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The Seven Worst Words in the World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제목의 유래는 경매장 비유: 투자 시장은 최고가를 부르는 사람에게 물건이 돌아가는 경매장과 같아서, 사려는 돈이 넘칠수록 매수자가 받는 실제 조건은 나빠진다. 이 원리에서 나온 문장이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거래를 좇는다"이며 막스는 이를 투자 세계에서 가장 나쁜 일곱 단어로 꼽는다.
- 2018년은 숫자 10으로 요약되는 해: 리먼 파산 10주년, 저금리·양적완화 10년, 경기회복 10년째, 사상 최장 강세장 10년째가 겹치며 위기의 트라우마가 풍화되고 경계심이 사라졌다는 것이 메모 전체를 관통하는 진단이다.
- 낙관은 선택이 아니라 강요된 결과: 안전자산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원해서가 아니라 필요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위험자산으로 밀려났다. 이것이 시장 전반의 위험 감수 성향을 끌어올린 구조적 힘이다.
- 부채 데이터가 보내는 경고: 글로벌 부채 대비 GDP 비율, 레버리지론 잔액, 코버넌트라이트 비중, EBITDA 조정 관행 등 거의 모든 지표가 2007년 고점을 넘어서거나 근접했다.
- 사모펀드·벤처·소비자 부채까지 번진 과열: 사모펀드와 소프트뱅크의 사상 최대 자금모집, 벤처 메가라운드 급증, 프래킹·학자금·개인대출·신흥국 달러부채의 팽창까지, 낙관과 위험 감내가 부채시장 밖으로도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직접대출은 규율 이완의 축소판: 2010-11년 소수 매니저가 시작한 다이렉트 렌딩이 322개 펀드로 늘며 경쟁이 격화됐고, 그 결과 대출 조건은 차입자에게 유리하게, 대출자에게 불리하게 바뀌었다.
- 이번 사이클의 진앙은 주식이 아니라 부채: 2007-08년 위기의 핵심이 서브프라임 구조화 상품이었다면, 지금은 공모·사모 부채 전반이 과도한 인기와 위험 추구의 대상이 되고 있어 다음 문제의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막스의 판단이다.
- 그러나 조건은 2007년만큼 나쁘지 않다는 유보: 은행 레버리지가 32대 1에 이르렀던 2007년과 달리 지금은 신용 버블이나 붕괴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며, 경기 자체는 과잉 없이 완만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함께 제시한다.
- 결론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 우위: 현금으로 도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락기 손실 제한을 상승기 완전 참여보다 우선하는 전략과 매니저를 택하라는 것이 오크트리의 "전진하되 신중하게" 원칙이다.
새 책과 사이클 사고의 틀
새 책의 목적과 마크 트웨인 인용
- 새 책의 목적은 예측이 아니라 사고 과정 공유: 막스는 사이클을 다룬 신간이 금융사나 경제학 교재가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그의 메모 전체의 목적과 동일한 연장선이라는 점을 먼저 못박는다.
- 사이클 위치 인식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도구라는 전제: 미래를 알 수 없어도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근거해 행동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과 메모를 관통하는 핵심 전제다.
- 마크 트웨인의 문장을 사이클론의 골격으로 삼는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은 맞는다는 관찰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아이디어다. 사이클마다 타이밍, 진폭, 등락 속도, 구체적 원인과 결과는 전부 다르다. 그럼에도 사이클마다 되풀이되는 일반적 주제가 있다는 것이 막스가 이 문장을 인용하는 이유다.
모든 붐과 버스트에 나타나는 세 가지 경고 신호
- 과도한 낙관은 위험하다는 원칙: 신간에서 인용된 문단은 붐과 버스트마다 반복되는 세 가지 일반 테마를 제시한다. 첫째, 과도한 낙관 자체가 위험 요소다. 둘째, 리스크 회피는 시장이 안전하기 위한 필수 재료다. 셋째, 지나치게 관대한 자본시장은 결국 무분별한 자금조달로 이어지고 이는 참여자들에게 위험이 된다.
- 투자 성공의 재료는 국면 판별: 시장 참여자의 행동이 무분별해지고 자산 가격이 오르고 위험이 커지는 국면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알아채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핵심 재료라고 막스는 말한다.
- 대칭적 대응 원칙: 이런 요인들이 시장을 위태롭게 만들 때는 위험을 줄이고, 반대일 때는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대칭적 원칙을 제시한다. 이 원칙이 이후 이어지는 모든 데이터와 사례 분석의 판단 기준이 된다.
경매장 비유와 2005-2006년 오크트리의 방어 전환
투자 시장을 경매장으로 보는 원칙
- 레이스 투 더 바텀의 핵심 통찰을 재소환: 막스는 자신이 가장 만족하는 메모 중 하나로 2007년 2월에 쓴 "바닥을 향한 경주"를 꼽으며 그 출발점이었던 경매장 비유를 다시 꺼낸다. 투자 시장은 매물이 최고가를 부르는 사람, 즉 자기 돈에 대해 최소한의 대가를 받아들이겠다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경매장이라는 것이다.
