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Nobody Knows II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주말 스냅샷으로 쓴 메모라는 점: 메모 대부분을 격동의 7거래일 조정 직후 주말에 썼고, 정작 월요일 S&P500이 135포인트(4.5퍼센트) 오르며 역대 최대 포인트 상승을 기록했지만 매일의 등락과 금리 인하 하나하나에 맞춰 업데이트할 수 없어 일요일 오후 시점 기준으로 읽어달라고 당부. 목표는 매수·매도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어떻게 사고할지 제안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재확인.
- 재활용된 제목의 무게: 이 메모 제목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틀 뒤 썼던 글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 12년 만에 같은 제목을 다시 쓸 만큼 지금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신호.
- 베팅 이론에서 빌린 프레임: 앤 듀크의 저서에서 인용한 "전문가도 다음 결과를 확신할 수 없고 확률적 우위만 가질 뿐"이라는 구절을 코로나19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음.
- 답 없는 일곱 가지 질문: 전파 경로, 감염 규모, 진정 여부, 치명률, 방역 조치, 경제 충격, 시장 반응까지 바이러스를 둘러싼 핵심 질문 중 어느 하나도 확정된 답이 없다고 못박음.
- 급락의 규모와 그 의미의 분리: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간 S&P500이 12.8퍼센트(432포인트) 빠졌지만, 하락폭이 펀더멘털 악화와 비례하는지는 전혀 다른 질문이라 지적.
- 시장의 비이성적 신호들: 아마존과 구글 주가가 다른 종목과 동반 하락하고, 안전자산이어야 할 금까지 같이 빠지고, 10년물 국채금리가 1.1퍼센트까지 내려간 현상을 근거로 시장이 이성보다 심리에 휘둘리고 있다고 진단.
- 통화정책 실탄의 구조적 한계: 연준 기준금리가 이미 150bp까지 낮아진 상태라 통상적인 500bp 규모의 인하 여력이 없고, 저금리 시대에 쌓인 재정적자가 케인즈적 부양책의 전제 자체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
- 가치평가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판단: 코로나19가 1918년 스페인독감처럼 세상을 영구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기업가치 산정이 불가능할 정도의 사건은 아니라고 봄(스스로 추측임을 명시).
- 실행 지침: "더 빠질까"를 묻지 말고 "가격이 가치 대비 어디 있는가"를 물어야 하며, 저점을 맞추려 하지 말고 하락 국면 전체에 걸쳐 자금을 나눠 투입하라고 결론.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메모를 실시간이 아닌 스냅샷으로 남긴 이유
- 월요일 급반등에도 메모를 고치지 않은 이유: 주말에 초안을 완성했으나 월요일 S&P500이 135포인트(4.5퍼센트) 오르며 역대 최대 포인트 상승을 기록한 뒤에도 매일의 등락과 금리 인하 하나하나에 맞춰 메모를 고칠 수는 없다고 밝히며, 독자에게 일요일 오후 시점의 판단으로 읽어달라고 요청.
- 목표는 처방이 아니라 사고의 틀: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번 메모의 목적도 사라거나 팔라는 지시가 아니라 최근 사건들을 어떻게 사고할지 제안하는 데 있다고 명시. 이 원칙이 이후 이어지는 모든 논증에서 확정적 답 대신 판단 프레임만 제시하는 태도로 일관되게 나타난다.
전문가와 초보자의 차이는 확신이 아니라 확률
- 듀크의 인용을 재소환: 1월 메모 "You Bet!"에서 썼던 앤 듀크의 문장을 다시 꺼내며, 코로나19에 대한 자신의 답변 틀로 삼는다.
- 원문 취지는 베테랑도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다만 더 나은 추측을 할 뿐이라는 것.
- 이 프레임이 이번 메모 전체의 논리적 뼈대가 된다. 이후 나오는 모든 통계와 전망은 "더 나은 추측"이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못박는 장치.
