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Liquidity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유동성의 진짜 질문: 팔 수 있는지가 아니라 직전 가격 근처에서 팔 수 있는지가 핵심. 등록·상장 여부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님
- 유동성은 상황적 현상: 자산 자체의 고유한 성질이 아니라 그 순간 매도자와 매수자 중 누가 더 급한지에 따라 매일 바뀜
- 필요할 때 없고 필요없을 때 넘침: 팔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라 팔 능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
- 역발상과 부실채권 투자의 원천: 급하게 팔아야 하는 매도자가 즉시성을 얻는 대가로 가격을 양보하고, 그 할인폭이 매수자의 초과수익이 됨
- 기초자산보다 유동적인 상품은 없다는 원칙: 헤지펀드 게이트, 옥션레이트증권, 뮤추얼펀드·ETF까지 이 원칙을 어긴 대가를 위기 때 치름
- 비유동성 감수는 그 자체로 옳거나 그르지 않음: 보상이 충분할 때만 유리한 리스크. 2000년대 엔다우먼트는 프리미엄 없이 비유동성만 떠안아 손해
- 과잉 유동성도 해가 됨: 쉽게 팔 수 있다는 안도감이 부실한 실사, 잦은 매매, 단기 시각을 조장
- 최선의 방어는 구조: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서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는 구조, 가격이 아닌 계약상 현금흐름에 의존하는 투자
유동성의 두 가지 정의
마크스는 유동성이라는 단어가 실무에서 두 가지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다는 점부터 짚는다. 이 구분이 이후 모든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등록·상장 여부로 보는 표면적 정의
- 매도 가능성 자체를 묻는 질문: 어떤 증권이 공모로 등록되고 상장되어 일반 대중에게 팔 수 있는지를 묻는 정의. 이 질문에는 예 또는 아니오로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음
- 상장 주식·채권 같은 시장성 증권은 공개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 이 의미에서 유동적
- 사모 배정이나 사모펀드 지분 같은 비시장성 증권은 매수자 자격 확인, 서류 작업, 시간 지연이 요구돼 매도가 제한됨
- 이 정의는 단순하고 이견의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다루기 쉬움
-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님: 등록·상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실제로 손쉽게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음
- 상장되어 있어도 매수자가 없거나 대량 매도 시 가격이 급락하면 이 정의만으로는 실질적 유동성을 설명하지 못함
- 더 중요한 정의로의 전환: 이 표면적 정의는 단순하고 이견의 여지가 적어 출발점으로는 유용하지만, 마크스는 곧바로 실무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두 번째 정의로 넘어감
가격 훼손 없이 팔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 정의
- 인베스토피디아 정의 인용: 자산의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고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정도라는 정의를 강조점을 살려 제시
- 핵심 기준은 팔 수 있는가가 아니라 직전 가격과 같거나 가까운 가격에 팔 수 있는가로 이동함
- 대부분의 유동적 자산은 등록·상장되어 있지만, 진짜 유동적이려면 신속하게, 그리고 큰 폭의 할인 없이 움직일 수 있어야 함
- 두 정의의 실무적 간극: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물을 때 실제로 궁금한 것은 마음이 바뀌었을 때, 혹은 이익을 실현하거나 손실을 피하고 싶을 때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적은 할인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가임
- 이 질문은 등록 여부를 묻는 것과 달리 정답이 상황마다 달라 완전히 정당한 질문이라 보기 어려움
- 이후 섹션 전체가 바로 이 두 번째 정의를 중심으로 전개됨
유동성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정의한 두 번째 의미의 유동성이 왜 자산의 고유한 속성이 아니라 상황적 현상인지를 여러 각도에서 설명하는 부분이다.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성
- 팔고 싶은 방향과 남들이 원하는 방향의 함수: 유동성은 본질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음
- 남들이 살 때 팔고 싶으면 포지션은 매우 유동적임. 빠르게, 직전 거래가와 같거나 그 이상의 가격에 팔 수 있음
- 남들이 팔 때 함께 팔고 싶으면 포지션은 완전히 비유동적일 수 있음. 매도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큰 폭의 할인을 감수해야 함