- 경매 참여자 수와 자금량이 가격을 결정한다: 잠재 매수자가 드물고 돈이 부족하거나 돈을 쓰기 꺼릴 때는 매물이 잘 팔리지 않고 가격도 낮게 형성된다. 반대로 잠재 매수자가 많고 자금이 풍부하며 그 돈을 서둘러 굴리려 할 때는 입찰 경쟁이 뜨거워지고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이 경우 매수자는 낸 돈에 비해 얻는 것이 적어진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대수익률은 낮고 위험은 커진다.
- 일곱 단어의 유래: 이 메모의 제목이 된 일곱 단어, 즉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거래를 좇는다"는 이 경매 원리에서 직접 도출된 결론이다.
2005-2006년 오크트리의 선제적 방어와 110억 달러 예비펀드
- 경기와 주가가 멀쩡한데도 방어로 전환한 사례: 2005-06년 오크트리는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대형 부실채권펀드를 소형 펀드로 대체했으며 레버리지가 가장 심한 LBO의 하이일드 채권을 피하고 전반적으로 투자 기준을 높였다. 기존 부실채권펀드 규모가 통상 최대 20억 달러 수준이었던 데 비해, 2007년 초에는 특별한 매수 기회가 올 때까지 예비로 보유할 펀드를 새로 결성했다. 이 펀드의 약정자본은 결국 거의 110억 달러에 이르렀다.
- 전환의 이유는 거시경제가 아니라 참여자들의 조급함: 당시 경제는 꽤 양호했고 주식도 특별히 고평가된 상태가 아니었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 증권이 대규모로 부실화돼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리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막스는 밝힌다. 이유는 단순했다. 연준이 문제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리자 투자자들이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자금을 투입하는 데 지나치게 조급해졌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적절한 신중함과 규율, 회의주의, 위험 회피가 살아 있는 시장이라면 성사되지 않았을 거래들이 성사되는 것을 목격했다.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한다. 남들이 자신의 일을 덜 신중하게 처리할수록 우리는 더 신중하게 우리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2005-06년에 성사된 무분별한 거래 자체가 경계를 강화할 충분한 이유였다는 것이다. 이는 뒤에 나올 2018년 진단의 방법론적 원형이 된다.
현재 환경을 만든 구조적 요인
중앙은행 유동성과 안전자산 수익률의 붕괴
- 위기 대응이 저금리 환경을 낳은 인과 구조: 위기의 수축 효과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제에 유동성을 대량 공급하고 인위적으로 낮은 금리로 신용을 이용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위험-수익 스펙트럼의 안전한 쪽에 있는 투자자산 수익률이 미국에서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유럽 등지에서는 마이너스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과거였다면 머니마켓 상품, 국채, 우량등급 채권 같은 저위험 투자로 갔을 자금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더 적절한 수익을 찾아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 연금·기금의 요구수익률이 미국에서 유독 높다: 미국의 대다수 기금과 확정급여형 연금은 연 7.5-8% 수익률을 요구하는데, 흥미롭게도 이런 요구수익률 개념은 미국 밖 기관투자자에서는 훨씬 덜 보편적이며 존재하더라도 목표치가 훨씬 낮다고 막스는 덧붙인다.
- 위기의 고통이 오래갈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경로: 막스는 위기가 한창일 때는 그 고통 때문에 투자자들이 수년간 강하게 위험을 회피하고 위험자본 제공을 거부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연준이 경제에 막대한 유동성을 주입하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손실을 제한하고 신용창구를 강제로 다시 열었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의지를 되살렸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정책 대응의 성공 자체가 역설적으로 다음 국면의 과잉 위험 추구를 배양했다는 인과관계가 이어지는 논증의 핵심 축이다.
요구수익률과 위험 감수 의지의 결합이 만든 자금 흐름
- 저수익 세계에서 수익 요구가 위험 추구로 전환되는 메커니즘: 수익이 필요하다는 압박과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결합되면서, 저수익 세계에서 고수익 가능성을 제공하는 소규모 틈새 위험자산 시장으로 대규모 자본이 흘러들었다.
- 자금 흐름의 네 가지 효과: 이런 자금 흐름의 효과는 명확하다. 가격 상승, 기대수익률 하락, 증권 구조 약화, 위험 증가라는 네 가지가 동시에 나타난다. 이 인과 사슬이 이후 이어지는 부채 통계와 개별 거래 사례 전체를 관통하는 배경이다.
숫자 10이 갖는 의미
리먼 파산 10주년과 저금리·양적완화 10년
- 2018년 9월이 갖는 상징성: 이 달은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 파산 신청, 즉 위기의 최종 붕괴 국면이 시작된 지 정확히 10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연준과 재무부의 위기 대응 덕분에 미국은 대략 10년간 인위적으로 낮은 금리, 양적완화, 그 밖의 부양책을 경험해왔다.
