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bubble.com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버블은 언제나 진짜 혁신 위에서 자란다: 남해회사·라디오·닷컴 모두 세상을 바꿀 실체가 있었지만, 그 실체와 정당화되는 주가는 별개의 문제였다
- 뉴턴조차 광기를 피하지 못했다: 남해회사 버블을 미리 간파하고 팔았던 뉴턴도 결국 고점에서 재매수해 2만 파운드를 잃었다
- 오늘의 기술·인터넷·통신주 랠리는 역사상 손꼽히는 투기 광풍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한다: 마크스는 자신의 최근 신중론이 틀렸음을 인정하면서도 증거는 여전히 과열 쪽을 가리킨다고 본다
- 벤처캐피털 자금은 최근 몇 년의 헤드라인 수익률에 쏠리고 있지만 장기 데이터는 훨씬 온건하다: 1990년대 초 펀드 중앙값은 20%대였고 1994년 이후 vintage 펀드도 중앙값은 0에서 33.7% 사이에 머문다
- IPO 시장은 버블 속의 버블이 됐다: 아카마이는 공모가 26달러에서 첫날 종가 145달러까지 급등해 발행사가 약 10억 달러를 테이블에 남긴 셈이 됐고, 배정 자체가 부유한 고객과 사업 파트너에게 나눠주는 특혜로 변질됐다
- 많은 닷컴 기업의 사업모델은 공짜 제공과 저가 경쟁에 의존해 수익성으로 가는 길이 불투명하다: 한계비용은 거의 제로지만 한계수익 역시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마크스의 관찰이다
- 밸류에이션은 이익이 아니라 주가 자체로 성과를 판단하는 역설에 이르렀다: 야후는 GM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시가총액이 크고 PER는 1,000배를 넘는다
- 가격이 높다는 것과 다음이 하락이라는 것은 다른 명제다: 마크스는 밸류에이션이 결국 중요해지리라 믿지만 그 시점을 예단하지는 않는다
남해회사 버블 - 투기의 원형
남해회사의 설립과 주가 급등 1711-1720
- 국채를 주식으로 바꿔주는 대가로 독점권을 얻다: 남해회사는 1711년 영국 정부 부채 일부를 떠안고 이를 주식 발행 대금으로 갚아주는 대가로 스페인령 남미와의 무역 독점권과 노예 판매 독점권을 받았다
- 실제로 이 사업에서 이익이 실현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기대만으로 주가가 뛰기 시작했으며, 정부 부채를 민간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구조 자체가 이미 투기적 순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 1720년 한 해 동안 주가가 8배 넘게 뛰었다: 1720년 1월 128파운드였던 주가는 6월 1,050파운드까지 치솟았다
- 5개월 만에 발생한 이 급등은 회사의 실제 사업 성과와는 무관했고, 아이작 뉴턴을 비롯한 당대 영국 부유층 다수가 이 열기에 뛰어들었다
- 9월에 거품이 터지며 고점 대비 80% 폭락했다: 6월 고점 1,050파운드였던 주가는 9월 200파운드 밑으로 떨어졌다
- 불과 3개월 만에 벌어진 이 붕괴 패턴, 즉 짧은 급등과 뒤이은 급락은 이후 여러 버블에서 반복되는 전형이 된다
뉴턴의 교훈 - 광기를 피했다가 다시 뛰어들다
- 뉴턴은 상승 초입에 투기적 성격을 알아채고 팔았다: 당시 조폐국장이던 뉴턴은 7,000파운드어치 주식을 일찌감치 처분했다
- 시장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들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해지며, 이는 지적 능력과 시장 예측력이 별개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일화다
- 그러나 뉴턴도 주변의 수익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그는 결국 고점에서 주식을 다시 사들여 2만 파운드의 손실을 입었다
- 세계에서 손꼽히는 지성조차 군중 심리 앞에서 흔들렸다는 사실은 오늘날 투자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경고다
- 이 일화는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구도를 예고한다: 버블을 알아보는 것과 그 안에서 자신의 판단을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이라는 점이다
- 마크스 자신도 뒤에서 최근 신중론이 틀렸다고 고백하며 이 구도를 스스로에게 적용한다
챈슬러가 기록한 투기 심리의 패턴
사익 추구의 정당화와 이름값 투자
- 탐욕이 공익을 낳는다는 이념이 남해회사 붐을 뒷받침했다: 챈슬러는 당시 사익 추구 이데올로기가 1690년대 위기 이후 회복되어, 탐욕과 사치조차 공공의 이익을 낳는다는 논리로 정당화됐다고 기록한다
- 마크스는 이를 1980년대 "탐욕은 선하다"는 합리화와 직접 연결하며, 시대는 다르지만 이익을 정당화하는 수사는 반복된다고 본다
-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이름만 보고 투자하는 심리가 당시에도 있었다: 당대 가장 유명한 가공의 버블 회사 중 하나는 "큰 이익이 있는 사업을 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회사였다고 전해진다
- 마크스는 이를 오늘날 투자자들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 채 이름이나 티커만 보고 매수하는 행태와 나란히 놓으며, CMGI라는 종목을 다섯 달째 거래하면서 CEO 이름조차 모르는 투자자 사례를 뒤에서 인용한다
순환논리와 정당화의 함정
- 주가가 오를수록 오히려 더 싸다는 순환논리가 유행했다: 당시 일부는 주가가 높을수록 오히려 더 살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사는 순간의 가격이 높을수록 향후 얻을 이익 비율도 커진다는 논리였다
- 챈슬러는 이를 세상이 시작된 이래 이런 착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는 당대 인용문으로 기록하며, 마크스는 이 순환논리를 "개념만 옳다면 너무 높은 가격은 없다"는 오늘날의 태도와 동일시한다