- 그래서 마크스는 어떤 자산이든 유동적이다 혹은 비유동적이다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대체로 오류라고 못박음
- 오르는 자산을 팔고 내리는 자산을 사는 쪽에는 항상 유동성이 넘침: 그 이유는 단순함. 대부분의 투자자가 정반대로 행동하고 싶어 하기 때문
- 군중은 오르는 것을 사는 데서 쾌감을 느끼고 내리는 것은 서둘러 팔고 싶어함. 이것이 오히려 정반대로 행동해야 할 순간일 수 있음에도 그러함
- 이 지점은 다음 섹션에서 다루는 역발상 전략과 부실채권 투자 기회의 논리적 출발점이 됨
수량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성
- 거래 수량의 함수: 같은 순간에도 천 주를 팔 때는 유동적이지만 백만 주를 팔 때는 극도로 비유동적일 수 있음
- 이 경우에도 그 주식을 유동적이다 혹은 비유동적이다라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는데도 실무에서는 흔히 그렇게 말해버림
-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청산 소요 기간을 하루에 몇 퍼센트, 일주일에 몇 퍼센트, 한 달에 몇 퍼센트 식으로 답하는 관행이 대표 사례
- 가격을 빼놓은 청산 일정표의 함정: 이런 답변은 받게 될 가격이 직전 거래가나 직전 평가일 장부가와 어떻게 비교될지, 시장 상황 변화가 한 달 뒤 답을 어떻게 바꿀지는 말해주지 않음
- 마크스는 한 달에 얼마를 팔 수 있다는 말 뒤에 그 가격이 얼마일지, 시장 상황 변화가 그 비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누가 알겠느냐는 단서를 반드시 붙여야 한다고 강조함
- 그렇지 않으면 자산의 유동성이 일정하다는 암묵적 가정을 깔게 되는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드묾
- 필요할 때 없고 필요없을 때 넘치는 역설: 보유자가 자산을 팔고 싶은 욕구가 커질수록, 즉 그 자산을 계속 들고 있는 것이 두려워질수록, 팔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듦. 다른 모든 사람도 같은 이유로 겁을 먹었기 때문
- 워런 버핏이 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서한에서 진짜 필요할 때만 작동하지 않는 현금 대체재를 싫어한다고 밝힌 대목을 인용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함
- 결과적으로 자산은 살 때는 유동적으로 보이지만 팔러 갈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가격이 이미 하락하기 시작한 포지션을 정리할 때 특히 더 그러함
유동성과 투자 기회 - 역발상 전략의 논리
앞 섹션에서 확인한 유동성의 방향성이 어떻게 초과수익의 원천이 되는지로 논의가 이어진다.
시장이 오르내리는 진짜 이유
- 언론의 사후적 설명에 대한 회의: 어닝 서프라이즈 때문에 올랐다거나 유가 불확실성 때문에 내렸다는 식의 해설이 실제로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동기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근거가 빈약함
- 어떤 날 시장이 오른 이유에 대한 유일하게 반박 불가능한 설명은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았다는 사실뿐이라고 마크스는 못박음
-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수가 많거나, 더 급하거나, 더 많은 물량을 원할 때 가격은 오르고 그 상황에서 매도자는 큰 유동성을 누리며 매수자는 이전 가격보다 프리미엄을 지불함
- 여기서 나오는 단순한 전략 아이디어: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사려는 것을 팔고, 가장 절박하게 버리려는 것을 사면 된다는 발상
- 이 발상이 바로 역발상 투자이고, 영리한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
즉시성의 대가와 부실채권 투자의 초과수익
- 리처드 북스테이버가 만든 즉시성 개념: 빠른 탈출을 뜻하는 즉시성을 얻기 위해 매도자는 다른 것, 즉 가격을 희생함
- 매도자 수가 매수자보다 많거나, 매도자가 급하거나, 반드시 가격과 무관하게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매수자는 유리한 위치에 섬
- 마크스는 2000년 11월 메모 투자 잡록에서 이 즉시성 개념을 상세히 다뤘다고 언급하며 이 문제의 연속성을 밝힘
- 부실채권 투자 전략의 성과 원천: 부실채권 같은 기회주의적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내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가 자신보다 수가 많고 급하고 반드시 팔아야 하는 매도자들로부터 매수할 수 있기 때문
- 매도자가 받아들이는 가격 할인이 저가 매수자의 초과수익에 중요하게 기여함
- 방향성 유동성 논리의 재확인: 남들이 팔고 싶어 안달인 자산을 사들이는 것은, 앞서 확인한 방향성 유동성 논리, 즉 팔고 싶은데 남들도 다 팔고 싶어하면 비유동적이라는 논리를 정확히 뒤집어 이용하는 것과 같은 구조임
유동성이 사라지는 순간들 - 위기의 상관관계와 동시 경색
원문의 무작위 단상들 중 위기 시 유동성이 통째로 사라지는 메커니즘을 다루는 대목을 모았다.
