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Genius Isn't Enough (and Other Lessons from Long-Term Capital Management)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두뇌가 아니라 레버리지가 문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두 명과 연준 부의장 출신, 살로먼브라더스 최고 트레이더들이 모인 채권 차익거래 펀드였지만 1998년 여름 자기자본의 90%를 날렸다. 원인은 종목 선정이나 시장 하락 자체가 아니라 25배를 넘는 레버리지였다.
- 자본 대비 자산의 비대칭: 자기자본 46억달러(GP 15억달러 + LP 31억달러)로 자산 1500억달러, 파생상품 명목가치 1조2500억달러를 떠받쳤다. 채권 투자는 "인치 단위의 싸움"이라던 통념에서 어떻게 매년 40%대 수익이 나왔는지 그 답이 바로 이 레버리지였다.
- 확률과 결과는 별개: 페터 번스타인의 확률론이 알려주듯 확률 모형이 산출하는 것은 개연성일 뿐 확실성이 아니다. 있음직한 일이 안 일어나기도 하고 있음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 수렴이 아니라 발산: LTCM의 컨버전스 트레이드는 역사적 스프레드가 정상으로 회귀한다는 전제 위에 있었는데, 1998년 여름 그 스프레드는 좁혀지는 대신 오히려 벌어졌다. 싼 것이 더 싸지고 비싼 것이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했다.
- 공포의 실종: 자유시장이 균형을 이루려면 공포와 탐욕 사이 건강한 긴장이 필요한데, 90년대 후반 시장은 공포가 지나치게 옅어지고 탐욕이 지배했다. LTCM의 두뇌들조차 자신들의 프로세스를 무결점으로 여기면서 공포를 잃었다.
- 만능탄환은 없다: 70년대 니프티피프티, 80년대 포트폴리오 보험, 90년대 마켓뉴트럴 전략까지, 투자자들은 리스크 없는 고수익이라는 "실버불릿"을 반복해서 좇았지만 그런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 일곱 가지 보편 교훈: 이 사건에서 레버리지, 헤지펀드 구조의 함정, 차익거래의 베이시스 리스크, 예상 밖 사건의 필연성, 강세장과 실력의 혼동, 신용사이클의 위력, 역사를 잊는 습관이라는 일곱 가지 교훈이 도출된다.
- 결론은 휴브리스 경계: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즉 휴브리스가 방법론이 옳고 사람이 유능해도 실패하게 만드는 거의 유일한 요인이라는 것이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결론이다.
이 메모의 문제의식: 지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월스트리트저널 두 기사와 할버스탬의 경고
- 정책결정자의 한계와 LTCM의 병치: 1998년 9월 24일 월스트리트저널 1면은 루빈과 서머스가 이끈 "최고 엘리트팀"이 신흥국 통화·경제 붕괴를 막지 못한 무력함을 다뤘다. 같은 지면 몇 칼럼 옆에는 LTCM 기사가 실렸는데, 마크스는 두 기사가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 인용된 데이비드 할버스탬의 책 「The Best and The Brightest」는 베트남전 개입을 다루며, 순수한 지능과 합리성만으로 모든 것을 풀 수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짚었다.
- 마크스는 이 구절을 그대로 LTCM에 적용한다 — 최고의 두뇌들이 모였다고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 왜 이 병치가 핵심 전제인가: 정책 엘리트의 실패와 금융 천재들의 실패를 나란히 놓음으로써, 마크스는 이 메모가 개별 펀드 사후비판이 아니라 지성 만능주의 자체에 대한 경고임을 처음부터 명시한다.
LTCM의 탄생: 화려한 이력의 결합
- 창업진의 스펙: 존 메리웨더(전 살로먼브라더스 부회장)를 필두로 존경받는 전 살로먼 파트너들, 전 연준 부의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두 명이 모여 채권 차익거래를 위해 LTCM을 만들었다.
- 전략은 저평가된 채권을 매수하고 유사 요인에 영향받는 고평가 채권을 공매도해, 시장 리스크 노출 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이었다.
- 감시 없는 신뢰: 운용진의 지성과 실적(강한 연간 수익률)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했다.