- 경기회복과 강세장도 10년째: 그 결과로 나타난 미국의 경기회복은 10년째로 접어들었으며, 막스는 역대 최장 미국 경기회복 기록 역시 10년이었다는 점을 짚는다.
- 강세장 기록의 세부 산정: 8월 22일 S&P500은 20% 하락 없이 오르는 기간을 강세장으로 정의하는 기준으로 3453일, 즉 113개월 동안 그런 하락 없이 상승해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 기록을 세웠다.
- 기록 갱신에 대한 논쟁까지 함께 소개하는 균형: 일부는 1990년의 19.92% 하락, 즉 20%에 근소하게 못 미치는 하락을 눈감아 준다면 1987-2000년의 4494일 상승도 인정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막스는 이 정밀한 답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주식이 오랫동안 상승해왔다는 사실뿐이라는 것이다.
사상 최장 강세장이 알려주는 것
- 강세장 기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근거: 이 대목에서 막스가 강조하려는 것은 기록 경신 자체가 아니라, 이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나면 사이클상 어떤 함의가 생기는지다. 이 함의는 다음 섹션에서 다뤄지는 트라우마의 풍화와 신세대 매니저의 미검증 상태로 곧바로 이어진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숫자 10이 반복되는 것은 우연한 나열이 아니라, 위기 이후 정책과 시장이 함께 만들어온 하나의 사이클 국면을 가리키는 신호라는 것이다.
10년이 지나며 사라진 경계심
트라우마의 풍화와 아서 시걸의 5년 기억력 비유
- 트라우마 풍화와 신용 기준 이완: 위기의 트라우마가 사라질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났고, 그 끔찍했던 시절의 기억은 흐려졌으며, 엄격한 신용 기준이 필요했던 이유들도 과거 속으로 물러났다고 막스는 진단한다.
- 아서 시걸의 5년 기억력 비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부동산을 가르치는 친구 아서 시걸의 말을 인용한다. 부동산은 10년 주기 사이클을 갖지만, 운 좋게도 은행가들은 5년짜리 기억력을 갖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말한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사이클의 길이와 인간 기억력의 길이가 불일치한다는 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규율이 필요한 이유가 잊혀지는 속도가 위기 재발 주기보다 빠르다는 뜻이다.
- 연준 의존에 대한 익숙함도 누적됐다: 투자자들은 통화 부양책과, 경제활동을 지지하기 위해 연준이 유동성을 주입할 것이라는 의존에 익숙해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 10년짜리 회복이 더 이어질 확률은 낮다는 판단: 10년짜리 경기회복이 훨씬 더 오래 이어질 것이라는 확고한 법칙은 없지만, 역사에 비추어 볼 때 확률은 그렇지 않은 쪽에 기운다고 막스는 판단한다.
- 완만한 회복이라는 반론과 정치화된 연준 가능성: 다만 유보 조건도 함께 제시한다. 이번 회복이 2차대전 이후 가장 느렸다는 점에서, 교정이 필요한 통상적인 과잉이 없었을 수 있고, 일부 관측자들은 경기나 증시가 약해지면 정치화된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낮추거나 최소한 인상을 멈출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신세대 매니저
- 약 10년간 시험받지 않은 참여자들: 거의 10년 동안 시장에 진입한 사람 중 누구도 약세장이나 정말 나쁜 해를 경험하지 못했고, 빠르게 회복되지 않은 조정도 겪어본 적이 없다. 그 결과 새로 등장한 운용역들은 위험 회피의 중요성을 직접 배울 기회가 없었고, 경기 둔화나 장기 시장 하락, 디폴트 증가, 자본 희소 시기에 시험받은 적도 없다.
- 위 조건들이 신간 인용문의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한다는 결론: 막스는 여기까지의 논거로 메모 첫 페이지에 인용한 세 가지 조건, 즉 과도한 낙관, 낮은 위험 회피, 관대한 자본시장이 모두 충족됐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낙관적으로 느끼지 않더라도 안전자산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에 낙관적인 행동을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수익 세계에서 받아들일 만한 결과를 내려면 많은 투자자가 평소의 위험 회피를 버리고 위험곡선을 따라 더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 두 요소가 겹치면서 자본시장은 매우 관대해졌다는 것이 이 국면 진단의 결론이다. 막스는 이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굳이 계속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만큼 확신을 담아 이 메모를 쓴 이유를 밝힌다.
시장을 지배하는 낙관의 징후들과 다이렉트 렌딩
지난 14개월간 언급해온 여섯 가지 현상
- 개별 현상이 아니라 공통된 심리를 가리키는 지표들: 막스는 지난 14개월간 메모와 발표에서 언급해온 여섯 가지를 나열한다. 미래 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된 주가를 가진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FAANG 기업들. 발행잔액이 늘고 부채비율이 오르고 코버넌트가 사라지고 스프레드가 줄어든 기업신용 시장. 미국 하이일드보다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 역사상 세 번째뿐인 신흥국 채권. 1000억 달러 규모의 기술투자 펀드를 조성 중이던 소프트뱅크. 역사상 가장 많은 자본을 모집할 수 있었던 사모펀드. 2017년 한 해 1400% 상승한 비트코인이 이끈 암호화폐.