- 자기 자신의 권위도 스스로 낮춘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의견을 묻는 이유는 지능이나 투자 성공, 오랜 경험 때문이지 코로나19 전문성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 이는 논증 전개상 매우 중요한 사전 조치다. 이후 소개하는 각종 전문가 인용(립시치, 제이미슨 등)조차 절대적 사실이 아니라 추정치임을 독자가 잊지 않게 하려는 장치.
중국 사례로 확인한 예측 불가능성 원칙
- 중국의 미래를 묻는 사람들에게 하는 답변: "당신이 거기 살잖아요, 나는 아니에요"라는 반문으로, 한 국가의 미래는 예측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세운다.
- 특히 중국처럼 독특한 체제 아래서는 예측 불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자신의 중국 전망도 "직감"일 뿐이라 못박는다.
- 이 사례는 앞선 듀크 인용 원칙을 지리적 대상(국가)에 적용한 첫 번째 실례이며, 뒤이어 나올 바이러스 논의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한다.
코로나19에 관한 사실 추정 억측의 구분
- 립시치의 삼분법을 그대로 채택: 하버드 역학자 마크 립시치가 팟캐스트에서 제시한 사실, 다른 바이러스 유추에 기반한 추정, 그리고 순수한 의견 및 억측이라는 세 범주를 인용한다.
- 과학자들도 아직은 추정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이를 사실로 전환할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판단.
- 비과학자의 발언은 거의 전부 억측일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한다. 이 삼분법이 다음 섹션에서 나열되는 일곱 개 질문을 분류하는 기준이 된다.
바이러스 자체에 대해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질문들
감염 확산 경로와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
- 전파 경로 자체가 미확정: 다른 감염자와의 접촉 이력이 전혀 없거나 발병국 방문 이력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양성이 나온 사례를 근거로, 전파 경로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
- 그래서 시사하는 바는, 방역 대책 설계의 전제 자체가 아직 불완전하다는 것.
- 세계보건기구의 위험도 상향: 2월 28일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의 확산 위험과 영향 위험 평가를 전세계적으로 매우 높음으로 상향했다고 인용.
- 립시치 박사는 미국 성인의 40퍼센트에서 70퍼센트가 감염될 것이라 추정했다고 소개하되, 이 수치가 맞다거나 받아들여야 할 의견이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유보를 단다.
- 이 유보는 저자 본인의 판단과 인용된 제3자 견해를 섞지 않으려는 태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정 여부와 치명률을 둘러싼 상반된 추정
- 중국 내 신규 확진 추이: 2월 상반기에는 13일 중 9일이 3천명 넘는 신규 확진이었지만, 하순에는 9일 중 8일이 500명 미만으로 줄었다는 데이터를 제시.
- 다만 이 감소가 이동 제한 조치 때문인지, 다른 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 날씨가 더워지면 다른 독감처럼 잦아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번 바이러스에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인다.
- 중증도와 치명률 수치: 감염자 중 경증 이상으로 분류된 비율은 20퍼센트, 치명률은 감염자의 2에서 3퍼센트 수준이라는 당시 보고 데이터를 소개.
- 립시치의 40에서 70퍼센트 감염 추정에 2퍼센트 치명률을 곱하면 미국에서만 백만 명 사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점을 제시.
- 반대로 UC샌프란시스코의 글로벌 보건경제학자 딘 제이미슨 교수는 미국이 중국보다 우월한 의료체계와 수개월의 대비 시간을 가졌다며 수천 명 규모의 대규모 발병 가능성은 낮다고 반박한 견해도 나란히 소개한다.
- 두 견해를 한 인물의 것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각각 누구의 주장인지 구분해 제시한 것이 논증의 균형을 잡아주는 대목이다.
대응 조치와 경제 파급의 사슬
- 방역 조치 자체도 미지수: 학교와 사무실 폐쇄, 자택 대기 지시, 중국식 식료품 배달, 대규모 행사 취소, 백신 개발 시기까지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나열.