-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공개된 적이 없고, 포트폴리오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후 보고조차 없었다. 매년 40%대 수익률이 그 모든 침묵을 정당화했다.
- 이 대목은 후술할 "헤지펀드는 마법이 아니다" 교훈의 전제가 된다 — 투자자가 스스로 검증을 포기한 대가가 나중에 드러난다.
레버리지의 실제 규모
- 자기자본 대 자산의 격차: GP 자기자본이 차입을 더해 약 15억달러로 늘어났고 여기에 LP 자본 31억달러가 결합해 총자기자본 46억달러가 됐다. 이 자본으로 약 1500억달러의 투자자산을 보유했고, 명목가치 1조2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생상품 롱·숏 포지션까지 쌓았다.
- 자산/자본 비율로 환산하면 25배를 훌쩍 넘는다. 마크스가 "채권 투자는 인치 단위 싸움"이라고 부르는 시장에서 매년 40% 이상의 수익을 냈다는 것 자체가, 레버리지 없이는 설명되지 않는 숫자였다.
- 작은 하락도 치명적인 이유: 투자 규모가 자기자본을 이 정도로 초과하면 증권 가격의 작은 하락만으로도 자본이 전부 소진될 수 있다는 산술적 사실이 이후 붕괴의 전제가 된다.
LTCM은 어떻게 무너졌나
1998년 8월-9월 손실의 연쇄
- 세 갈래 손실의 동시 발생: 8월 1일부터 9월 말 사이, 국채를 제외한 모든 채권 가격 하락, 국채 가격 상승(LTCM은 롱 포지션의 금리 노출을 상쇄하려 국채를 숏했으므로 국채 강세는 손실 요인이었다), 그리고 인수합병 관련주에 크게 투자한 주식 포지션의 하락이 겹쳤다.
- 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LTCM 자기자본의 90%가 소진됐다.
- 왜 세 가지가 동시에 왔는가가 중요: 컨버전스 트레이드는 개별 리스크가 서로 상쇄된다는 가정 위에 설계됐는데, 실제로는 세 시장이 동시에 같은 방향(LTCM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분산되어 있다고 믿었던 리스크가 실은 상관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강제청산의 공포와 14개 기관 구제
-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마진콜로 인해 LTCM의 방대한 포지션이 불안정한 시장에 강제 매각됐다면, 매각 대금이 차입금보다 적어 신용을 제공한 은행·증권사들이 손실을 떠안고 이들 자체가 불안정해졌을 수 있었다.
- 월스트리트저널(9월 29일)은 LTCM의 강제청산 가능성을 두고 "세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 14개 금융기관의 개입: 이런 상황이 14개 금융기관이 합의한 구조조정과 추가 출자로 이어졌다. 한 펀드의 포지션 청산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 레버리지의 진짜 위험이다.
- 이 대목이 다음 논의로 이어지는 지점: 이제 마크스는 사실관계에서 벗어나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라는 질문, 즉 확률 모형과 인간 심리의 문제로 넘어간다.
확률과 결과는 다르다: 확률모델의 함정
로켓사이언스와 컨버전스 트레이드의 원리
- 컴퓨터가 찾는 것: LTCM은 수천 개 증권을 스캔해 역사적 가격 관계가 깨진 지점, 즉 정상으로 회귀하면 이익이 나는 지점을 찾는 "컨버전스 트레이드"를 구사했다.
- 모형은 역사가 재현될 확률과 개별 관계가 반대로 갈 경우 포트폴리오 전체가 입을 리스크를 계산해, 안전하게 감당 가능한 리스크와 레버리지 규모를 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왜 "로켓사이언스"라는 별칭이 함정인가: 정교한 계산이 안전을 보장한다는 인상을 주지만, 마크스는 바로 다음 대목에서 이 인상 자체를 반박한다.
번스타인과 확률론의 한계
- 확률론의 공과: 피터 번스타인은 저서 「Against the Gods」에서 확률 연구의 발전이 informed gambling과 informed investing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확률, 즉 합리적 기대치일 뿐이다.