- 이 목록의 목적은 비판이 아니라 온도계: 이런 현상들을 비판하거나 문제를 고발하려고 인용한 것이 아니라고 막스는 밝힌다. 이런 현상들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낙관, 미래에 대한 신뢰, 투자와 매니저에 대한 믿음, 낮은 회의주의 수준, 위험 회피가 아닌 위험 감내라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런 속성들은 수익과 안전에 좋은 기후를 만들지 않는다. 자본과 배짱만 있다면 가격이 낮고 비관이 만연하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해 도망칠 때 크고 상대적으로 쉬운 돈을 번다는 것이 막스의 오랜 원칙이며, 위 요인들은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님을 말해준다.
다이렉트 렌딩의 팽창과 경쟁 격화
- 위기 직후 은행 공백을 메운 대안 대출자: 위기 직후 은행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자본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아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이 틈에 소수의 뛰어난 신용 투자자들이 다이렉트 렌딩, 즉 사적 대출 펀드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은행이 규제와 제한된 자본에 발이 묶인 사이, 비은행 주체들은 차입자를 골라 쓸 수 있었고 높은 금리와 낮은 레버리지 비율, 강한 자산 보호장치를 고집할 수 있었다.
- 경쟁 격화가 조건을 뒤집은 과정: 2010-11년 초기에는 모든 투자자가 참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 몇 년간 사적 대출이 자리를 잡으면서 더 많은 매니저가 펀드를 조직해 훨씬 많은 투자자가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 8월 13일 기사를 인용한다. 자금 유입이 차입자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낳았고, 대형 대출에서는 금리가 은행 수준에 가까워졌으며 신용조건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자문업체 켄트 브라운의 말도 인용된다. 소형 대출의 경우 오늘날보다 더 차입자 친화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2013-17년 322개의 다이렉트 렌딩 펀드가 자금모집을 완료했고, 그중 71개는 신규 진입 매니저였다. 직전 5년간은 85개, 그중 19개가 신규였던 것과 대비된다. 차입자가 은행 기준을 못 맞추는 이유로 일시적 현금흐름 부진, 과도한 부채, 비인기 업종을 든다. 변동금리 구조의 다이렉트론은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커지는데, 저금리에 익숙한 차입자는 준비가 안 됐을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지적된다.
- 막스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 격언의 적용: "현자가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끝에 가서 한다"는 것이 막스가 꼽는 투자 격언 1위다. 오늘날 다이렉트 렌딩이 더 경쟁적인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있고, 기준을 낮추고 조건을 완화하며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이렉트 렌딩이 이제는 해서는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은 아니라는 유보를 단다. 투자 세계에서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아이디어는 없으며, 언제 어떤 가격과 조건으로 하는지, 실행하는 사람이 남의 실수를 이용할 만큼 능숙한지 아니면 스스로 실수를 저지를 만큼 미숙한지에 전부 달려 있다는 것이다. 버핏의 말도 함께 인용된다. 조수가 빠져나갈 때에야 비로소 누가 발가벗은 채 헤엄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규율 있고 신중한 대출자는 다음 침체와 신용경색을 견뎌낼 가능성이 크지만, 숙련도가 낮은 매니저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시대의 징후 - 부채 데이터로 본 경고
부채 수준이 2007년을 넘어선 지표들
- 글로벌 매크로 지표부터 미국 국가부채까지: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07-2017년 사이 글로벌 부채 대비 GDP 비율은 179%에서 217%로 뛰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감세와 지출 확대가 도이체방크 추산으로 1960년대 이후 침체기가 아닌 시기에 이뤄진 최대 규모 경기부양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이미 1940년대 이후 GDP 대비 최고 수준인 연방부채를 더 가파른 궤도에 올려놓았고, 완전고용 수준이거나 그 이상인 경제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EBITDA 대비 부채비율이 5배 이상인 고레버리지 기업의 비중이 2007년 32%에서 2017년 37%로 올랐다.
- 레버리지론과 하이일드의 비대칭적 팽창: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비금융 기업의 GDP 대비 부채는 위기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2차대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하이일드 채권과 레버리지론을 합친 레버리지 부채 총액은 2조5000억 달러로 2007년의 정확히 두 배다. 레버리지론만 보면 2008년 5000억 달러에서 지금은 거의 1조1000억 달러로 늘었다. 이 증가분의 대부분은 레버리지론에서 나왔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잔액은 2013년 말과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레버리지론은 4000억 달러 늘었다. 이는 새로운 CLO와 변동금리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강한 수요 때문이다.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에 따르면 5월 한 달에만 1046억 달러의 새 레버리지론이 나왔는데, 이는 2017년 1월의 914억 달러 기록과 2007년 11월 위기 이전 최고치인 818억 달러를 모두 넘어선 것이다.