- 높은 발행가에도 계속 주식을 찍어낼 수 있다는 능력 자체가 수익성의 증거로 오인됐다: 이익이 없어도 계속 오르는 가격에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치 회사의 성공을 증명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 오늘날의 닷컴 기업들도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계속 신주를 발행하며, 마크스는 이 순환성이야말로 공정가치 계산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더 큰 바보 이론과 시대의 열풍
- 장기 전망이 절망적임을 알고도 사는 투자자들이 있었다: 남해회사의 전직 출납계원 애덤 앤더슨은 많은 매수자들이 장기 전망이 가망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보다 더 잘 속는 누군가에게 붐비는 골목에서 떠넘길 생각으로 샀다고 증언했다
- 마크스는 이를 "더 큰 바보 이론"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증거로 인용하며, 이는 오늘날 펀더멘털이 아니라 다음 매수자를 기대하고 사는 모멘텀 투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 당대의 풍자시가 보여주듯 이성적인 사람은 오히려 수익을 놓쳤다: 에드워드 워드의 풍자시는 이성의 원칙을 따르는 사람들은 남해 열풍에서 살찌지 못하고, 오히려 생각 없는 젊은 무모함이 그 열풍에서 번성한다고 노래했다
- 마크스는 이를 두고 이익이 이성이나 경험에 제약받지 않는 이들에게 돌아갔다고 정리하며, 이는 오늘날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는 투자자들이 초기 수익을 얻는 상황과 겹친다
- 회사 이름이 온 나라의 화제가 되고 평범한 사람들도 본업을 버리고 투기에 뛰어들었다: 로버트 딕비는 남해회사 주가가 영국 대화의 유일한 화제가 됐고, 템스강에 정박한 배 100척 이상이 매물로 나올 만큼 사람들이 본업 대신 주식 투기를 택했다고 기록했다
- 마크스는 이 장면을 오늘날 사람들이 본업을 그만두고 데이트레이딩에 뛰어드는 현상과 같은 것으로 보며, 회사 이름이 신문 1면을 장식하고 평범한 사람이 부를 얻는 이야기가 퍼지는 구조 자체가 버블의 신호라고 본다
오늘의 버블 진단과 마크스의 자기 고백
마크스 자신의 판단 오류 고백
- 자신의 최근 신중론을 스스로 틀렸다고 인정한다: 마크스는 최근 자신의 시장 경계론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틀렸다"고 밝힌다
-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부정적 편향을 인정하면서도 약세론자들의 논리가 설득력 있고 강세론자들의 낙관은 순진하다고 느낀다고 밝히며, 판단이 틀렸다고 해서 논지 자체를 접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 기술·인터넷·통신주 시장이 과열된 투기 상태라는 증거가 압도적이라고 판단한다: 마크스는 과거 광풍들과의 유사성이 놀라울 정도라고 본다
- 그는 이 부분부터 자신이 참고한 여러 자료를 종합해 논지를 전개하겠다고 밝히며, 이 메모가 독창적 주장이 아니라 여러 출처의 관찰을 엮어낸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명시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 - RCA와 라디오
- RCA는 라디오산업의 승자였지만 주가는 그 승리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 1920년대 무선통신은 실제로 세상을 바꿔 가정 오락, 전자광고, 실시간 이벤트 중계를 만들어냈고 RCA가 그 승자였다. RCA 주가는 1927년 중반 8달러에서 1929년 중반 114달러까지 뛰었다
- 산업이 세상을 바꾼다는 예측은 정확했지만, 그 예측이 맞았다는 사실과 주가가 정당했다는 사실은 별개였다
- 대공황 이후 RCA는 고점의 극히 일부 수준으로 추락했고 회복은 수십 년이 걸렸다: 114달러였던 주가는 3년 만에 2.5달러까지 떨어졌다. 대공황이 이 붕괴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지만, 전후 회복이 진행된 1929년 이후 25년이 지난 시점에도 RCA 주가는 고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 마크스는 오늘날 투자자들도 세상을 바꿀 능력에 대해 다시 한 번 과도한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버핏의 경쟁우위론과 항공·자동차 산업의 교훈
- 버핏은 산업의 사회적 영향력과 개별 기업의 투자가치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포춘지에 소개된 버핏의 관찰에 따르면 비행기와 자동차도 세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됐고 실제로 그랬지만, 두 산업의 제조업체 대부분은 지금 사라졌다. 항공산업은 창립 이래 1992년까지 누적 이익이 정확히 제로였다
- 세상을 얼마나 바꾸느냐가 아니라 개별 기업이 얼마나 오래 경쟁우위를 지키느냐가 투자의 본질이라는 것이 버핏의 결론이다
- 버핏의 이런 관점은 당시 시장 분위기와 정면으로 배치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두가 버핏처럼 되고 싶어했지만 닷컴 열풍 국면에서는 그의 접근법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됐다고 마크스는 지적한다
- 이는 검증된 투자철학조차 유행이 바뀌면 얼마나 쉽게 무시되는지를 보여주며, 마크스는 이 대목에서 버핏의 논리를 자신의 논지의 핵심 축으로 삼는다
버블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방식
데이트레이더의 등장과 커리어 대이동
- 남해회사 시절 배를 팔고 투자자로 전업했던 패턴이 그대로 재현된다: 당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노동자에서 투자자로 전업했던 것처럼, 오늘날 수천 명의 미국인이 전업 혹은 부업으로 온라인 트레이더가 됐다