- 있음직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있음직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 브루스 뉴버그의 백개먼 비유: 마크스의 친구 브루스 뉴버그는 마크스가 백개먼에서 있음직하지 않은 주사위 눈으로 자신을 이길 때마다 "확률과 결과 사이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짧은 게임의 비유지만 요점은 명확하다 — 개연성 있는 결과와 확실한 결과를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것.
- 이 차이를 의식한다면 전 재산을 걸지 않게 된다는 것이 이 비유의 결론이다.
관계가 깨지는 세 가지 이유
- 시장·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1987년 대폭락에서 포트폴리오 보험 운용자들은 손절매 주문을 실제로 체결시키지 못했다. 이론상의 헤지가 실제 시장 유동성 앞에서 무력화된 사례다.
- 외부 사건이 완전히 예견되지 못할 때: 1994년 인버스 플로터가 폭락한 것은 금리가 연율 600-700베이시스포인트라는, 당시로선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 인간 참여자의 신뢰불능: 정작 자금이 필요한 순간에 겁먹은 사람들은 나서서 현금을 대지 않는다. 관계의 붕괴는 종종 그 관계에 대한 신뢰가 극에 달하고 막대한 자금이 걸려 있을 때 찾아온다.
- 세 원인의 공통점: 세 사례 모두 확률 모형이 "있음직하지 않은 재앙"에 대한 여유를 충분히 두지 못했다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메리웨더의 고백: 컨버전스 대신 발산
- 9월 2일 투자자 서한: 메리웨더는 "펀드는 수렴을 예상하며 포지션을 늘렸으나, 거래는 극적으로 발산했다"고 인정했다.
- 쉽게 말해 싼 것이 더 싸지고 비싼 것이 더 비싸지는 경우가 실제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 다음 논의로의 연결: 이 발산은 우연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균형, 즉 공포와 탐욕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다음 섹션의 주제다.
공포와 탐욕의 균형이 무너지다
자유시장의 건강한 긴장: 공포와 탐욕
- 균형 조건: 자유시장이 균형에서 작동하려면 참여자 안에 공포와 탐욕이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를 견제해야 한다. 탐욕은 리스크를 지도록 밀지만 공포는 그 리스크에 한계를 둔다.
- 그러나 두 힘이 늘 균형을 이루는 것은 아니며 어느 한쪽이 우세할 때가 많다. 90년대 후반 몇 년간은 공포가 지나치게 부족했고 탐욕과 리스크 추구가 지배했다.
- LTCM의 두뇌가 부른 역설: 운용진의 뛰어난 지력이 오히려 자신들의 프로세스가 무결점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져 공포를 지나치게 적게 느끼고 과도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만들었다.
- 시대의 상징이 되는 방식: 모든 시대마다 하나의 상징적 참여자가 등장하는데, LTCM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포스터보이"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는 게 마크스의 예상이다.
투자자들이 좇는 만능탄환
- 반복되는 실버불릿 사냥: 투자자들은 늘 리스크 없이 큰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아 헤맨다 — 70년대 니프티피프티, 80년대 포트폴리오 보험, 90년대 마켓뉴트럴 전략이 그 반복이다.
- 사람들은 조 그랜빌, 일레인 가르자렐리, 데이비드 애스킨, 존 메리웨더 같은 "천재"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쉬운 길을 기대한다.
- 결론: 실버불릿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전략도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률을 내지 못하며, 모든 답을 아는 사람도 없다 — 모두 인간일 뿐이다.
- 자만은 몰락의 전조: 뛰어난 지성도 자만처럼 몰락에 앞설 수 있다는 것이 마크스의 진단이다. 지성에 대한 경외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을 던지지 못하게 만들고,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궂은 날을 위한 대비도 소홀하게 만든다.
- 명제의 무게: 마크스는 이것이 LTCM 사건의 가장 큰 교훈이라고 못박는다. 탁월함은 그 자체로 미래를 통제할 힘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한 경외심이 사람들로 하여금 물어야 할 질문을 묻지 않고 만약을 위한 여유도 남기지 않은 채 따르게 만든다.