- 투자등급 안에서도 신용 질 저하가 진행 중: IMF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투자등급 중 최하위인 BBB등급 채권은 미국에서 1조4000억 달러에 이르러 투자등급 전체에서 가장 큰 구성요소가 됐다. 미국과 유럽 모두 대략 47%를 차지하는데, 10년 전에는 각각 35%와 19%에 불과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CCC등급 부채 잔액은 지난 사이클의 기록보다 65% 높은 수준인데, 2015년 고점보다는 10% 낮다. 이는 CCC 신규 발행 감소, 에너지 관련 CCC의 다수 디폴트, 그리고 첫 담보권 B-등급 대출에 대한 CLO 중심의 강한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부채의 질이 보여주는 규율 이완
- 레버리지 배수와 코버넌트라이트 확산: S&P GMI에 따르면 대형기업 대출의 평균 EBITDA 대비 부채배수는 2007년 기록을 살짝 넘어섰고, 대형 LBO 대출 배수는 2007년 기록에 살짝 못 미치며, 중견기업 대출 배수는 명백한 사상 최고치다. 2017년 코버넌트라이트 대출은 3750억 달러, 전체 레버리지론 발행의 75%를 차지했다. 2007년에는 970억 달러, 비중 29%였다. BB등급 하이일드 채권조차 투자등급 채권에서나 흔했던 느슨한 코버넌트를 달고 시장에 나오고 있다.
- EBITDA 조정과 배당·자사주 매입 목적 대출의 부활: LBO 대출의 30% 이상, M&A 대출의 50% 이상이 EBITDA 조정을 포함하는데, 10년 전에는 각각 약 7%와 25%였다. LBO 대출의 10퍼센트대 중반이 0.5배 EBITDA를 넘는 조정을 포함하는데, 10년 전에는 몇 퍼센트에 불과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지분 배당을 위한 대출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 스프레드 축소가 마무리하는 그림: BB/BB-등급 기관대출의 전체 스프레드는 200-250bp까지 좁아졌는데, 2007년 말-2008년 초에는 300-400bp였다. B+/B등급 대출 스프레드도 100-150bp 좁아졌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배수, 코버넌트, 조정, 스프레드 네 가지 지표가 모두 같은 방향, 즉 대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이어지는 개별 사례들과 정확히 맞물린다.
시대의 징후 - 사모펀드·벤처·소비자 부채의 과열 신호
사모펀드·벤처캐피털·소프트뱅크가 보여주는 자금 쏠림
- 사모펀드 모집 규모가 사상 최대: 2018년 초 기준 2296개 사모펀드가 자금모집 중이었고 목표 금액은 7440억 달러로 모두 사상 최고치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한다.
-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자금조달 구조: 6월 기준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 목표 중 930억 달러를 모집했고, 남은 50억 달러는 자사 직원 인센티브 스킴을 통해 조달하려 했다. 직원들이 이 자금을 소프트뱅크에서 빌리고, 소프트뱅크는 다시 일본 은행들로부터 빌리려 했다는 것이다.
- 벤처캐피털의 대응적 팽창: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실탄에 맞서 입찰 경쟁을 해야 하는 다른 벤처캐피털 펀드들도 이에 대응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과거보다 훨씬 큰 금액을 모집하려 하고, 최고 펀드들이 낸 수익률에 이끌린 투자자들은 기꺼이 그 돈을 공급하려 한다.
- 메가라운드 급증이 향후 수익률에 미칠 악영향: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18년 첫 7개월 동안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벤처 메가라운드가 268건 있었는데, 이는 2017년 한 해 전체 기록인 273건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7월 한 달에만 50건, 총 1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이 이뤄져 월간 최고 기록을 세웠다.
- 자금 쏟아짐이 미래 수익률을 갉아먹는다는 우려: 이런 자금 유입은 향후 수익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막스의 지적이다. 이는 앞서 다이렉트 렌딩에서 확인한 경쟁 격화·조건 완화 패턴이 벤처와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에너지·학자금·개인대출·신흥국에서 드러나는 취약 신호
- 오일 프래킹 산업의 부채 급증과 마이너스 현금흐름: 짐 채노스에 따르면 2005-2015년 사이 프래킹 산업은 순부채를 300% 늘렸는데, 2012년 중반부터 2017년 중반까지 상위 60개 프래킹 기업의 분기별 현금흐름은 평균 90억 달러 마이너스였다.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금리가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부채가 늘어난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만 이자비용이 증가했다고 짚는다.
- 학자금 대출의 배증과 연체율 상승: 학자금 부채는 위기 이후 두 배 넘게 늘어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렀고 연체율은 7.5%에서 11%로 올랐다.
- 개인대출 급증과 핀테크의 부상: 개인대출 잔액은 1분기에 1800억 달러로 18% 늘었다. 트랜스유니언에 따르면 2017년 핀테크 기업이 전체 개인대출의 36%를 취급했는데, 2010년에는 그 비중이 1%도 안 됐다.