위기 때 모든 상관관계가 1로 수렴하는 이유
- 평상시의 균형과 위기 때의 쏠림: 매도자와 매수자의 수와 동기가 균형을 이룰 때는 유동성을 믿을 수 있지만, 시장의 군집 심리 때문에 더 흔한 경우는 거의 모두가 동시에 팔거나 사려는 상황
- 위기 때 모든 상관관계가 1로 간다는 오래된 격언을 인용. 펀더멘털이 아니라 군중심리가 투자자를 몰아가기 때문에 모든 자산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
- 같은 이유로 위기 때는 유동성 자체가 제로로 수렴하는 경우가 많음
- 평상시의 편향된 유동성: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기는 어렵고 팔기는 쉽거나, 반대로 팔기는 어렵고 사기는 쉬운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가 일반적임
- 사고도 팔기도 어려운 이중 경색: 모두가 혼란스럽고 겁먹었을 때는 시장 전체가 얼어붙어 사기도 팔기도 둘 다 어려워지는 예외적 상황이 발생함
- 2007-08년 위기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증권이 전면적으로 불신받은 뒤 거래 자체가 사라진 사례가 이를 보여줌
- 몇 달 전의 마지막 거래가만 있는 상황이라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공정 가격이 무엇인지 확신을 갖기 어려웠음
미국 재무부의 가격 발견 프로그램
- 민관투자프로그램의 설계 의도: 미국 재무부가 9개 투자 매니저로 하여금 고객 자본을 모아 모기지 담보증권에 투자하게 하고, 재무부가 동일 규모의 자본을 매칭하고 무비용 레버리지까지 제공한 프로그램을 조직한 배경이 바로 이 거래 실종 문제
- 목표는 거래가 다시 일어나게 만들어 가격 발견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었음
- 가격 발견 재개의 효과와 평가: 거래가 재개된 뒤 매수자와 매도자가 공정 가격에 대한 더 나은 감을 갖게 되면서 거래와 유동성이 늘어남
- 마크스는 이 프로그램이 정부가 자본시장을 재개시킨 방법 중 하나였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 정교함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평가함
유동성 약속의 함정 - 기초자산을 넘어설 수 없다는 원칙
원문 중반의 원칙적 규칙과 그 위반 사례들을 다룬다. 앞의 위기 시 경색 논의가 왜 이 원칙이 중요한지의 배경이 된다.
어떤 투자 상품도 기초자산보다 유동적일 수 없다
- 마크스의 상시 원칙: 어떤 투자 상품도 기초자산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큰 유동성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스스로 정해둠
-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 늘어난 유동성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원천이 없음
- 그런 원천이 없기 때문에 추가된 유동성은 대개 환상이고 일시적이며 신뢰할 수 없으며, 폰지 사기처럼 시장이 얼어붙어 유동성 약속이 어려운 시기에 시험대에 오르기 전까지만 작동함
2008년 헤지펀드의 게이트와 사이드포켓
- 약속과 현실의 괴리: 일부 헤지펀드는 유동성이 불확실한 자산, 때로는 레버리지까지 써서 자산을 매입할 자본을 모으면서 투자자에게 분기 또는 연 단위 환매 권리를 약속함
- 2008년 말이 되자 유한책임투자자들의 유동성 요구가 시장이 매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음. 혹은 무한책임사원이 공정 가격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매도를 현명하게 거부했을 수도 있음
- 이 경우 펀드는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유동성을 줄 수 없다고 통보함. 비유동 자산은 잠긴 사이드포켓으로, 환매 발효일은 게이트로 지연됨
-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런 조항들이 유한책임투자자들에게 불쾌한 놀라움을 안겨줬고, 위기 때 비유동 자산을 담은 상품의 환매 약속이 너무 좋아서 믿기 힘든 이야기로 판명될 수 있음을 보여줌
자산 간, 시장 간 연쇄되는 비유동성
- 한 시장의 경색이 다른 시장으로 전이: 투자자들은 흔히 유동성 제약을 특정 자산 문제로만 생각하지, 비유동성이 자산에서 자산으로, 시장에서 시장으로 번지는 파급 효과는 잘 고려하지 않음
- 위기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른 부분의 비유동 전략과 게이트 걸린 펀드 비중이 컸던 탓에, 유동 자산을 큰 폭 할인해 팔고 가장 유동적인 헤지펀드에서 환매해야 했음
- 그 결과 늘어난 매물 공급이 해당 시장의 매도자 유동성을 낮추고, 원래는 영향받지 않아야 할 자산에까지 하방 압력을 가함
특정 투자자의 행동이 만드는 가격 왜곡
- 단일 매수자 효과: 비유동 자산의 가격은 단 한 명의 매수자가 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를 수 있고, 이 경우 매도는 매우 쉬워짐
- 그 매수자가 매수를 멈추면 시장은 가격과 매도자가 누리던 유동성 모두에서 빠르게 훨씬 낮은 수준으로 재설정될 수 있음
- 만약 그 매수자가 보유분을 매도하는 쪽으로 돌아서면 반대 방향으로 오버슈트가 일어날 수도 있음
- 보유자 구성을 살펴야 하는 이유: 자산의 유동성을 평가할 때는 다른 보유자들이 누구인지 봐야 함
- 모두 같은 유형의 투자자라 블룸버그의 특정 뉴스에 똑같이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가, 빠른 환매권을 가진 펀드를 통해 보유한 비중이 큰가, 특히 레버리지를 크게 써서 마진콜 위험에 노출돼 있는가를 물어야 함
- 대량 매도로 동시에 돌아설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소유권이 집중될수록 유동성은 더 빠르게 사라짐
비유동성 감수의 대가 - 프리미엄이 있을 때만 유리한 리스크
앞선 함정 사례들이 왜 비유동성 리스크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는지를 보여줬다면, 이 섹션은 그 리스크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 조건을 다룬다.