일곱 가지 보편적 교훈
1) 변동성 더하기 레버리지는 다이너마이트
- 레버리지의 정확한 의미: 마크스는 레버리지를 "부채"와 동일시하는 요즘 용법보다, 상단의 변화가 하단에 도달할 때 얼마나 증폭되는지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영국인들이 이를 "기어링"이라 부르는 이유다.
- 라스베이거스 격언처럼 "더 많이 걸수록 이길 때 더 많이 딴다"는 진리지만, 아무도 "잃을 때도 더 많이 잃는다"는 뒷부분을 말하지 않는다.
- 25배 레버리지의 산술: LTCM의 포지션은 평균적으로 몇 퍼센트만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산이 자기자본의 25배를 넘는 상태에서는 단 4%의 가격 하락만으로도 자본 전액이 소진된다는 것이 마크스가 제시하는 정확한 산술이다. LTCM의 붕괴 원인은 종목 선정이나 시장 하락폭 자체가 아니라 바로 이 레버리지 배수였다.
- 오크트리의 대응: 오크트리의 어떤 포트폴리오도 자기자본을 초과해 투자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다(신흥국 펀드만 제한적으로 예외). 최근까지 리스크 감내 성향이 강했던 시장 국면에서도, 레버리지를 일으킬 만큼 매력적인 기초 수익률을 찾지 못했다.
- 지난 5년간 여러 차례 제안받았음에도 레버리지 하이일드 채권 포트폴리오(CBO)를 조직하지 않았다.
- 레버리지를 쓰는 원칙: 레버리지는 좁은 스프레드를 넓게 보이도록 만드는 용도가 아니라, 이미 넓어진 스프레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용도로만 써야 한다는 것이 오크트리의 신념이다. LTCM은 미세한 스프레드에서 막대한 이익을 짜내려 거대한 레버리지를 썼다가 결국 그 레버리지가 자신을 무너뜨렸다.
2) 헤지펀드는 마법이 아니다
- 헤지펀드의 공통점은 딱 둘뿐: 오크트리의 4월 대체투자 자료에서 설명했듯, 헤지펀드를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사모조합이라는 법적 지위와 GP가 순이익을 나누어 갖는 보수 구조뿐이다.
- 헤지펀드 투자자가 태생적으로 보장받는 것은 고수익도 저리스크도 아니다.
- 1994년 2월 오크트리 메모의 선견: "리스크 인 투데이스 마켓츠"(1994년 2월 17일)에서 이미 물었다 — 주식·채권 평균 수익률이 10-15%인 해에 일부 헤지펀드는 어떻게 70% 이상을 벌었는가. 답은 대담하고 레버리지가 큰 베팅이었고, 계산이 틀렸다면 어떻게 됐을지, 투자자들이 자신이 지는 리스크와 자금 묶이는 기간과 전략의 실체를 얼마나 아는지를 물었다.
- 경고는 실현되지 않길 바라지만 대체로 불가피하다: 마크스는 이런 경고가 실제로 필요해지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대체로 그 경고가 결국 불가피하게 실현된다고 느껴왔다고 덧붙인다. LTCM 사례는 이 경고가 다시 한 번 현실화된 경우였다.
- 구조의 함정은 문제가 생긴 뒤에야 보인다: LTCM 투자자들처럼 헤지펀드의 폐쇄형 구조가 갖는 함의는 문제가 터진 후에야 인식되곤 한다. 클로즈드엔드 구조는 기초 전략을 깊이 검토하고 운용진에 대한 확신이 충분히 정당화된 뒤에만 진입해야 한다.
3) 너무 좋아 보이면 의심하라 — 차익거래와 베이시스 리스크
- 순수 차익거래의 원형: 어린 시절 본 1930년대 영화에서 로스차일드가는 전서구를 독점적으로 활용해 런던과 파리에서 동시에 다른 환율로 통화를 사고팔았다고 한다. 같은 자산을 같은 시점에 다른 가격에 거래하는 것, 이것이 순수 차익거래다.
- 베이시스 리스크의 등장: 그러나 함께 움직일 확률이 100%가 아닌 서로 다른 자산을 거래하는 순간 "베이시스 리스크", 즉 대상 자산들이 예상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리스크가 발생한다.