- 12월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터넷 벤처에 투자하는 CMGI라는 회사 주식만 5개월째 거래해온 한 개인을 소개했는데, 그는 그 회사 CEO의 이름조차 몰랐다. 상승 모멘텀을 타려는 행태이지 회사가 왜 잘 나가는지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이 마크스의 지적이다
- 경영대학원 지원자가 줄고 중퇴자가 늘었다: 11월 28일 뉴욕타임스 1면 보도에 따르면 여러 경영대학원의 지원자 수가 정체되거나 감소했고 GMAT 응시자 수도 크게 줄었으며, 적지 않은 MBA 학생들이 1년차를 마친 뒤 유망 분야로 자퇴했다
- 한 창업학 교수는 향후 1-2년 안에 모든 전자상거래 아이디어의 영역이 선점될 것이므로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걸 지켜볼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마크스에게 말했다. 5년 전 인기 진로는 투자은행이었지만 이제 투자은행들은 최상위 학생들의 면접 신청조차 받기 어려워졌다
-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왜곡됐다: 마크스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창업금융 수업에서 부실채권 투자 사례를 발표했을 때, 학생 절반의 반응은 벤처캐피털로 100%를 벌 수 있는데 왜 연 20-25%에 만족하냐는 것이었다
- 이 반응은 다음 절에서 다룰 벤처캐피털 데이터의 실제 분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기대치이며, 마크스는 버블 심리가 젊은 투자자들의 기대치 형성에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한다
벤처캐피털·인터넷 기업으로의 인재 유출
- 투자 업계 내부에서도 닷컴 투자로 거액을 번 사례가 일상화됐다: 마크스는 투자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올해 닷컴 투자로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를 번 사람을 알거나 알 만하다고 말한다
- 이런 분위기는 평생에 걸쳐 부를 쌓은 바이아웃 전문가들조차 스스로를 저성과자처럼 느끼게 만들며, 11월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KKR 파트너가 사임 후 벤처캐피털로 옮긴 사례를 다뤘다
- 성숙한 기술기업조차 인력 유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벤처캐피털리스트와 기술 전문가들이 인터넷 기업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의 CFO조차 광섬유 회사로 이직했다
- 마크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17년째 상장돼 골드러시가 끝난 회사에서조차 하룻밤 새 부를 얻은 사람들이 계속 등장한다고 지적하며, 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임원들이 인터넷 관련 벤처로 몰려가는 모습을 황금 항아리를 좇는 거대한 파도에 비유했다
- 투자은행가들마저 대거 이동 대열에 합류했다: 12월 14일 뉴욕타임스는 "월가는 현금은 넘치지만 부러움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투자은행가들의 이직 행렬을 다뤘다
- 벤처캐피털리스트와 기술 전문가에 이어 전통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커리어로 꼽히던 투자은행가들까지 흔들렸다는 사실은 이 열풍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인력 지형을 뒤흔들었는지 보여준다
벤처캐피털의 유혹과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
헤드라인 수익률과 실제 체감의 괴리
- 한 대학 기금의 야후 투자 사례가 벤처캐피털 붐을 상징한다: 한 대학 재무담당자는 벤처펀드를 통한 야후 투자 2만9,000달러가 5,400만 달러로 불어났다고 마크스에게 전했다
- 매각하지 않았다면 메모 작성 시점 기준 그 두 배 이상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마크스는 이 반응에 휩쓸리기 전에 먼저 벤처캐피털의 짧은 역사를 담은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1980-90년대 수익률의 현실
- 1980년대 결성 펀드의 수익률은 지금과 비교하면 소박했다: 1984-1989년 결성된 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 기준 중앙값 수익률은 7.5-15.1%에 그쳤고, 1990-1994년 결성 펀드는 20.4-29.7%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박이라 부를 수준은 아니었다
- 거의 매년 상위 4분의 1을 제외한 나머지 중 4분의 1 이상은 10%에서 마이너스 사이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수익률의 착시 - 평균과 중앙값의 괴리
- 1994년 이후 vintage 펀드부터 눈에 띄는 고수익이 나타났다: 1994년 이후 결성된 모든 vintage year에서 최소 한 개 이상의 펀드가 연 2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994-1999년 vintage 펀드들의 중앙값 수익률은 여전히 0%에서 33.7% 사이에 머문다
- 이 수치가 이르다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최상위 펀드의 화려한 성과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는 그대로 드러난다