- 그래서 시사하는 바는, 경제 충격의 크기를 가늠하려면 먼저 방역 조치의 강도부터 알아야 하는데 그조차 안갯속이라는 점.
- 경제와 시장 반응까지 이어지는 질문 사슬: 사람들이 출근, 쇼핑, 외식, 여행을 못 하게 될 때 국내총생산이 얼마나 줄지,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소비 성향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그리고 경제와 감정이 뒤섞인 시장 반응을 어떻게 계량할지까지 전부 답이 없다고 정리.
- 이 사슬 전체가 앞 문단의 삼분법(사실, 추정, 억측)으로 되짚었을 때 대부분 추정이나 억측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 일곱 질문 나열의 목적 자체를 밝힘: 위 질문들을 늘어놓은 목적은 답을 제시하거나 완결적·권위적으로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정도 자체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명시.
- 이것들이 현재 알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사안이라면, 바이러스의 함의에 대해 신뢰할 만한 진술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곧장 이어진다고 못박는다. 다음 섹션의 실물경제 논의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전환점이다.
실물경제로 번지는 충격의 경로
아시아발 1차 충격에서 글로벌 공급망 충격으로
- 초기에는 중국 국지적 충격: 공장 폐쇄로 인한 중국 경제 위축, 아시아 소매 판매 감소, 아시아행 여행 축소, 세계 공급망 핵심 고리의 정지가 초기 파급 경로였다고 정리.
- 부품 하나만 조달이 끊겨도 대형 장비 생산 전체가 멈출 수 있다는 공급망 취약성을 강조. 대체 공급처가 없다면 단 하나의 부품이 전체 생산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핵심.
- 조달처를 옮기려 해도 시간이 걸리고, 새 지역이 또 다른 발병지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
- 비아시아권으로 확산되는 구체적 사례들: 네슬레가 29만 명 넘는 임직원에게 3월 15일까지 해외 출장을 중단시켰고,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하며 변경 수수료를 면제했다는 사례를 인용.
- 미국 의류 및 신발 업체들이 공급망 지연으로 봄 신상품 부족 우려에 직면했고, 중국 생산 비중이 큰 바비 인형과 너프건 등 장난감 매대가 비어갈 수 있다는 보도를 소개.
- LA항에서만 컨테이너선 운항사들이 4월 1일까지 40건의 운항을 취소했다는 수치도 함께 제시. 이 사례들이 말해주는 것은, 충격이 이제 중국 국경을 넘어 미국 소비 현장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점.
제각각인 성장률 전망치들이 말해주는 것
- S&P글로벌의 전망: 2019년 4분기 2.1퍼센트였던 미국 성장률이 1분기에는 1퍼센트로 둔화할 것으로 보고, 그중 0.5퍼센트포인트를 코로나19 탓으로 돌렸다는 수치를 인용.
- 연간으로는 성장률을 0.1에서 0.2퍼센트포인트 깎는 수준의 완만한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이는 충격이 주로 해외에 국한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고 유보를 단다.
- 제이미슨 교수와 노던트러스트 이코노미스트의 상반된 톤: 제이미슨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성장률을 0.5퍼센트포인트 깎는 수준이며 경기침체까지는 아니고 몇 달 안에 활동이 급반등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소개.
- 반면 노던트러스트의 칼 태넌바움은 "한 달 전의 곧 지나갈 것이라는 전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충격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경고한 견해를 나란히 제시. 두 견해의 온도차 자체가 예측 불가능성의 증거로 활용된다.
- 소비자 기대의 자기실현적 위험: 모닝컨설트의 소비자기대지수가 2월 24일 이후 2.5포인트 떨어져 112.9를 기록했다는 수치를 제시.
- 소비자들이 경기 위축을 예상하기 시작하면 재량적 지출을 미루게 되고, 이것이 실제 총수요를 끌어내리는 자기실현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책당국의 우려를 소개한다. 이는 다음 섹션인 시장 반응 논의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다.