- 신흥국 달러표시 대출의 급팽창: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달러표시 대출 총액은 2009년 1분기 5조8000억 달러에서 지금은 11조4000억 달러로 늘었고, 이 중 3조7000억 달러가 신흥국으로 흘러가 같은 기간 두 배 넘게 늘었다.
- 일본 더블데커 펀드라는 극단 사례: 상대적으로 작지만 극단적인 사례로, 수익을 좇는 일본 투자자들이 터키 자산에 투자하거나 고금리지만 평가절하되는 터키 리라 표시 상품으로 스와프하는 이른바 더블데커 펀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시대의 징후 - 개별 거래 사례와 규제 완화
실명을 감춘 여덟 개 무리한 거래 사례
- 막스는 버핏의 "이름으로 칭찬하고 범주로 비판하라"는 원칙을 따라 회사명을 밝히지 않고, 오크트리 투자 전문가들이 제출한 무분별한 거래 사례를 소개한다.
- 자본재 기업 A는 사모펀드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초기 제시금리가 너무 타이트하다고 봤음에도 딜은 초과청약돼 증액됐고 가격은 25bp 더 조여졌다. 코버넌트라이트 구조, 상한 없는 EBITDA 조정, 큰 부채증액 여력까지 조건은 매우 공격적이었다. 발행 후 두 분기 연속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1순위 담보대출은 최대 5포인트, 하이일드 채권은 최대 15포인트 하락했다.
- 유럽의 서비스기업 B는 경기순환에 노출돼 있고 동종업계보다 작으며 마진이 낮고 레버리지가 높으며 현금창출력이 제한적이고 몇 년 전 구조조정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보고된 EBITDA의 150%에 해당하는 조정 EBITDA를 근거로 7년물 채권을 5% 조금 넘는 금리로 발행했다.
- 최근 상장한 에너지제품 기업 C는 누적적자 24억 달러이고 증권신고서에 예측 가능한 미래에 흑자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음에도 IPO 가격에서 초과청약됐고 현재 주가는 67% 더 높다. 한 애널리스트는 2020년 예상 매출의 5배라는 이유로 적정 가치라 평가하고,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재가보다 25% 낮은 목표가를 제시하면서도 그 계산 근거로 향후 12년간 매년 매출총이익률 30% 확대와 2030년 EBITDA 6배 밸류에이션을 가정한다.
- 기업 D는 지난 2년간 1년치 EBITDA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이 때문에 부채는 2년 전보다 훨씬 늘었다. 그 이전 7년간은 최근 2년의 10분의 1만 자사주 매입에 썼고 평균 매입가는 최근 평균보다 85% 낮았다고 추정된다.
- 바이아웃펀드는 훌륭한 기업 E를 EBITDA의 15배라는 매우 높은 헤드라인 가격에 인수했다. 이 가격은 보고 EBITDA의 125%인 조정 EBITDA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 실제로는 보고 EBITDA의 19배에 해당한다. 표면상 레버리지는 조정 EBITDA 기준 7배지만 보고 기준으로는 9배다. 오크트리 담당자는 이 거래가 나쁜 결과로 끝난다면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한다.
- 기업 F는 상당한 EBITDA를 벌지만 60%가 신뢰할 수 없는 단일 고객에서 나오고 지리적으로 성장이 제약돼 있다. 오크트리가 적정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매도자는 두 배를 원했고 바이아웃펀드가 그 값을 지불했다. 담당자는 재무적 스폰서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실수의 여지가 거의 없는 완벽한 가격을 매기고 있으며 이는 은행과 비전통 대출자의 매우 관대한 대출 관행 위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 1년 전 바이아웃펀드는 포트폴리오 기업 하나가 기업 G를 100% 부채로 인수하도록 자금을 대면서 스스로 배당을 챙겼다. 조정 EBITDA는 보고 EBITDA의 190%였고 이를 기준으로 한 총 레버리지는 7배 이상, 보고 기준으로는 13.5배였다. 채권은 현재 액면가 이상에서 거래되며 1순위채권의 최악수익률 스프레드는 250bp 아래다.
- 매각 준비 중이던 좋은 성장기업 H에는 티저 100건이 발송돼 35건의 관심표명이 왔는데 전략적 매수자 3곳, 재무적 스폰서 32곳이었다. 담당자는 전략적 매수자가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했다는 점이 시너지 기대가 없는 재무적 스폰서가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할 때 큰 경고 신호라고 짚는다. 최종적으로 EBITDA의 14배, 총 레버리지 7배 이상에 매각됐다.