- 1994년 vintage를 대표 사례로 뜯어보면 평균과 중앙값의 격차가 뚜렷하다: 1994년 최고 펀드는 연 23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평균 펀드 수익률도 연 45%로 인상적이지만, 중앙값 펀드의 수익률은 연 22.5%에 그친다
- 하위 4분의 1에 속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연 6.4%에서 마이너스 13.2% 사이였다
- 1994년 이후 최근 연도들도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최근 몇 년의 vintage 펀드들 역시 최고 성과자에게는 경이롭고 평균적으로는 양호하지만 전체가 다 성공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똑같은 구조를 보인다
- 다만 결성된 지 얼마 안 돼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단서가 붙는다고 마크스는 덧붙인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경고
- 너무 좋은 투자 기회도 잘못된 수급 관계로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 마크스의 원칙이다: 아이디어에 비해 자금이 너무 많으면 조건이 나빠지고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진다. 최근 헤드라인 수익률이 불붙인 열기, 갈 곳을 찾는 막대한 자금, 벤처사들이 받아들이는 확대된 투자금 규모, 창업자 대비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협상력 약화, 급하게 투자를 서둘러야 하는 압박, 주니어 인력이 쉽게 독립해 자기 펀드를 차릴 수 있는 환경,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자기 투자자 대비 협상력 강화, 그로 인한 성과보수 비율 인상까지 여덟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고 마크스는 정리한다
- 이 여덟 가지는 좋은 성과가 더 많은 자금을 부르고 그 자금이 다시 조건을 악화시키는 하나의 순환 고리를 이룬다
- 낮은 위험의 큰 이익은 대개 정반대 국면에서 나왔다는 것이 마크스의 경험칙이다: 최근 성과가 부진하고 자본이 희소하며 투자자들이 소극적이고 모두가 "말도 안 된다"고 말할 때가 저위험 고수익 기회의 시점이었다. 오늘날은 반대로 성과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자금이 넘쳐나며 모두가 "당연하지"라고 말하는 국면이다
- 1994년 시점에서 1981-1992년 결성 펀드를 돌아보면 평균 순수익률이 12%를 넘는 해는 단 한 해뿐이었고 12년 중 9년이 한 자릿수 수익률이었는데도 투자자들은 78억 달러를 벤처펀드에 투입했다. 1998년에는 헤드라인 수익률에 이끌려 그 세 배가 넘는 261억 달러가 투입됐다
- 좋은 펀드에 대한 접근 자체가 희소해진 것이 마지막 경고 신호다: 지금은 오직 더 많은 돈을 벤처캐피털에 넣고 싶어하지만 정작 가장 인기 있는 펀드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다는 말만 들린다
- 마크스는 이것이 향후 수익률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독자의 추론에 맡긴다며, 결론을 직접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히려 경고의 무게를 더한다
IPO 광풍 - 버블 속의 버블
신규 상장이 안전한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다
-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신규 상장 자체가 손쉬운 수익 창구로 인식된다: 예전에는 신규 상장 기업이 투자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해야 했지만, 지금은 창업자가 팔고 싶어하는 가격에 사는 것 자체가 손쉬운 돈벌이라는 확신이 자리잡았다
- 1999년 평균적인 신규 상장주는 발행 후 평균 약 6개월 시점 기준 공모가 대비 약 160% 상승했는데, 이는 그 이전 최고 기록 연도 평균 상승폭의 네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카마이 사례와 가격 결정의 모순
- 아카마이는 상장 첫날의 폭등을 상징하는 사례다: 12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카마이는 10월 29일 26달러에 상장해 그날 종가 145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130억 달러에 달했다. 저널은 14개월 전만 해도 이 회사는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 메모 작성 시점 아카마이 주가는 328달러로 시가총액 290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1999년 첫 9개월 동안 매출은 130만 달러, 손실은 2,800만 달러였다
- 공모가와 첫날 종가의 괴리는 논리적으로 둘 중 하나를 의미한다고 마크스는 지적한다: 공모가가 첫날 종가의 18%에 불과했는데, 이는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회사를 제 가치의 82% 아래로 헐값에 팔았거나 아니면 시장이 틀렸다는 뜻이다
- 발행사가 의도적으로 저가에 공모해 첫날 급등이 만드는 화제성을 이용하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지만, 종가 145달러가 정당한 가격이었다면 아카마이는 800만 주를 팔면서 약 10억 달러를 테이블에 남긴 셈이 된다
IPO 참여 자체가 특혜가 된 현실
- IPO 배정은 투자은행이 부유한 고객을 유치하는 수단이 됐다: 투자은행들은 자산가 개인 고객에게 유망 IPO 물량을 배정해주겠다는 약속으로 다른 자산운용사와 경쟁했다
- 신규 상장 주식을 배정받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특전으로 취급되는 이 현상은, 공모주를 사는 것이 이미 손쉬운 수익을 보장한다는 시장 전반의 확신을 그대로 반영한다