시장의 반응과 그 반응의 비이성성
급락의 규모와 역사적 비교
- 진짜 중요한 질문의 재정의: 급락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가격 변화가 펀더멘털 악화의 정도에 비례하는지 여부라고 못박으며 이후 논의의 초점을 옮긴다.
- 7거래일간의 낙폭: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S&P500이 432포인트, 12.8퍼센트 하락했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이번 조정의 강도를 규정한다.
- 교통은행 산하 BOCOM 인터내셔널의 하오홍은 1896년 이후 이런 낙폭이 발생할 확률이 약 0.1퍼센트에 불과하며, 하락 속도와 VIX 급등 속도가 역대 최고 수준이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라는 견해를 인용.
- 이 통계는 저자 본인의 결론이 아니라 하오홍이라는 특정 애널리스트의 계산임을 명확히 구분해 소개한 것.
- 25년간의 스트레스 사건 계보에 편입: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딘 커넛이 이번 사태를 아시아 외환위기(1997), LTCM 사태(1998), 9월 11일 테러(2001), 회계부정 스캔들(2002), 금융위기(2008-2009), 플래시 크래시(2010), 유로존 위기(2011), 중국 위안화 재고정(2015), VIX 이벤트(2018)와 같은 반열의 사건으로 분류했다는 견해를 소개.
- 이 계보 나열이 갖는 함의는, 이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 국면들은 하나같이 이후 회복 국면에서 인내한 투자자에게 상당한 이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패턴을 상기시키려는 것.
안이한 매도 논리 사슬과 그 반박
- 매도로 이어지는 다섯 단계 논리: 대다수 사람들이 손쉽게 내리는 결론의 흐름을 (a) 질병이 위험하다, (b)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c) 지금까지 이미 큰 반응을 촉발했다, (d) 하락이 어디까지 갈지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e) 더 이상의 참사를 피하려면 팔아야 한다는 다섯 단계로 정리한다.
- 그러나 결론이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위 다섯 단계 중 어느 것도 매도가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고 반박. 각 단계가 사실에 가깝더라도 마지막 행동 지침(e)까지 논리적으로 필연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 비관의 정도를 판정할 근거가 없다는 지적: 위 다섯 문장 모두 어느 정도의 비관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 비관이 적절한 수준인지 부족한 수준인지 과도한 수준인지를 판별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지적.
- 이 판정 불가능성이야말로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무지의 인정 원칙이 시장 심리 논의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대목이며, 뒤이어 나오는 아마존·금·국채금리 사례들이 바로 그 비관 과잉의 구체적 증거로 제시된다.
아마존 구글 금 국채금리에서 드러난 모순
- 9월 11일 테러 비유의 부적합성: 일부에서 이번 사태를 9월 11일 테러와 비교하지만, 그것은 단 하루짜리 사건이었기에 이번 다단계 전개의 적절한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반박.
- 그래서 시사하는 바는, 비유는 쓸 수 있지만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한계를 분명히 그어야 한다는 것.
- 무차별적 투매의 증거: 고객 방문에 의존하지 않는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주가가 시장 전체와 비슷한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
- 특히 아마존은 온라인 주문과 자택 배송이 핵심 사업이라 오히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인데도 같이 빠졌다는 점에서 매도가 종목별 펀더멘털이 아니라 심리에 의해 일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
- 금의 동반 하락이라는 역설: 혼란기의 최종 피난처여야 할 금 역시 지난 한 주 동안 주식과 함께 하락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조정 국면에서 금이 주식과 동반 하락할 논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명시.
- 10년물 국채금리 1.1퍼센트의 함의: 안전자산 선호로 10년물 국채 가격이 오르며 수익률이 1.1퍼센트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
- 이를 자신이 지난 10월 메모에서 비판했던 마이너스 금리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규정. 앞으로 10년간 연 1.1퍼센트 수익만 보장받는 자산에 몰리는 것은 극단적 공포의 표출일 뿐이라 판단.