비유동성 자체는 승리 전략도 패배 전략도 아니다
- 다른 리스크와 동일한 논리: 대량의 비유동성을 떠안는 것은 그 자체로 이기는 전략도 지는 전략도 아니고, 다른 형태의 리스크와 마찬가지로 그에 대한 증분 수익이 높을 때는 유리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나쁜 선택임
- 프리미엄의 비영속성: 유동성 프리미엄이 항상 존재하는 것도, 항상 넉넉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마크스는 강조함
예일 모델을 과도하게 따라간 엔다우먼트의 교훈
- 위기 이전 과잉 비유동성 수용: 일부 엔다우먼트가 위기 이전 몇 년간 예일 모델을 과도하게 흉내내며, 스스로가 초장기 투자자라 비유동성을 감당할 수 있고 그 대가로 반드시 좋은 보상을 받으리라 믿고 지나치게 많은 비유동성을 떠안았다고 마크스는 지적함
- 하지만 리스크 프리미엄은 리스크 회피 심리에서 나오는 것이라,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관대할 때는 그 프리미엄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
- 2000년대 초중반 비유동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태도 자체가 비유동성 감수에 대한 보상을 부적절한 수준으로 낮춰놨고, 그렇게 감수한 투자자들은 보상이 아니라 벌칙을 받음
유동성 공급자가 되는 시점의 큰 보상
- 패닉 국면에서 현금이 왕이 되는 이유: 다른 모든 사람이 패닉에 팔거나 얼어붙어 매수를 거부할 때,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즉 비유동성을 받아들이려는 의지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음
- 버블 이후 붕괴가 뒤따를 때는 대부분의 사람이 현금이 부족하거나 현금을 쓸 의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음
- 상시 대기 현금 전략의 한계: 10년에 한 번 오는 폭락기에 현금을 풀어 저가 매수를 하려고 항상 대량의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이 반드시 좋은 전략은 아닐 수 있음. 이는 준최적화일 수 있음
- 1990-91년, 2001-02년, 2008-09년에는 이 전략이 성과를 냈겠지만, 지난 25년 중 나머지 19년 동안은 어땠겠느냐고 마크스는 반문함
초과 유동성 요구가 낳는 부작용 - 회피도 지나치면 문제
비유동성을 무작정 감수해도 문제지만, 반대로 유동성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는 섹션이다.
유동성 과잉 우려가 낳는 왜곡된 선택
- 필요 이상의 유동성 요구: 장기 투자 접근이 충분히 가능한 현실을 가진 기관들도 때로는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것에만 투자하기로 결정함
- 마크스는 이것이 신중함인지 아니면 그저 준최적화인지,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협에 대한 대응인지 아니면 최근에 겪은 위기를 지난 전쟁 싸우듯 반복하는 것인지 묻는 여러 질문을 던짐
- 상사나 투자위원회의 매도 지시에 언제든 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물음
- 유동성은 공짜가 아니다: 유동성이 좋은 것이라는 점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맞지만, 실제로 요구될 가능성보다 더 많은 유동성을 항상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는 별개 문제
- 유동성에는 보통 비용이 따르고, 그 비용은 포기한 수익의 형태로 나타남
포트폴리오를 유동성 레이어로 설계하는 법
- 레이어별 접근: 마크스는 유동성 문제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포트폴리오를 매우 유동적인 것부터 완전히 비유동적인 것까지 여러 층으로 나눠 생각하는 것이라고 제안함
- 특정 시점에 각 층의 적정 규모는 각 투자자의 구체적 상황과 시장이 사이클 어디에 있는지의 함수임
- 2008년 일부 엔다우먼트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비유동성을 떠안아 심각한 결과를 겪었듯, 어떤 투자자도 자신의 현실이 허용하는 것 이상의 비유동성을 짊어져서는 안 됨이 명확함
- 레이어 크기를 정하는 기준: 포트폴리오는 소유주가 운영에 필요한 현재 현금 수요를 충족하고, 락업 자금이 분배를 하지 않는 시기에 자본 인출 요구를 감당하며, 소유주가 침체된 가격에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요구받을 수 있음
- 이런 필요를 나쁜 시기에도 충족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유동성을 설정해야 함
- 대비 강도는 판단의 영역: 얼마나 나쁜 상황까지 대비해야 하는가, 즉 지난해 최악의 해를 기준으로 할지, 최근 5년 최악의 해 평균을 기준으로 할지, 사상 최악의 해를 기준으로 할지, 혹은 그보다 더한 경우를 기준으로 할지는 정답이 없는 판단의 영역이라고 마크스는 명시적으로 열어둠
과잉 유동성이 투자자를 해치는 방식
마크스의 아들 앤드류 마크스의 관찰을 인용하는 대목으로, 유동성이 전적으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에 해당한다.
