 경우는 실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 다만 "다르다"는 믿음에 기반한 행동 자체가 결과를 "다르지 않게" 만든다는 역설도 함께 존재한다. 즉 "이번엔 다르다"는 믿음이 과도한 레버리지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그 과도함이 결국 이번에도 다르지 않은 결말(버블 붕괴)을 만들어낸다는 자기실현적 순환 구조다.
- 막스는 경제학자 스튜어트 체이스가 믿음에 대해 한 말이 AI(그리고 금과 암호화폐)에도 적용된다고 인용한다: 믿는 사람에게는 증명이 필요 없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AI 버블 논쟁이 데이터와 논리만으로 결코 합의에 이르지 못할 이유를 설명한다 - 양측 모두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할 근거를 이미 충분히 갖고 있다.
- 결국 판정은 시간의 몫: 막스는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마법의 언어에도 경계를 표한다. 부동산 펀드 판매자들이 "오피스빌딩은 한물갔지만 데이터센터는 미래"라고 말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데이터센터도 공급과잉이나 임대료 하락에 노출될 수 있다.
- AI에 대한 지적인 투자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냉철한 통찰과 능숙한 실행을 요구한다는 것이 그의 마무리다. 이 문장은 메모 전체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 AI라는 라벨 자체가 투자 판단을 대신해줄 수 없다는 것.
후기 - AI와 일자리의 문제
생산성과 고용의 역설
- 투자와 무관한 개인적 우려: 막스는 이 후기가 금융시장이나 AI 버블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밝히면서도, AI가 일자리와 삶의 목적에 미칠 사회적 영향을 다룬다.
- 11월 18일 바클리스 리서치노트는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AI에 대한 증시의 열광이 아직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는데, 막스는 AI의 핵심 효과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일자리 축소라고 보기 때문에 이를 역설적이라 느낀다. 즉 월러의 발언은 "AI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로 읽히지만, 막스에게는 그것이 애초에 AI가 하기로 되어 있던 일 - 일자리를 줄이는 일 - 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 생산성 향상이 고용에 미치는 역설: 뱅가드의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데이비스는 전체 직종의 5분의 4에서 AI가 혁신과 자동화가 혼합된 영향을 미치며 사람들이 현재 업무에 쓰는 시간의 약 43%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 GDP 변화는 근로시간 변화 곱하기 생산성 변화로 볼 수 있는데, AI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같은 산출물을 만드는 데 더 적은 근로시간, 즉 더 적은 근로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산성 향상 덕에 같은 노동력으로 훨씬 많은 재화를 만들 수 있다 해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그 재화를 살 여력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문도 제기한다. 이 두 갈래 논리 - 근로시간 감소와 구매력 감소 - 는 서로 다른 경로지만 결국 같은 결론, 즉 광범위한 실업 우려로 수렴한다.
- 낙관론자의 반론과 막스의 회의: 낙관론자들은 과거 기술혁신 이후에도 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주장하지만, 막스는 그 희망이 AI에도 통할지 확신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새 일자리가 정확히 어디서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답한다.
- 과거 한 대선후보가 오프쇼어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노트북을 나눠주겠다고 공약했던 사례를 들어, 그런 식의 피상적 대안이 실질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는다. 막스는 자신이 미래학자도 금융 낙관주의자도 아니라고 자평하며, 이 우려가 자신의 성향에서 비롯된 편향일 가능성도 열어둔다. 이는 자신의 1978년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전환 결정을 예로 들며, 스스로가 원래도 낙관 쪽보다는 보수적 판단을 선호하는 성향임을 밝히는 자기 인식이다.
대체될 직업과 사회적 파장
- 대체될 직종의 구체적 사례: 진입장벽이 낮은 직군, 판단 없이 서류를 처리하는 직종, 판례를 뒤지는 초급 변호사, 스프레드시트와 발표자료를 만드는 초급 애널리스트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다.
- AI가 평균적인 의사보다 MRI를 잘 읽는다는 이야기도 언급하며, 미국 최대 직군 중 하나인 운전 관련 일자리(택시·리무진·버스·트럭)가 무인차량 등장으로 위협받을 것이라 우려한다.
- 주니어 인력 제거가 부르는 베테랑 공백: 초급 변호사, 애널리스트, 의사 등 주니어 인력을 대거 줄이면, 수십 년 경력을 통해 판단력과 패턴 인식을 축적한 경험 많은 베테랑을 향후 어디서 구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이는 단기적 비용 절감이 장기적으로 조직의 판단 역량 자체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다른 논평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지적이다.
- 보편기본소득의 재정적·심리적 한계: 정부의 대응책으로 예상되는 보편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막스는 회의적이다. 일자리 상실이 소득세 감소와 복지지출 증가를 동반해 재정적자를 더 키울 것이고, 줄어드는 근로 인구가 그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을 우려한다.
- 더 근본적으로는 직업이 단순한 급여 이상으로 아침에 일어날 이유, 하루의 구조,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 극복함으로써 만족을 주는 도전을 제공한다는 점을 짚으며, 이런 것들이 어떻게 대체될지 묻는다. 광업·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오피오이드 중독·기대수명 단축의 상관관계를 유사한 우려의 근거로 든다.
- 소수 억만장자발 정치적 양극화 우려: 해안 대도시에 거주하는 소수의 고학력 억만장자들이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없앤 기술을 만든 장본인으로 비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사회적·정치적 분열이 발생하고 포퓰리즘 선동이 자라기 좋은 토양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 막스는 평생 놀라운 기술 발전을 지켜봤지만 자신이 자랐던 더 단순했던 세상이 그립다고 고백하며, 이런 걱정을 늘어놓는 데서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낙관론자들에게 자신의 이 우려가 왜 틀렸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며 후기를 맺는다.