- S&P500의 배당수익률 2퍼센트, 이전 이익 전망 기준 이익수익률 약 6퍼센트와 비교하면서, 채권 애호가가 아님을 전제하고서도 이 수준의 국채금리를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나쁜 뉴스와 심리 악화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
- 단순 인과관계에 대한 반박: 대다수 투자자가 "나쁜 뉴스가 나오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단선적 인과만 떠올리지만, 실제 과정은 나쁜 뉴스에 더해 심리 악화가 결합해야 가격 하락이 나온다는 자신의 기존 프레임을 재차 인용.
- 나쁜 뉴스도 있었고 가격 하락도 있었지만, 만약 심리가 과도하게 나빠졌다면 뉴스가 정당화하는 수준보다 하락폭이 지나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는다.
- 한 달 전과 지금의 낙관 및 비관 스펙트럼 비교: 2016년 자신의 메모에서 썼던 "현실은 대체로 꽤 좋음과 별로임 사이를 오가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인식이 완벽함과 절망 사이를 오간다"는 취지의 관점을 다시 소환.
- 한 달 전만 해도 대다수가 거시 전망을 낙관 일색으로 봤고 심각한 악재를 떠올리기 어려워했는데, 이제는 상상하지 못했던 촉매가 등장해 공포로 돌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 가지 교훈을 정리한다. 첫째, 경기침체나 조정의 촉매는 항상 예측 가능한 것은 아니다. 둘째, 촉매는 마치 이번 바이러스처럼 뜬금없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촉매의 부정적 효과는 시장이 완벽에 가깝게 가격이 매겨진(priced for perfection) 낙관 상태였을 때 더 크다.
통화 재정정책이라는 실탄의 한계
파월의 성명과 시장의 기대
- 연준 의장의 짧은 성명: 2월 28일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가 경제활동에 진화하는 위험을 제기하고 있으며, 적절히 도구를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고 인용.
- 이 성명 직후 선물시장이 3월 18일 50bp 금리 인하를 완전히 반영했다는 RDQ이코노믹스의 데이터를 제시.
- 시장의 두 가지 암묵적 전제에 대한 반박: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인하와 부양책이 항상 좋은 것이고 그것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두 가지를 당연시하고 있다고 지적.
- 그러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충격 자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 및 재정당국)이 그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되는지 반문한다.
남은 실탄 150bp의 역사적 맥락
- 금리 경로의 연혁: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으로 연준이 사상 처음 단기금리를 제로까지 내렸고, 이후 회복세가 꺾일 것을 우려해 인상을 미루다가 옐런 의장 시절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일련의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퍼센트까지 올렸다는 경과를 정리.
- 2018년 말 금리 수준이 경기 확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파월의 연준이 방향을 틀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그 결과 지금 남은 것이 150bp라는 "제한된 실탄"이라고 규정.
- 통상적 인하 폭과의 격차: 통상적인 경기 대응용 금리 인하 사이클은 대략 500bp 규모인데, 지금 남은 단기금리는 겨우 150bp에 불과하다는 점을 대비시킨다.
- 이번에 50bp를 이미 써버리면 향후 바이러스의 실제 경제 충격이 서서히 드러날 때 남은 100bp 이하로 침체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 지난 8월 메모(On the Other Hand)에서 저금리가 해로운 이유로 꼽았던 "금리를 내릴 여력 자체가 줄어든다"는 지적을 그대로 다시 인용한다.
- 양적완화와 재정정책의 부수적 한계: 금리 인하 외에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여력은 남아 있지만, 연준 대차대조표 확장의 장기적 영향은 알 수 없다고 유보.