- LTCM을 무너뜨린 것이 바로 이것이다 — 수렴해야 할 채권 수익률이 오히려 벌어졌다. 역사적으로 성립해온 관계가 생각보다 신뢰할 수 없었다.
- 일반화: "리스크 없는" 것으로 소개된 많은 차익거래·헤지·마켓뉴트럴 전략이 실은 밝혀지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4) 항상 뭔가 잘못된다
- 로잔 로재너대너 격언의 진실: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의 코미디 캐릭터 로잔 로재너대너가 즐겨 쓰던 대사처럼, 결국엔 늘 무언가 어긋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전제 위의 전략은 안전하지 않은데, LTCM의 25배가 넘는 레버리지는 바로 이런 전제를 깔고 있었다.
- 버핏의 대조적 태도: 워런 버핏은 "안전마진"을 고집하는 인물로, 이런 베팅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구조조정 직전 몇 시간 동안 골드만삭스·AIG와 함께 순자산이 약 6억달러로 추정되던 LTCM을 2억5000만달러라는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 시도한 적은 있다.
- 즉 버핏은 과도한 레버리지 베팅은 피했지만, 위기에서 헐값 기회를 잡는 것 자체는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함과 기회주의가 공존했다.
- 1997년 9월 오크트리 메모의 예견: "당신은 투자자인가 투기자인가"(1997년 9월 3일)에서, 시장 하락을 부를 요인은 투자자 신뢰의 하락일 것이지만 그 이유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썼다. "우리는 어떤 서프라이즈도 예상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의상 모순이다 — 서프라이즈는 결코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서프라이즈다. 지정학적 사건, 경기 둔화, 시장 내부 요인(채권과의 경쟁, 사기 적발) 등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 — 오크트리 자신을 포함해서.
- 아버지의 외눈박이 말 농담: 상습 도박꾼이 마침내 말이 한 마리뿐인 경주 소식을 듣고 집세를 걸었지만, 말이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가는 바람에 졌다는 농담을 아버지가 들려주곤 했다. 확실한 것은 없고 더 나은 베팅과 더 나쁜 베팅만 있을 뿐이며, 무언가 잘못될 것을 예상하지 않고 투자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게임을 하는 것이다.
5) 두뇌와 강세장을 혼동하지 마라
- 90년대 초의 출발선: 90년대가 시작될 때 경제와 주식시장은 매우 낮은 수준에 있었다. 그 결과 성공이 쉽게 왔고 리스크 감수가 보상받았으며 가장 큰 리스크를 진 사람들이 최고 수익을 냈다. 그들과 그들의 전략이 최선으로 받아들여졌다.
- 성공의 세 가지 재료: 마크스의 견해로 성공의 재료는 타이밍, 공격성, 실력 세 가지이며, 적절한 시점에 충분한 공격성만 있으면 실력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 그러나 타이밍이 잘 맞은 공격성으로 성공한 사람은 특히 어려운 시기에 그 성공을 반복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 트랙레코드 평가의 원칙: 어떤 투자 실적을 평가할 때는 이 세 요소가 각각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반드시 분리해서 봐야 한다.
6) 신용 사이클의 힘
- 오크트리 자신의 사례: 1990년의 부실채권 펀드가 50%대 총수익을 낸 것은 운용 역량 때문이기도 했지만, 크게는 (a) 공포와 정부 조치로 신용 창구가 닫혔고 (b) 80년대 LBO들이 부채를 차환하지 못해 대거 디폴트했으며 (c) 그 부채를 헐값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경기침체가 이런 상황에 기여했지만, 1993년부터 1998년 중반까지처럼 자본시장이 관대했다면 기업들은 스스로 위기를 넘겼을 것이다. 1990-92년의 긴축 자본시장이 그들을 무너뜨렸다.
- 대출기관의 구조적 행동: 대출기관의 상품은 돈이며, 돈은 궁극의 무차별 상품이기 때문에 호황기에는 더 큰 리스크를 지거나, 이자를 덜 받거나, 조건을 느슨하게 하는 방식으로만 점유율 경쟁이 가능하다. 이 모든 전술은 상황이 어려워지면 순식간에 뒤집혀 대출 위축이라는 큰 고통을 낳는다.