- 살아남을 직업과 인구구조의 우연한 상쇄 요인: 배관공·전기공·마사지사처럼 물리적 작업이 필요한 직종, 그리고 손으로 직접 돌보는 간호사가 의사보다 더 벌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상위권 예술가·운동선수·의사·변호사·투자자를 구분짓는 것은 "재능" 또는 "통찰"인데, AI가 이를 복제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유보를 남긴다.
- 조 데이비스는 2025년이 역대 가장 많은 미국인이 65세가 되는 해이고, 2035년까지 약 1,600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은퇴할 것이라는 점을 짚는다. AI가 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상쇄해줄 수 있다는 낙관적 해석도 함께 제시되며, 막스는 이 관측을 자신의 비관적 논조 끝에 하나의 반례로 남겨둔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버블이냐 아니냐" 딱지 붙이기에 집착하지 말 것: 막스 자신의 최고 콜들도 버블 판정이 아니라 행태 관찰에서 나왔다. 지금도 판정을 내리려 애쓰기보다 눈앞의 순환거래, 부채 구조, 밸류에이션 논리를 개별적으로 점검하는 편이 실행 가능한 접근이다.
- 부채와 지분을 구분해서 노출을 설계할 것: 밥 올리어리의 논리대로, 승자독식 산업에서는 분산된 지분 포트폴리오가 승자의 대박으로 패자의 손실을 상쇄할 수 있지만, 분산된 부채 포트폴리오는 승자에게서도 쿠폰만 받으므로 패자의 손상을 메우지 못한다. AI 관련 노출을 짤 때 이 비대칭을 먼저 따져야 한다.
- 부채 구조의 질을 개별적으로 심사할 것: 자본구조에서 부채 비중, 담보로 잡힌 자산·현금흐름의 질, 차주의 대체 유동성 확보 경로, 대주가 확보한 안전마진의 적정성, 그리고 결과가 "불확실"한 것인지 아니면 순전한 "추측"에 불과한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 - 이 다섯 가지가 SPV나 벤더 파이낸싱이 낀 AI 인프라 딜을 평가하는 실질적 체크리스트가 된다.
- 오크트리·브룩필드 방식을 참고 벤치마크로 삼을 것: 자기자본을 우선 투입하고 프루던트한 부채만 부가하며 상대적으로 포화되지 않은 지역과 전력 인프라에 집중한다는 원칙은, 외부 투자자가 AI 인프라 딜의 자본구조 건전성을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실제 사례다.
- 밸류에이션 지표만으로 안심하지 말 것: 대형 확립 기업들의 PER이 과거 버블 정점보다 낮다는 사실은 안도할 근거가 되지만, 이는 앤트로픽·커서 같은 매출 성장 기업이나 대형 플랫폼 기업에 한정된 비교다. Etched나 Thinking Machines처럼 매출이 없는 신생기업의 밸류에이션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 전부 베팅도 전부 회피도 피할 것: 막스의 최종 권고는 몰빵이 아니라 선별성과 신중함을 갖춘 중간 포지션이다. AI의 잠재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열광이 과도했을 경우의 파멸적 손실 가능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억할 발언
-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진단 기준: 막스는 버블을 규정하는 가장 유용한 한마디로 앨런 그린스펀의 표현을 다시 꺼내며, 지금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광이 존재한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것이 비이성적 수준인지는 몇 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본다 (원문: "irrational exuberance").
-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을 맞춘다는 경구: 마크 트웨인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표현은 철도 버블을 다룬 글이 오늘의 AI 논쟁에 단어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인용된다 (원문: "history rhymes").
- 버핏이 짚은 자동차 산업의 교훈: 자동차가 초래한 변화를 미리 내다봤다면 누구나 이 산업에 뛰어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했겠지만, 2,000개 회사 중 단 세 곳만 살아남았다는 사례로 기술의 위대함과 투자자의 성공이 별개임을 보여준다 (원문: "This is the place I must be").
- AGI 아니면 파산이라는 업계의 이분법: 버지니아대 경제학자 안톤 코리네크는 실리콘밸리의 막대한 지출이 인공일반지능 달성이라는 결과로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이는 업계 전체가 하나의 결과에 사실상 모든 것을 건 상태임을 드러낸다 (원문: "It's a bet on A.G.I. or bust").
- 올트먼이 인정한 투자자 집단의 과잉흥분: 샘 올트먼은 버블이 발생할 때 똑똑한 사람들조차 하나의 진실된 알맹이에 과도하게 흥분한다고 진단하면서, 지금 투자자 전체가 AI에 그런 상태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원문: "smart people get overexcited about a kernel of truth").
- 벤 톰슨이 인정한 미지의 미래에 대한 설렘: 스트라테처리의 벤 톰슨(데릭 톰슨과는 동명이인)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논하는 일 자체에서 오는 설렘을 굳이 감추지 않았고, 이는 굴절 버블을 지지하는 이들의 심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원문: "the prospect for which I don't know").
- 비행 중인 비행기를 조립한다는 비유: 막스는 AI 산업이 완성되고 나서야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구조라며, 다 짓고 나서야 성능과 지불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을 항공기를 날면서 조립하는 이미지로 표현했다 (원문: "building an airplane while it's in f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