- 재정정책, 즉 적자 지출 확대 역시 국가부채를 더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무제한적 해법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케인즈적 재정정책의 전제가 깨진 상황
- 케인즈의 원래 처방과의 괴리: 적자 지출의 아버지로 불리는 케인즈조차 경기가 일자리를 못 만들 만큼 부진할 때 적자를 내고, 부양책이 흑자를 만들어내면 그때 부채를 갚으라고 조언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 그런데 지금은 호황기임에도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와 조 단위 재정적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례적 상황이라고 지적. 경기침체를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 실탄을 선제적으로 소진해버린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 이 결론이 시사하는 바는, 연준과 정부의 정책 도구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 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는 태도는 지금 시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다음 섹션의 밸류에이션 판단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다.
가격과 가치의 관계로 돌아가기
스페인독감과의 비교를 통한 가치평가의 근거
- 틀린 질문과 옳은 질문의 구분: "주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까"라는 질문은 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폐기하고, 대신 "지금까지의 하락으로 가격이 제대로 매겨졌는지, 아니면 여전히 고평가인지, 혹은 이미 저평가로 넘어갔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프레임을 전환한다.
- 단기적으로는 어떤 것도 신뢰할 근거가 없지만, 가격과 가치의 관계는 장기 투자에서 여전히 가장 신뢰할 만한 판단 기준이라는 원칙을 재확인.
- 가치평가가 결코 단순명료하지 않다는 전제: 내재가치를 산정하는 일은 원래도 결코 간단하고 명쾌한 작업이 아니라고 먼저 인정한 뒤, 바이러스가 미래의 세상을 완전히 다르게 바꿔놓을 가능성 때문에 가치 자체가 판단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 1918년 스페인독감과의 명시적 비교: 역사닷컴을 인용해 스페인독감이 전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5억 명을 감염시키고 2천만에서 5천만 명(그중 미국인만 약 67만 5천 명)을 사망케 했다는 수치를 제시.
- 코로나19는 이런 규모의 재현이 아니라, 백신이 있고 오랫동안 다뤄온 계절성 질병에 가깝다고 판단. 매년 미국에서만 3만에서 6만 명이 사망하는 일반 독감과 비교하며, 끔찍하지만 통제 불가능한 재앙과는 다른 범주라고 구분한다.
- 다만 이 판단 역시 "이것도 하나의 추측이며, 우리는 몇 가지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유보를 단다. 이 비교가 시사하는 바는, 백신 개발과 지식 축적이 이뤄지면 이 질병이 세상을 영구히 바꾸거나 기업가치 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 가능성은 낮다는 것.
PER로 본 밸류에이션과 매수 접근법
- 13퍼센트 하락의 의미를 되짚기: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약 13퍼센트 빠졌는데, 이는 미래에 창출될 미국 기업들의 현금흐름 가치가 2월 19일보다 13퍼센트 낮아졌다고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게 큰 폭이라고 지적.
- 다만 이 문장이 지금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선을 긋는다. 2월 19일에 고평가였다면, 하락 후 지금은 저평가가 아니라 그저 고평가 정도가 완화된 상태일 수도 있고, 적정가치이거나 저평가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조건을 세밀하게 나눈다.
- 구체적 PER 수치를 통한 판단: 조정 이전 S&P500의 PER이 약 19배로 2차대전 이후 평균보다 약 20퍼센트 높은 수준이었다고 제시(다만 이 평균이 지금도 유효한 비교 기준인지에 대해서는 양쪽 주장이 있다고 유보).
- 13퍼센트 하락 이후에는 PER이 공정가치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봄. 다만 올해 이익이 이전 전망과 크게 달라진다면 이 계산도 달라질 수 있다고 조건을 단다.
- 매수 적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원칙 재확인: "지금이 살 때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살 때일 것"이라는 뉘앙스 있는 답을 주면서도,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매수 적기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늘 확실한 것은 단지 2주 전보다 절대가격이 낮아졌다는 사실뿐이라고 한정한다.
- 가격 변동의 주 원인은 심리이지만 바이러스 전개도 변수: 향후 주가 향방은 크게 투자자 심리 변화에 좌우되겠지만, 바이러스 관련 실제 전개 상황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 부연.