- 쉬운 돈이 만드는 착시: 돈이 흔한 시기엔 마땅히 실패해야 할 기업이 번성하고, 돈이 귀한 시기엔 마땅히 성공해야 할 기업이 무너진다. 쉬운 돈은 LTCM의 초기 성공과 이후 몰락 모두에 핵심이었다.
- 은행과 증권사들은 LTCM의 총 차입 규모나 포트폴리오 내용을 제대로 모른 채, LTCM의 명성에 이끌려 그들 스스로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수준의 자본 레버리지를 허용했다.
- 신용 사이클의 파급력: 신용 사이클의 격렬한 진폭은 대개 실물경기보다 훨씬 크며, 경제·투자 세계의 극단적 사건 상당수의 배후에 있다. 과도한 대출은 1989-92년 부동산 붕괴와 1997-98년 신흥시장 붕괴로 이어진 호황을 키웠고, 긴축 대출은 1990-92년의 파산 물결을 더했다. 다음 위기가 오면 그 배후에 대출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7) 역사는 빨리 잊혀진다
- 미래를 몰라도 살아남는 법: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앞날을 꿰뚫어보지 않고도 가장 위험한 함정을 피하며 지혜롭게 투자할 수 있다 — 과거에 대한 지식만으로도 그 길의 상당 부분을 갈 수 있다.
- LTCM 교훈의 시제: LTCM의 교훈이 유효한 것은 미래를 아는 것과는 무관하다. 레버리지는 언제나 위험하고, 결국 무언가는 잘못되며, 높은 수익을 보면 사람들은 리스크 감수를 천재성으로 착각하고, 신용 사이클의 진폭은 다른 모든 요인을 압도할 수 있으며, 모든 호황은 그 안에 쇠퇴의 씨앗을 품고 있다(모든 불황이 회복의 토대를 마련하듯). 예측은 잊어도 좋다 — 과거의 교훈만 기억해도 충분히 앞서갈 수 있다.
- 산타야나와 반복되는 실수: 조지 산타야나의 유명한 경구처럼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것을 반복할 운명에 처한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실수 상당수는 과거의 재연에 불과하다.
- 30년 전 "최고의 기업들"의 주가는 PER 50배 이상까지 갔다가 붕괴했다(니프티피프티). 10년 전엔 레버리지 투자가 브리지론으로 조달됐다가 금융 창구가 닫히면서 투자은행들이 그 대출을 떠안았다. 5년 전엔 은행들이 파생상품으로 큰 곤경에 빠졌다. 이 모든 패턴이 역사를 잊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관하다 합리화한 이들에게 1998년 다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 갤브레이스의 경고: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에서, 도취를 부추기는 두 요소로 금융 기억의 극단적 짧음을 꼽는다. 금융 재앙은 금세 잊히고, 몇 년 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면 젊고 확신에 찬 새로운 세대가 그것을 눈부신 혁신적 발견으로 환영한다는 것이다. 인간 활동 어느 분야도 금융계만큼 역사가 하찮게 취급되는 곳은 드물다고 그는 말한다.
- 마크스는 이 통찰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한다 — 미래를 알고 통제하는 데 한계가 없다고 믿는 사람은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없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 역사는 갖고 있는 최선의 도구 중 하나다.
오크트리의 원칙과 휴브리스 경계
겸손을 강제하는 격언들
- 프롤랜드의 진단: GM의 찰스 프롤랜드는 LTCM 사람들이 "과도한 확신"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확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확신이 리스크 인식을 마비시켰다는 지적이다.
- 카우프만의 이분법: 헨리 카우프만은 "돈을 잃는 사람은 두 부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모든 것을 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식의 부족만큼이나 지식의 과신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 더티 해리의 한마디: 영화 속 인물 더티 해리조차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통속적인 인용이지만 이 메모 전체의 논지를 압축한다.
- 어머니의 격언: 마크스는 자신의 어머니가 가장 정확했다고 덧붙인다 — "알지 못하면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는 바보다, 피하라." 무지 자체보다 무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위험하다는 요지다.