유동성이 트레이더 근성을 부추기는 경로
- 단기 매매 유혹: 유동성이라는 세이렌의 노래는 투자자를 트레이더처럼 행동하게 만들 수 있음
- 그 결과 장기적 고려보다 단기적 고려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거래 비용과 세금이 늘어나며, 그동안 누리고 의지해온 유동성이 사라졌을 때 부정적 서프라이즈에 노출됨
-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 몇 년간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아는 투자에는 대체로 철저한 실사, 보수적 가정, 회의적 검토를 적용하지만, 매우 유동적으로 보이는 대상에는 언제든 싸고 쉽게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는 가정 아래 큰 고민이나 확신 없이 가볍게 포지션을 잡게 됨
- 워런 버핏의 말을 빌려, 10년간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10분도 보유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원칙, 그리고 이익이 시간이 지나며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포트폴리오의 시장가치도 함께 늘어난다는 조언을 인용함
장기 보유자의 인내를 흔드는 유동성
- 기업 소유주라면 하지 않을 매매: 기업의 소유주라면 매일 사고팔지 않을 것이며 그럴 수도 없음. 펀더멘털에 근거해 기업에 투자하려는 것이지 단기 시장 역학에 근거해 매매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장기 소유주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함
- 20년 상승 차트 뒤에 숨은 유혹들: 오랜 기간 복리로 불어날 잠재력을 가진 투자를 찾았을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전망수익과 리스크에 비춰 정당화되는 한 인내심을 갖고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
- 뉴스, 감정, 이미 많은 돈을 벌었다는 사실, 혹은 더 유망해 보이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흥분 때문에 투자자는 쉽게 매도로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음
- 20년간 우상향한 자산의 차트를 볼 때, 보유자가 팔지 않기로 스스로를 설득해야 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떠올려야 하며, 풍부한 유동성은 오히려 이 인내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
- 버핏의 또 다른 조언, 주말에 주가를 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다면 평일에도 그렇게 해보라는 말을 인용하며, 덜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대부분 투자자의 성과를 개선시킬 것이라 평가함
401(k) 퇴직연금의 일일 유동성 요구에 대한 문제의식
- 잦은 매매가 낳는 폐해: 마크스는 401(k) 퇴직연금 계좌가 일일 가격 산정과 유동성을 제공하는 상품만 담아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특히 강한 의견을 가짐
- 오크트리의 연금 고객들로부터 401(k) 계좌를 자주 매매하는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힘. 이런 포트폴리오가 끊임없이 재조정되는 것이 좋을 리 없다고 평가함
- 이따금 잘 판단된 장기 결정을 내리는 것도 충분히 어려운데, 수많은 단기 결정을 옳게 내리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는 논리
- 일일 유동성을 보장하는 대신 담당자들이 가입자의 변경을 연 1회 이하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제안함
오늘날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뮤추얼펀드와 ETF 자금 흐름
원문의 시의성 있는 분석 대목으로, 2015년 당시 신용시장에서 벌어지던 구체적 현상을 다룬다.
시니어론 뮤추얼펀드의 95주 연속 순유입과 급반전
- 초저금리가 만든 자금 이동: 최근 신용시장에서 유동성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수요 증가였음
- 주식에는 진짜 열풍이 없었지만, 초저금리가 과거 국채와 머니마켓펀드에 투자했을 개인투자자들을 신용 상품으로 밀어넣음
- 95주 연속 순유입의 규모: 시니어론 뮤추얼펀드는 2014년 4월까지 95주 연속으로 자금 순유입을 기록함. 거의 2년 가까이 단절 없이 이어진 흐름
- 이 정도 수요라면 수급 불균형으로 매수자가 물량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월가는 진공을 싫어하는 존재라 은행들이 충분한 발행자를 모아 매수자들을 만족시킴
- 대규모 개인 매수자와 이에 순응하는 발행자들이 양쪽에 있어 시장은 분명히 유동적으로 보였음
- 2014년 하반기 흐름 반전의 여파: 뮤추얼펀드 자금이 유입에서 유출로 전환되자,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대출 매물이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대출 물량에 더해짐
- 매도 물량 총합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보유자 입장에서 시장 유동성은 줄어듦
뮤추얼펀드가 약속하는 유동성의 실체
- 환매 광고와 실제 메커니즘의 괴리: 뮤추얼펀드 투자자들은 이를 매우 유동적이라 생각함. 광고는 언제든 800번으로 전화만 하면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함
- 하지만 펀드 내에 환매에 충분한 현금이 없다면, 환매 요청은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일부 증권에 대해 가격과 무관하게 매도하라는 시장가 주문을 넣도록 강제하는 것과 같음
- 강제 매도로 인해 낮아진 가격이 바로 그 환매 요청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가격이 됨
- 가격 확정 시점의 함정: 뮤추얼펀드 투자자가 월요일 저녁 6시나 화요일 오전 10시에 환매 주문을 넣더라도, 실제로 받는 가격은 화요일 장 마감 후 순자산가치 계산으로 결정됨
- 그의 환매 주문 때문에 촉발된 매도 주문이 발생하기 이전에 형성됐던 가격을 받는 것이 아님
- 따라서 뮤추얼펀드는 고도로 유동적일 수는 있어도 100퍼센트 유동적인 것은 아니며, 확실히 포트폴리오 안에 담긴 자산보다 더 유동적일 수는 없음
ETF와 옥션레이트증권의 유동성 착시
ETF 구조가 어떻게 유동성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는지, 그리고 유사한 발상이 과거에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다룬다.