- 기술기업들도 IPO 주식을 사업관계를 다지는 도구로 활용했다: 기술 기업들은 자사 IPO 물량을 고객사에 배정해 거래 관계를 굳히는 수단으로 썼다
- 이는 원래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절차였던 IPO가, 사업적 이해관계를 주고받는 통화처럼 쓰이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락업 해제와 공급 폭탄, 그리고 목적이 뒤바뀐 창업 문화
- 상장 이후 실사와 밸류에이션의 엄밀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마크스는 각 신규 상장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 실사가 이뤄지는지, 담당 인력의 경험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다
- 락업 기간이 끝나 창업자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여전히 보유한 80-90%의 지분을 팔기 시작하고 직원 스톡옵션이 행사되기 시작할 때, 공급이 5배 10배로 늘어나면 어떤 가격이 형성될지도 미지수다
- 창업의 목적 자체가 회사가 아니라 상장으로 옮겨갔다: 마이클 루이스의 책 "The New, New Thing"이 다룬 벤처캐피털리스트 짐 클라크의 경력을 보면, 오늘날 창업가는 과거처럼 아이디어에서 스타트업, 회사로 이어지는 순서가 아니라 아이디어에서 스타트업, 곧바로 상장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생각한다
- 과거에는 성공적인 회사 건설의 결과로 현금화가 뒤따랐다면, 지금은 현금화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마크스의 관찰이다
회사들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가
공짜 경제의 역설
- 혁신과 수익 창출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마크스의 대전제다: 세상을 바꾸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며, 미래에는 낡은 규칙 상당수가 통하지 않겠지만 수입이 비용보다 많아야 이익이 난다는 원칙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그는 못박는다
- 닷컴 기업들은 가격 인하를 넘어 아예 무료 제공으로 나아갔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다룬 것처럼, 과거 상인들은 가격을 낮추면 더 많이 팔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인터넷 기업들은 아예 공짜로 나눠주면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다는 데까지 나아갔다
- 카드 서비스 업체 이그리팅스 네트워크의 CEO는 요금을 받는 것은 작은 아이디어였고 무료로 주는 것이 정말 큰 아이디어라고 말했고,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주지 않으면 다른 스타트업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계비용과 한계수익 모두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마크스의 핵심 관찰이다: 팩스, 장거리 전화, 음악, 웹브라우저, 심지어 인터넷 접속 자체까지 공짜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사용자를 한 명 더 추가하는 한계비용이 사실상 제로라고 말했지만, 마크스는 문제는 한계수익 역시 정확히 제로라는 점이라고 반박한다. 무료 제공은 트래픽과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익으로 이어질지는 명확하지 않다
- 마크스는 아버지가 들려준 오래된 농담을 빌려 이 역설을 설명한다: "파는 모든 것에서 손해를 본다"면서도 사업을 유지하는 방법을 묻자 "박리다매로 만회한다"거나 "일요일엔 문을 닫는다"거나 "원가 이하로 사들인다"고 답하는 식이다
- 이 농담은 수익성이라는 수수께끼가 얼마나 많은 닷컴 기업들에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는지를 풍자하며, 마크스는 일부 기업은 결국 이를 풀겠지만 결코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오프라인을 대체한다던 사업 모델의 현실
- 재고와 광고비를 없앤다던 약속은 실현되지 않았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사이버공간에서의 사업은 전통적 광고를 필요 없게 만들고 "가상 재고"가 오프라인 창고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금은 아마존닷컴이 막대한 금액을 창고에 쏟아붓고 인터넷 기업들의 공격적인 광고 구매로 미디어 광고 단가가 오히려 매진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 이토이즈는 매장 없이 사업하겠다고 하지만, 마크스는 토이저러스 매장이 결국 앞을 예쁘게 꾸민 창고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한다
- 웹밴의 배송 모델은 비용 구조상 성립하기 어려웠다: 웹밴 그룹은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팔아 매장 비용을 아끼는 대신 무료 배송을 제공했는데, 12월 15일 저널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평균 주문 규모는 72달러로 가정배송 비용을 흡수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 1999년 첫 9개월 동안 웹밴은 매출 420만 달러에 9,5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존 기업의 반격과 경쟁 심화