- 신흥국 통화표시 채권과 아르헨티나 100년물의 극단 사례: 2017년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와 터키 로컬통화 표시 회사채를 100억 달러 넘게 매입했는데, 지금은 발행 당시보다 평균 500bp 넓은 스프레드, 즉 발행 당시 6%였던 수익률이 지금은 11%로 거래된다. 신흥국 채권의 정점, 혹은 저점이었을 사례로 아르헨티나가 2017년 6월 1980, 82, 84, 87, 89, 2001년 위기로 얼룩진 금융사에도 불구하고 27억5000만 달러 규모의 100년물 채권을 초과청약으로 발행한 것을 든다. 발행가는 90, 수익률 7.92%였는데 현재는 75에 거래돼 16개월 만에 17% 하락한 셈이다.
레버리지 대출 가이드라인 완화와 7.5배 LBO의 귀환
- 규제 완화의 구체적 경로: 오크트리 미국 하이일드 채권 공동포트폴리오매니저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위기 이후 마련된 제약이 풀리는 사례를 제시한다. 2013년 도입된 정부의 레버리지 대출 가이드라인은 과도한 위험 감수를 억제하기 위해 특정 조건 하에 레버리지를 6배로 제한했고, 규제 대상 은행 사이에서 덜 공격적인 딜메이킹에 기여했다. 이제 통화감독청 수장은 레버리지 대출에서 어느 수준의 위험이 편안한지는 은행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자본과 예상손실 모델이 있고 예상손실 대비 충분한 자본을 적립하고 있다면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막스의 응답은 짧다. 지난번에는 그게 어떻게 결과로 나타났는가 하는 반문이다.
- 은행가들의 실제 반응이 보여주는 재현: 로젠버그에 따르면 은행가들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7.5배 레버리지 LBO를 시험해보고 있다고 그에게 말했다. 한 은행가는 신용심사에서 신용담당 임원이 위험한 딜을 승인하는 이유로, 그것이 더 큰 포트폴리오의 작은 부분이라 잘못돼도 감당할 수 있고, 만약 거절하면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길 것이라는 논리를 댔다고 전한다. 막스는 이것이 "음악이 흐르는 한 춤을 춰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며, 다시 한번 지난번에는 그게 어떻게 결과로 나타났는가를 반문한다.
- 부채 데이터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 이 모든 증거의 총합이 오늘날 시장 참여자가 신중한지 낙관적인지, 회의적인지 손쉬운 해법을 받아들이는지, 안전을 고집하는지 소외를 두려워하는지, 신중한지 무분별한지, 위험 회피적인지 위험 감내적인지를 막스는 묻는다. 그의 답은 매번 후자, 즉 낙관·손쉬운 해법·소외 공포·무분별·위험 감내 쪽으로 기운다는 것이며 그 함의는 명확하다고 결론짓는다.
이번 사이클의 진앙 - 주식이 아니라 부채
주식은 고평가지만 극단적이지 않다는 판단
- 2005-06년과의 유사성: 막스는 마무리에 앞서 주식은 가격이 높지만 기술과 소셜미디어 등 일부 특정 그룹을 제외하면 극단적으로 높지는 않으며, 다른 자산군에 비해서는 더욱 그렇다는 견해를 밝힌다. 오늘날 주식의 위치는 2005-06년과 유사하며, 당시 주식은 위기를 촉발하는 데 거의 또는 전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본다.
- 2007-08년 위기의 재료와 이번 재료의 차이: 다만 그렇다고 주식 투자자가 고통에서 면제된 것은 아니었다는 유보를 단다. 그럼에도 50% 넘는 하락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2007-08년 위기의 주된 구성 재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 그 밖의 구조화·레버리지 부채 상품, 파생상품 등 모두 금융공학의 산물이었다. 다시 말해 증권과 부채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쓰인 용도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부채가 진앙이 될 이유
- 공모·사모 부채 전반의 인기 급증이 위험 신호: 이번에는 공모·사모 부채가 크게 인기가 오른 대상이자 상응하는 위험 없이 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의 사냥터이며, 앞서 서술한 공격적 행태의 무대다. 따라서 다음에 문제가 생길 때 진앙에서 발견될 것은 부채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막스는 판단한다.
- 그란츠 인터레스트 레이트 옵서버의 진단 - 저금리가 남긴 흔적: 그란츠 인터레스트 레이트 옵서버를 인용한다. 3000년 만의 최저금리가 사람들이 빌리고 빌려주는 방식에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증권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레스턴의 관찰을 빌려, 기업신용이 등급은 낮아지고 레버리지는 높아졌으며 이는 투자등급 회사채, 대출시장, 사모신용 모두에서 사실이라고 전한다.
- 번영이 만드는 경계심 결핍이라는 역설: 이 자료는 기업부채가 이번 사이클의 약점, 어쩌면 가장 취약한 지점이라고 결론짓는다. 그 취약성은 부흥한 번영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 번영 때문에 생긴다는 역설을 강조한다. 번영이 클수록, 금리가 낮을수록 경계심은 약해지며 이 경계심 결핍이 결국 신뢰의 위기로 이어지는 오류를 결정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2007년 문제의 진앙이 서브프라임 구조화 상품이었듯, 이번 사이클에서는 부채시장 전반의 규율 이완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섹션의 핵심 결론이다.