ETF의 창출·환매 메커니즘
- 1990년대 초 등장 이후의 급성장: 추적 지분이라고도 불린 ETF 유사 상품은 1990년대 초부터 등장해 2000년 이후 크게 늘어남
- 위키피디아 인용에 따르면 2014년 1월 기준 미국에서 거래되는 ETF가 1,500개를 넘고 자산 규모가 1조 7천억 달러를 넘어섬
- 마크스는 몇 년 전 메모에서 위키피디아를 인용했다가 공동창업자 리처드 매슨으로부터 신뢰할 만한 출처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던 일화를 언급하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농담 삼아 다시 인용함
- 위키피디아의 ETF 이중적 성격 정의: 거래일 마감 시 순자산가치로 사고파는 뮤추얼펀드의 평가방식과, 거래시간 내내 순자산가치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폐쇄형 펀드의 거래방식을 결합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인용함
- 장중 거래가 주는 우위의 서사: ETF는 하루 종일 거래된다는 점에서 뮤추얼펀드보다 낫다고 흔히 여겨짐. 뮤추얼펀드 투자자는 장 마감 가격 산정을 기다려야 하는 반면 ETF 투자자는 거래 시간 중 언제든 들어오고 나갈 수 있음
- 창출단위 재정거래 메커니즘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됨. 금융기관이 대량의 창출단위를 순자산가치로 거래할 수 있게 함
- ETF에 강한 수요가 있으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순자산가치보다 오르고, 이는 재정거래자들이 추가 창출단위를 매입해 구성 주식을 공개시장에 매도할 유인을 만들어 추가 공급이 프리미엄을 없앰. 수요가 약할 때는 반대로 할인이 생김
- 재정거래가 결국 부딪히는 벽: 만약 다수의 보유자가 하이일드 채권 ETF를 한꺼번에 팔려 하면, 이론상 ETF는 언제나 팔릴 수 있지만 매수자가 희소해지고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이 형성될 수 있음
- 은행이 그 할인된 가격에 창출단위를 매입하고 순자산가치 계산에 쓰인 가격으로 기초 채권을 공매도해 재정거래 이익을 얻으면서 괴리를 좁힐 수 있지만, 결국 은행이 공매도하려는 채권에 매수자가 있을지, 어떤 가격에 있을지의 문제로 되돌아감
- 결국 ETF는 기초 자산인 하이일드 채권의 유동성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 기초 자산이 심각하게 비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음. ETF는 기초 자산보다 더 유동적일 수 없음
옥션레이트증권이 남긴 교훈
- 장기 금리를 단기 금리로 낮추려던 발명품: 옥션레이트증권은 차입자가 단기 부채의 낮은 금리로 장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안됨
- 매주 또는 매월 네덜란드식 경매를 열어 수익률을 당시 시장 수준으로 재설정함으로써 액면가 근처 가격과 풍부한 유동성을 모두 보장한다고 설명됐음. 항상 액면가에 투자자를 유인할 만한 어떤 수익률이 있으리라는 논리
- 2008년 2월 경매 실패의 급속한 확산: 2008년 2월 7일부터 투자자들이 응찰을 거부하면서 경매가 실패하기 시작함
- 이 증권의 주요 시장조성자였던 씨티그룹, UBS, 모건스탠리, 메릴린치가 과거와 달리 최종 매수자 역할을 거부함. 시장 실패의 규모와 범위,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자본을 지켜야 했던 필요가 그 이유였음
- 2월 13일에는 경매의 80퍼센트가 실패했고, 2월 20일에는 641건 중 395건, 62퍼센트가 실패함
- 경매 실패의 결말: 경매가 실패하자 옥션레이트증권은 얼어붙었고, 보유자들은 큰 폭의 가격 하락을 겪었으며 수년간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함
- 결국 미국 검찰총장들의 조사 위협 속에 발행 투자은행들이 상당 부분을 액면가로 재매입함. 이렇게 또 하나의 기적이 무대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마크스의 결론
ETF 정산 시차와 유동 대안투자라는 새로운 약속
- 창출단위 정산 기간의 미스매치: 시니어론 ETF는 결제까지 3일이면 충분히 매도할 수 있지만, 창출단위 상환 요청이 들어와 그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매도해야 한다면 결제까지 일주일 혹은 그 이상 걸릴 수 있음
- 마크스는 이런 기간 불일치가 어떤 함의를 갖는지 질문으로 남겨둠
- 유동 대안투자라는 최근 혁신: 유동 대안투자는 다른 대안투자와 비슷한 성과를 비유동성 없이 제공한다고 자처하는 최근의 혁신 상품
- 마크스에게는 공짜 점심을 또 하나 약속하는 것으로 들림. 영리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느끼는 비유동성을 감수하지 않고도 그 알파를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함
- 호황기에 만들어진 금융 혁신은 흔히 전통적 투자보다 더 나은 거래를 제공하는 묘책이 발명됐다고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듦. 여기서 전통적이라 함은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한 대가로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인정되는 투자를 뜻함
- 옥션레이트증권과 ETF 모두 다른 시장참가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줄 것이라는 가정에 기대어 바람직한 결과를 약속함. 마크스는 자신의 경력 동안 시장참가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사례를 여러 번 목격했다고 밝힘
- 아버지가 들려준 상습 도박꾼 이야기를 인용함. 단 한 필의 말만 나오는 경주라는 확실한 승부수를 찾아 전 재산을 걸었지만, 그 말이 트랙 절반 지점에서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쳐버렸다는 일화. ETF가 다음 위기에서도 유동적일지, 대량 매도가 기초자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
볼커룰과 위기 시 유동성 공급자의 부재
원문 후반부의 규제 논의로, ETF·뮤추얼펀드 논의와 함께 오늘날 유동성 환경을 형성하는 마지막 축을 다룬다.