- 다만 실제 전개가 이미 투자자들이 자산가격에 반영해둔 기대치와 비교해 어떤 결과를 낼지 판단할 근거조차 없다고 재차 유보한다.
- 분할 매수라는 실행 지침: 매수, 매도, 보유 중 지금은 가격이 싸졌으니 일부 매수는 해도 된다고 판단하되, 향후 얼마나 더 나쁜 소식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금을 전부 소진할 논리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
- 대신 바닥에 도달했을 때(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얼마를 투자하고 싶은지 총액을 정해두고, 그중 일부를 지금 집행하라고 권고. 주가가 반등하면 일부 매수해둔 것에 안도할 것이고, 계속 빠지면 남은 자금(과 그것을 쓸 배짱)으로 추가 매수할 수 있다는 논리다.
- 마지막 문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고 확언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인식론적 전제로 메모를 닫는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가격 대 가치 프레임의 재적용: 급락 국면에서 "얼마나 더 빠질까"를 묻는 대신 "지금 가격이 가치 대비 어디 있는가"를 묻는 습관은 코로나19 국면뿐 아니라 모든 급락 국면에 적용 가능한 원칙으로 지금도 유효하게 참고할 수 있다.
- 분할 매수 실행 프레임워크: 바닥을 맞추려 하지 않고 목표 투자 총액을 정한 뒤 하락 국면 전반에 걸쳐 나눠 집행하는 방식은, 방향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금을 배분하는 실무적 틀로 재사용할 수 있다.
- 정책 실탄 점검이라는 체크리스트: 위기 국면에서 중앙은행과 재정당국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실탄(기준금리 여유폭, 재정 여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은, 정책 기대에 기댄 낙관을 경계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점검 항목이다.
- 시장 이상 신호를 심리 지표로 읽는 법: 상관관계가 있어야 할 자산들(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 혹은 사업모델상 충격에서 자유로운 종목과 시장 전체)이 동반 움직임을 보일 때, 이를 펀더멘털 신호가 아니라 심리 과열 또는 과잉 공포의 신호로 해석하는 습관은 지금도 유용한 진단 도구다.
- 안이한 논리 사슬을 경계하는 습관: "나쁜 뉴스가 있었다 -> 반응이 컸다 -> 더 빠질지 모른다 -> 그러니 팔아야 한다"는 식의 손쉬운 다섯 단계 결론에 자동으로 도달하기보다, 각 단계에서 비관의 정도가 적절한지 스스로 되묻는 습관은 급락장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점검법이다.
기억할 발언
- 베테랑의 우위는 확신이 아니다: 전문가도 다음 결과를 알 수 없고 다만 더 나은 추측을 할 뿐이라는 앤 듀크의 결정이론적 통찰을 자신의 코로나19 판단 전체의 전제로 삼는다 (원문: "The veteran will just have a better guess").
-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한 마디: 제목이자 결론으로, 지금이 매수할 때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인식론적 겸손을 마지막 문장으로 다시 못박는다 (원문: "Nobody knows").
- 낙관이 극에 달했던 이전 국면을 가리키는 표현: 조정 직전 시장이 어떤 악재도 상상하기 힘들 만큼 완벽에 가깝게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는 상태를 짚으며, 예측 못한 촉매의 충격이 왜 이토록 컸는지 설명한다 (원문: "priced for perfection").
- 연준의 모호한 약속을 그대로 인용: 파월 의장의 성명이 시장에 안도감을 준 문구를 인용하면서도, 그 이면에 남은 실탄이 150bp뿐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곧바로 대비시킨다 (원문: "we will use our tools and act as appropriate").
- 인식이 극단을 오간다는 자신의 과거 통찰: 2016년 메모에서 썼던 문구를 다시 불러와, 현실은 완만하게 오르내리지만 투자자의 인식은 완벽함과 절망 사이를 오간다고 짚는다 (원문: "flawless to hope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