- 전통 강자들이 결국 방어에 나서기 시작했다: 메릴린치는 이트레이드에 대응해 고객이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고, 앨버트슨스와 크로거는 웹밴 같은 회사에 식료품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실험적 가정배송 시스템을 발표했다. 12월 17일 LA타임스는 토이저러스와 월마트가 이토이즈에 맞서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 실제로 이토이즈 주가는 3개월 전 고점 대비 70% 하락해 71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 닷컴 기업들끼리의 경쟁도 수익성을 지연시키고 제한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대다수 전자상거래 기업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빠른 진입과 초기 시장점유율, 이른바 "선점자 우위"뿐이며 특허 보호나 의미 있는 제품 차별화는 드물다. 마크스는 각 사업 영역, 당시 닷컴 업계 은어로 "스페이스"라 불리던 시장에서 이 구도가 반복된다고 본다
- 웹에서는 누구나 최저가를 즉시 찾아낼 수 있고 위치도 무의미해지므로, 시장점유율을 위해 언제든 가격을 제로까지 낮출 경쟁자가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마크스의 결론이다
밸류에이션 - 결국 가격의 문제
프라이스라인·웹밴·VA리눅스가 보여주는 가격의 왜곡
- 프라이스라인은 손실을 내면서도 대형 항공사 두 곳을 합친 것과 맞먹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할인 항공권 경매업체 프라이스라인은 9월 분기 매출 1억5,200만 달러에 순손실 1억200만 달러를 냈지만 시가총액은 75억 달러였다. 반면 이익을 내는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합산 매출 71억 달러, 이익 4억6,900만 달러)의 시가총액 합계는 73억 달러에 그쳤다
- 실적 규모와 시가총액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 구도가 밸류에이션 왜곡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웹밴은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73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1999년에 창업한 웹밴은 9월 분기 매출 380만 달러, 순이익 35만 달러에 불과했는데도 시장은 73억 달러를 매겼다
- 앞서 언급한 웹밴의 배송 채산성 문제와 겹쳐 보면 이 가치평가의 근거는 더욱 취약하다
- VA리눅스는 상장 첫날 최대 상승률 기록을 세우며 애플 시가총액의 절반에 도달했다: 12월 9일 공모가 30달러로 상장해 그날 698% 오른 239달러로 마감, 시가총액 95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1999년 매출은 1,770만 달러에 손실 1,450만 달러였다. 같은 시기 애플은 최근 12개월간 6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
- 이 기록은 1998년 11월 theglobe.com이 606% 상승하며 세운 종전 기록을 깬 것인데, theglobe.com 주가는 메모 작성 시점 8달러로 내려앉아 있어 첫날 급등이 지속가능한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야후·AOL·시스코의 PER과 산업재 기업과의 비교
- 야후는 GM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크고 PER는 1,000배를 넘었다: 시가총액 1,190억 달러, 주가 432달러 기준 1999년 추정이익 대비 PER는 1,000배를 살짝 웃돌았다. AOL은 진행 중인 6월 결산연도 예상이익의 거의 250배, 시스코는 100배가 넘는 수준에서 거래됐고, 찰스 슈왑도 1999년 추정이익의 54배로 골드만삭스 배수의 세 배에 달했다
- 배런스에 따르면 나스닥 전체 PER는 11월 170을 돌파하고 연말 200에 근접했는데, 이것이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 평균이라는 점이 더 놀랍다
- 샌포드번스타인 분석은 신구 경제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를 숫자로 드러낸다: 9월 30일 기준 AOL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합쳐 6,250억 달러에 사면 매출 250억 달러, 이익 70억 달러를 얻는다. 반면 같은 6,350억 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처브·필립모리스 등 70개 산업재·금융·운송·유틸리티 기업을 사면 매출 7,470억 달러, 이익 430억 달러를 얻는다
- 두 그룹의 성장 전망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도, PER 89배와 15배라는 6배 차이를 그 전망 차이만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 마크스는 묻는다
- 레드햇 같은 기업은 이익이 아니라 매출 배수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터넷 기업 다수의 PER가 마이너스일 만큼 무의미해지자 주가매출비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레드햇은 8월 분기 연환산 매출의 약 1,000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 마크스는 이런 기업들이 실체가 아니라 개념으로만 존재하며 주가가 밸류에이션의 정박지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복권 심리와 기술주의 상대 성과 차트
- 주가가 실적을 판단하는 역설적 기준이 되고 있다: 12월 10일 저널은 이런 이례적 상황에서 주가 자체가 기업 성과를 가늠하는 데 이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썼다