폴 볼커의 제안에서 나온 자기자본 거래 금지
- 2008년 구제금융의 근본 원인: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에 대한 2008년 정부 구제금융의 주된 이유는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모기지 담보증권과 다른 레버리지 자산에 투자했다가 입은 손실이었음
- 이 투자들이 무너지자 은행들은 자본의 상당 부분을 잃었고, 정부만이 할 수 있거나 하려 했던 자본 투입이 필요해짐
- 도드-프랭크법에 담긴 볼커룰의 취지: 이 경험에 대한 대응으로 입법자들은 볼커룰을 도드-프랭크 월가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에 포함시킴
- 수정과 시행을 둘러싼 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볼커룰의 핵심 취지는 은행이 고객을 위한 활동과 무관한 투기적 투자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것, 즉 자기자본 거래를 전반적으로 금지하는 것
위기 때 은행이 하던 역할이 사라질 위험
- 은행의 과거 역할: 위기 때는 흔히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매물로 나온 자산에 매수자가 없어짐. 유동성이 마르고 가격이 폭락함
- 과거에는 은행들이 이익을 좇아 자기자본을 걸고 나섰음. 오크트리의 경험상 부실채권을 사려는 경쟁에서 은행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나서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음
- 볼커룰의 잠재적 부작용: 볼커룰의 최종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위기 때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이는 유동성이 가장 필요할 수 있는 순간에 유동성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시사함
- 이는 앞서 다룬 위기 시 상관관계 수렴 및 거래 실종 문제와 직접 연결되는 지점으로, 과거 은행이 메워주던 공백을 이제 누가 메울지에 대한 물음을 남김
저금리가 부추긴 유동성 착시의 연장선
- 초저금리와 리스크 감수의 연쇄: 지난 몇 년간 마크스는 중앙은행이 강제한 제로에 가까운 금리에 떠밀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더 위험한 투자로 옮겨갔고, 그 과정에서 흔히 주의의 필요성을 무시하거나 어떻게 주의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행동했다는 견해를 밝혀왔음
- 이런 행동의 중요한 일부로, 투자자들이 지난 5년간 목격한 높은 수준의 유동성을 그대로 미래로 연장해 가정하면서 그 일시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진단함
- ETF, 유동 대안투자, 볼커룰이 유동성에 미칠 영향은 아직 어려운 시기에 시험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음 심각한 하락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마무리함
유동성 불안정성에 대한 최선의 방어와 최악의 대응
메모의 결론부에 해당하는 대목으로, 앞서 나열한 유동성의 함정과 착시에 대해 오크트리가 실제로 어떻게 대비하는지, 그리고 그 결론에 CEO 제이 윈트롭이 어떤 이의를 제기했는지를 다룬다.
오크트리가 제시하는 두 가지 대비책
-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서 오래 보유하기: 최선의 준비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 채권이라면 만기까지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자산을 고르는 것
-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격 발견 자체가 멈추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음
- 구조 전체를 장기 접근에 맞추기: 투자 상품 구조, 레버리지 약정이 있다면 그 조건, 매니저와 고객의 관계, 성과에 대한 기대치까지 모두 장기적 투자 접근을 허용하도록 설계돼 있어야 함
- 이 두 가지가 유동성의 밀물과 썰물에 대한 오크트리의 최선의 준비라고 마크스는 정리함
유동성 의존을 키우는 최악의 대응 세 가지
- 단기 가격 전망에 따른 매매: 장기적으로 무엇이 얼마의 가치를 갖는지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생각을 근거로 사들이는 트레이딩 전략은 유동성 의존도를 오히려 높이는 접근임
- 시장가에 매몰된 시각: 자체 분석이 보여주는 가치가 아니라 시장이 그 자산에 매기는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는 태도 역시 같은 문제를 낳음
- 마진콜 위험을 키우는 레버리지: 하락장에서 마진콜에 노출되도록 만드는 레버리지를 동원해 매수하는 것이 세 번째 최악의 대응으로 꼽힘
이자상환채권 투자의 구조적 이점
- 계약에서 나오는 수익: 신용판단이 맞다면 수익이 시장의 움직임이 아니라 발행자와의 계약관계, 즉 그들이 약속한 이자와 원금 상환에서 나온다는 점이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 투자의 큰 장점
- 비용으로서의 트레이딩: 오크트리에서 트레이딩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장기 투자 결정을 실행하는 수단일 뿐, 돈을 벌기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업 운영에 따르는 비용으로 취급됨
- 이 접근에서 나오는 두 가지 이점: 첫째, 성공을 위해 유동성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둘째, 유동성이 부족한 시기에 위축되는 대신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이 투자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것
- 완전한 면역은 아니라는 단서: 오크트리도 이따금 비유동성 국면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유 자산이 다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팔기 어려워질 수 있음
- 다만 적절한 구조와 접근법을 갖추면 그런 시기를 그저 견디는 데 그치지 않고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마크스의 결론