오크트리의 네 가지 공리
- 미래에 대한 한계 인정: 미래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며, 질문이 "큰 그림"에 가까울수록 그 답을 아는 능력은 더 줄어든다.
- 오류 여유의 상시 확보: 항상 무언가 잘못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오류에 대한 여유(마진 포 에러)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 공포-탐욕 국면별 대응: 시장이 지나친 탐욕을 담고 있을 때는 그 안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의식해야 하고, 반대로 지나치게 공포 쪽으로 기울 때는 그 결과로 생긴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 휴브리스 회피를 위한 자기점검: 스스로의 한계를 끊임없이 상기하고 휴브리스를 피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 방법론이 타당하고 사람이 유능하다면, 휴브리스야말로 실패를 부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결론의 위치: LTCM 교훈의 적용 범위는 그 회사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투자 세계에서 통하는 몇 가지 보편적 진실을 보여줄 뿐이며, 마크스는 이 교훈들을 여기서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메모를 맺는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레버리지 목적을 먼저 구분: 레버리지를 검토할 때는 이미 넓은 스프레드를 증폭하는 용도인지, 좁은 스프레드를 억지로 넓게 보이게 만드는 용도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후자라면 오크트리가 CBO 제안을 5년간 거절했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 레버리지 배수로 취약도를 계산: 자산이 자기자본의 25배를 넘는 구조에서는 단 4%의 가격 하락만으로도 자본이 전액 소진된다는 산술을 자신의 포지션에도 그대로 대입해볼 필요가 있다.
- 트랙레코드는 세 요소로 분해: 어떤 운용 실적이든 타이밍, 공격성, 실력 세 요소의 기여도를 나눠 봐야 한다. 강세장 국면에서의 고수익을 실력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이 메모가 남긴 가장 실용적인 체크리스트다.
- 신용 사이클을 개별 종목보다 앞서 점검: 대출 여건이 완화되는 국면인지 긴축되는 국면인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개별 기업이나 채권의 펀더멘털 분석보다 사이클 국면 예측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마크스 자신의 1990년 부실채권 펀드 경험이 보여준 교훈이다.
- 확률모델을 쓰더라도 재난 여유를 남길 것: 정교한 확률 모형을 활용하더라도 "있음직하지 않은 재앙"에 대한 여유를 계량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모형의 정교함 자체를 안전의 근거로 삼지 말아야 한다.
기억할 발언
- 레버리지 공식: 변동성과 레버리지가 결합하면 폭발적 결과를 낳는다는 마크스의 대표 격언. 그는 이를 자산이 자기자본의 몇십 배에 달할 때 작은 가격 하락도 자본 전액을 지울 수 있다는 산술적 경고로 사용한다 (원문: "volatility + leverage = dynamite")
- 확률과 결과의 간극: 백개먼에서 있음직하지 않은 주사위 눈으로 이겼을 때 친구 브루스 뉴버그가 건넨 말로, 확률 모형이 산출하는 개연성과 실제로 벌어지는 결과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압축한다 (원문: "a big difference between probability and outcome")
- 강세장 착시 경계: 90년대 초 낮은 출발선에서 리스크를 진 사람이 최고 수익을 냈던 시기를 두고, 그 성공을 실력으로 오인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대목의 핵심 문구다 (원문: "Never confuse brains with a bull market")
- 필연적 사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전제 위에 세운 전략은 안전하지 않다는 교훈을 코미디 대사를 빌려 압축한 표현으로, LTCM의 25배 레버리지가 바로 이 전제를 깔고 있었음을 지적한다 (원문: "It's always something")
- 금융 기억의 짧음: 갤브레이스가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에서 짚은 문구로, 금융 재앙이 빠르게 잊히고 비슷한 상황이 새로운 세대에게 혁신처럼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마크스는 이 통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원문: "the extreme brevity of the financial memory")
- 자만과 몰락: 실버불릿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 바로 뒤에 나오는 문장으로, 뛰어난 지성도 자만처럼 몰락에 앞설 뿐 아니라 그 지성에 대한 경외심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을 던지지 못하게 만든다는 이 메모의 핵심 명제다 (원문: "Brilliance, like pride, often goes before the f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