- 마크스는 원래 사업 실적을 먼저 파악한 뒤 주가를 매기는 것이 순서인데, 지금은 그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한다
- 레터맨의 농담이 시대상을 압축한다: 데이비드 레터맨은 뉴욕타임스가 마련한 서기 3000년을 위한 타임캡슐 기고에서, 이 시대 사람들에 대해 후세가 알아야 할 사실 중 하나로 억만장자가 되려면 아무 단어나 골라 뒤에 닷컴만 붙이면 됐다는 점을 꼽았다
- 마크스는 이 농담을 인용하며, 얼마나 많은 밸류에이션이 실체가 아니라 이름표 하나에 기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삼는다
- 밸류에이션 기준이 사라진 자리를 복권식 사고가 채운다: 오늘날 투자 모델은 예상이익과 PER에 기반한 연 20-30% 수익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에 기대는 1,000% 수익의 기회에 가깝다
- 최근 성공한 딜의 상승폭은 대략 100대 1 수준이며, 이 정도 잠재력은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아도 투자를 정당화하게 만든다. 마크스는 공포와 탐욕보다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지금 가장 강한 동기라고 본다
- 벤처 피치 자체가 IPO 시나리오로 요약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크스가 소개하는 전형적인 피치는 3천만 달러 가치로 평가되는 회사에 1차 자금을 대면 2년 안에 20억 달러로 상장시킬 수 있다는 식이거나, 공모가 20달러가 첫날 100달러로 마감하고 6개월 안에 2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식이다
- 마크스는 이런 제안을 거절했다가 틀렸을 위험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이런 구조에서는 매수 압력이 거의 저항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고 지적한다
- 과거의 성공 사례와 비교해도 지금의 상승 배율과 속도는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큰 수익을 낸 아이디어와 IPO는 늘 있었지만, 그때는 승자가 수백만 달러를 벌었지 수십억 달러를 벌지 않았고 그 과정도 몇 해가 걸렸지 몇 달 만에 끝나지 않았다
- 참여 압박이 오늘날처럼 크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배율과 속도의 차이에 있다는 것이 마크스의 설명이다
- 배런스가 게재한 상대 성과 차트는 최근 기술주 초과성과가 전례 없는 수준임을 보여준다: 9월 27일자 차트는 지난 20년간 기술주가 대형주 대비 부진과 초과성과를 번갈아 겪었지만, 최근 초과성과는 이 강세장 국면 안에서도 유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크스는 이 차트조차 인용 시점에 이미 낡은 데이터라고 덧붙인다
- 차트를 소개한 앨런 아벨슨은 변화가 유일한 상수인 분야의 기업 주가가 거의 한 세기치 이익을 선반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스티브 발머조차 9월에 기술주가 고평가됐다고 말했지만 그 후 기술주와 그의 회사 주가 모두 더 올랐다
마크스가 얻은 다섯 가지 교훈
버튼 빅스의 경고와 마크스가 정리한 다섯 가지 원칙
-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바튼 빅스는 이 열풍을 사상 최대급 광풍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해온(그리고 그 신중함이 아직까지는 틀렸던) 저명한 관찰자 빅스는 11월 29일 전략보고서에서 기술·인터넷·통신 열풍이 포물선을 그리며 사상 최대 규모의 광풍 중 하나로 치닫고 있다고 단정했다
- 그는 역사적으로 광풍은 거의 예외 없이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발전에 기반해 있었지만, 그 거품 국면은 예외 없이 눈물과 막대한 부의 파괴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 빅스는 많은 전문 투자자들이 지금 벌어지는 일이 광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멘텀이 살아있는 한 계속 투자하고 모멘텀이 꺾이면 빠져나오겠다는 전략을 쓰지만, 대부분이 대규모 포지션을 들고 같은 모멘텀을 따르기 때문에 제때 빠져나갈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마크스는 이 메모를 다섯 가지 교훈으로 정리한다: 첫째,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되는 긍정적 요인이 진짜라 해도 값을 과하게 치르면 손실이 날 수 있다. 둘째, 그 긍정적 요인과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막대한 이익은 참여를 거부해온 사람들마저 결국 항복하게 만들 수 있다
- 셋째, 어떤 종목이나 업종, 시장의 정점은 마지막까지 버티던 매수 후보자가 마침내 매수에 나서는 순간에 형성되며 그 시점은 종종 펀더멘털과 무관하다. 넷째,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과 "다음 움직임이 하락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이며, 고평가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다섯째, 그럼에도 결국은 밸류에이션이 중요해진다
- 마크스는 하락을 예측하는 것과 회의적으로 검토할 것을 권하는 것을 구분한다: 기술·인터넷·통신주가 너무 비싸며 곧 하락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늘날 달려오는 화물열차 앞에 서는 것과 같다고 그는 말한다
- 그러나 이 열풍이 거대한 붐의 혜택을 입었고 그 자체로 매우 회의적인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고객들에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히며, 이 구분이야말로 메모 전체의 태도를 요약한다