제이 윈트롭이 전한 AIG의 실제 경험
- CEO의 이의 제기: 마크스는 유동성이 심오한 주제는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메모를 시작했지만, 초안을 오크트리 CEO 제이 윈트롭에게 보여주자 그가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힘. 윈트롭은 2015년 이 메모 당시 몇 달 전인 그해 11월 AIG에서 오크트리로 합류한 인물
- 1조 달러 대차대조표에도 무너진 담보 여력: 윈트롭은 2008년 9월 AIG가 1조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한 자회사가 체결한 신용부도스와프 계약과 관련해 200억에서 250억 달러의 유동 담보를 낼 수 없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고 전함
- 1,823억 달러 규모로 불어난 정부 지원: 그 결과 미국 정부가 개입해 지원했고, 그 규모는 최종적으로 1,823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이 과정에서 AIG 주주 지분이 크게 희석됐음
-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는 상황의 무게: 담보를 낼 유동성이 부족해 마진콜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상황이야말로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말로 윈트롭은 메모의 마지막을 장식함
- 마지막 발언권의 양보: 마크스는 이 반박을 받아들여 윈트롭에게 메모의 마지막 말을 넘기며 글을 마무리함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결론
- 일시적이고 역설적인 성질: 유동성은 신경 쓰지 않을 때 풍부하고 가장 필요할 때 희소해지는 일시적이고 역설적인 성질을 가짐
- 밀물과 썰물 비유: 유동성이 이렇게 밀려왔다 빠지기를 반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황기에 존재하는 유동성이 물이 빠질 때도 그대로 남아 있으리라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마크스는 결론지음
- 이는 메모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패턴, 즉 필요할 때 없고 필요없을 때 넘치는 유동성의 역설을 다시 한번 응축해서 제시하는 대목
투자자 관점 시사점
- 상품 구조부터 확인: 뮤추얼펀드, ETF, 유동 대안투자, 레버리지 부여 구조를 검토할 때 그 상품이 약속하는 유동성이 기초자산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유동성을 넘어서는지부터 따져봐야 함. 넘어선다면 위기 시 그 초과분은 신기루로 판명될 가능성이 큼
- 청산 일정표에 가격 가정을 빠뜨리지 않기: 포트폴리오 유동성을 며칠, 몇 주, 몇 달에 몇 퍼센트 팔 수 있다는 형태로만 보고받는다면, 그 가격이 직전 평가가와 얼마나 차이 날 수 있는지, 시장 상황이 바뀌면 그 비율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함께 물어야 함
- 비유동성 감수는 프리미엄이 있을 때만: 장기 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비유동성을 늘리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음. 리스크 프리미엄은 리스크 회피 심리에서 나오므로, 시장이 리스크에 관대한 국면에서는 비유동성을 받아들여도 보상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진입해야 함
- 보유자 구성을 리스크 지표로 활용: 어떤 자산을 평가할 때 그 자산을 누가 들고 있는지, 즉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나 빠른 환매권을 가진 펀드 자금이 집중돼 있는지를 확인하면 위기 시 동시 매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쓸 수 있음
- 잦은 매매 유혹을 구조로 차단: 시장가가 매일 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실사 강도를 낮추고 매매 빈도를 높이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장기 확신을 가진 포지션은 일부러 덜 들여다보는 규율을 세우는 편이 유리함
- 구조적 방어를 우선하기: 이자와 원금이 계약으로 확정된 자산의 비중을 늘리면 수익이 시장 가격이 아닌 발행자와의 계약관계에서 나와, 성과 자체가 유동성 여건에 덜 의존하게 만들 수 있음
기억할 발언
- 유동성의 본질적 정의: 마크스가 인베스토피디아를 인용해 강조한 부분으로, 유동성을 팔 수 있느냐가 아니라 가격을 훼손하지 않고 팔 수 있느냐로 재정의함 (원문: "without affecting the asset's price")
- 모든 투자 상품에 적용되는 원칙: 어떤 금융 상품도 그것이 담고 있는 실제 자산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유동성을 고객에게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상시 규칙 (원문: "underlying assets")
- 위기의 동조화 현상: 위기 때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군중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서로 무관해 보이던 자산들의 가격이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가리키는 오래된 격언 (원문: "all correlations go to one")
- 버핏이 경계한 가짜 현금성 자산: 유동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그 유동성이 진짜 필요한 순간에는 작동하지 않는 상품에 대한 경계심을 워런 버핏의 표현을 빌려 전달 (원문: "except when it is truly needed")
- 윈트롭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 AIG 최고경영자 출신 오크트리 CEO 제이 윈트롭이 2008년 AIG의 실제 경험을 근거로, 담보를 낼 유동성이 부족해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는 상황이야말로 결코 가벼운 주제가 아니라고 못박은 대목 (원문: "that's prof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