- 메모 말미의 추신은 하락 시나리오의 파급 경로를 짚는다: 마크스는 세계 경제가 미국의 번영에, 미국의 번영은 증시 건강에, 증시 성과는 소수의 기술·인터넷·통신주 상승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소수 종목에서 불가피한 조정이 오면 여파가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는 묵시록적 시각을 소개한다
- 그는 이 가설이 얼마나 맞아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못박으며, 2000년 1월 1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훨씬 온건한 시각도 함께 소개하며 메모를 마무리한다
- 메모는 남해회사에서 출발해 다시 검증되지 않은 낙관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취한다: 마크스는 서두에 소개한 남해회사 버블과 뉴턴의 일화가 결론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유효한 프레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 지적 능력이나 회의적 태도만으로는 광풍 속에서 자신의 판단을 지키기 어렵다는 교훈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메모를 관통하며, 마크스는 예측이 아니라 경계심을 유지하는 것 자체를 이 메모의 목적으로 삼는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밸류에이션과 서사가 괴리될 때는 서사의 매력이 아니라 지불하는 가격을 먼저 따져야 한다: 산업이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가 옳아도 개별 종목에 낸 값이 과하면 손실은 그대로 발생한다. 새로운 기술 테마에 접근할 때마다 이익·매출 대비 배수를 먼저 점검하는 습관이 이 메모의 가장 직접적인 실용적 교훈이다
- 모멘텀을 따르는 전략은 출구 전략의 신뢰도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바튼 빅스가 지적했듯 대규모 포지션을 들고 같은 모멘텀을 따르는 투자자들이 동시에 빠져나가려 할 때는 그 출구 자체가 좁아진다. 유동성이 얇은 테마에 집중 투자할 때는 이 구조적 위험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 최근 헤드라인 수익률에 이끌린 자금 유입 그 자체를 경계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벤처캐피털 사례에서 보듯 좋은 성과가 알려질수록 더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그 자금이 다시 조건을 악화시키는 순환이 반복된다. 특정 자산군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 그 자체를 하나의 밸류에이션 신호로 취급할 필요가 있다
- "가격이 높다"와 "곧 하락한다"를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마크스 스스로도 자신의 신중론이 틀렸다고 인정했듯, 고평가 인식과 타이밍 예측은 별개의 문제다. 고평가된 자산을 무조건 회피하기보다는 노출을 관리하며 회의적 시선을 유지하는 접근이 이 메모가 실제로 권하는 태도에 가깝다
기억할 발언
- 뉴턴의 자조: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도 군중의 광기 앞에서는 무력했다는 걸 인정한 발언.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광기 어린 투기심리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원문: "the madness of the people")
- 버핏의 해자론: 산업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는지가 아니라 개별 기업이 얼마나 오래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는지가 투자의 본질이라는 지적. 넓고 지속가능한 해자를 가진 기업만이 결국 주주에게 보상을 돌려준다고 강조했다 (원문: "the durability of that advantage")
- 하버드 교수의 비유: 임원들이 앞다퉈 닷컴 기업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두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가 황금 항아리를 좇는 거대한 파도에 빗댄 표현이다. 마크스는 이 비유를 인용하며 인재 이동의 쏠림이 얼마나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원문: "a tsunami of people chasing a pot of gold")
- 바튼 빅스의 경고: 모건스탠리딘위터 자산운용 회장이 당시 기술·인터넷·통신주 열풍을 사상 최대급 투기 광풍으로 규정하며 던진 결론. 그는 이런 광풍이 결국 눈물과 막대한 부의 파괴로 끝난다고 단언했다 (원문: "manias of all time")
- 닷컴 창업 공식의 변질: 마이클 루이스의 책이 묘사한 당시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의 사고방식 변화를 압축한 표현. 과거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회사를 일구고 그 결과로 상장했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상장 자체를 목표로 회사를 설계한다는 뜻이다 (원문: "idea/startup/IPO")
- 레터맨의 밸류에이션 농담: 데이비드 레터맨이 뉴욕타임스가 마련한 서기 3000년을 위한 타임캡슐 기고에서 후세에 남긴 이 시대에 대한 촌평. 억만장자가 되려면 아무 단어나 골라 뒤에 닷컴만 붙이면 됐다고 꼬집었다 (원문: "add dot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