세 개의 손과 마켓의 온도 재기
세 가지 상반된 시각 - 낙관과 불확실성 사이
- 조건은 2007년만큼 나쁘지 않다는 명시적 유보: 막스는 은행이 32대 1로 레버리지됐고 고도로 레버리지된 투자상품이 매일 발명되고 소화됐으며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만든, 실체가 완전히 결여된 투자수단에 대거 투자하던 2007년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못박는다. 그래서 신용버블을 묘사하거나 이어질 붕괴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한다. 다만 지금은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거래를 좇는 유형의 환경이며, 투자자들이 공격성보다 신중함을 강조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 첫 번째 반론 - 근시일 내 디폴트 급증 근거는 없다: 반대편 손을 들자면, 오늘날의 위험한 행태가 심각한 경기 약화를 목격하기 전까지 디폴트와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 볼 이유는 거의 없다고 막스는 인정한다. 경제가 조만간 약해질 것이라 볼 이유도 확실히 없다. 성장 중이고 상대적으로 과잉이 없는 경제는 지금 상태로 한동안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 세 번째 손 - 그럼에도 남는 거시 불확실성: 그러나 세 번째 손으로, 경기 과잉자극, 인플레이션 상승, 긴축 통화정책, 금리 상승, 기업 부채상환 부담 증가, 정부 재정적자 급증, 무역분쟁 격화가 낳을 수 있는 효과들이 불확실성을 만든다는 점도 함께 짚는다. 그래서 무엇을 시사하는가: 막스는 단정적 위기 예측이 아니라 확률과 유보 조건이 뒤섞인 다층적 판단을 제시하며, 이것이 방어 우위 결론의 근거가 된다.
시장 온도 재기와 19개월의 시차가 주는 교훈
- 시장 온도 재기의 정의: 남들이 부실한 증권을 발행하고 부실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여력을 경계하는 것이 막스가 말하는 "시장의 온도 재기"의 큰 부분이다. 여기에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과 도취된 투자자 태도에 대한 인식을 더하면, 시장이 사이클상 어디쯤 고조돼 있고 방어를 강화할 때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이 과정은 손실을 향한 무대가 마련되고 있다는 감은 줄 수 있어도, 하락이 언제 어느 정도로 올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 레이스 투 더 바텀의 타이밍이 주는 겸손: 돌이켜보면 옳고 시의적절했던 것으로 보이는 "바닥을 향한 경주"는 2007년 2월에 쓰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짜 고통은 2008년 9월에야 자리잡았다. 즉 옛말대로 "자기 시대보다 너무 앞서는 것은 틀린 것과 구분이 안 된다"는 19개월의 시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투자에서는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한 감은 가질 수 있어도 언제 일어날지는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 막스의 결론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상황이 위태로워질 때 신중하게 전환하는 것뿐이며, "위태로움"이 언제, 심지어 과연 "붕괴"로 이어질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인정한다.
- 11년 전 문장을 그대로 되살리는 결론: 막스는 "바닥을 향한 경주"의 마지막 두 문단을 그대로 재활용한다. 글로벌 유동성 과잉, 전통적 투자에 대한 관심 부족, 위험에 대한 우려 부재, 어디서나 빈약한 기대수익이라는 조건 속에서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낮지만 그런대로 적절한 수익에 접근하는 대가로 레버리지 확대, 검증되지 않은 파생상품, 약한 딜 구조 형태의 상당한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는 신중함의 전반적 저하를 반영하는 바닥을 향한 경주이며, 지금 시점에 참여자들이 벌을 받을지, 장기 성과가 회의론자를 능가하지 못할지는 누구도 증명할 수 없지만 그것이 통상적인 패턴이라는 것이다. 막스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장을 개선할 수 없다고 말한다.
- 오크트리의 실행 원칙: 사람들이 오늘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부채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절대 아니라고 분명히 한다. 오크트리의 최근 모토는 "전진하되 신중하게"이며 지금도 그렇다. 전망이 나쁘지도, 자산가격이 현금에 가까이 머물러야 할 만큼 높지도 않다는 것이다. 시장 밖에 있을 때의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럼에도 막스에게 위 모든 논거의 함의는, 투자자들이 하락기 손실 제한을 상승기 완전 참여 보장보다 강조하는 전략과 매니저, 접근법을 선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투자 세계의 거의 모든 것은 공격적으로도, 방어적으로도 할 수 있다. 막스가 보기에 시장 여건은 지금을 신중함의 시기로 만든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사이클 신호로서의 "숫자 10" 프레임 재사용: 위기나 정책 전환 이후 특정 국면이 10년 가까이 이어질 때, 트라우마 풍화와 신세대 참여자의 미검증 상태를 별도로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 이 메모의 논리를 다시 쓸 수 있다.
- 부채·사모·벤처 지표를 주식 밸류에이션보다 우선 점검: 다음 위기의 진앙이 항상 직전 위기와 같은 자산군이 아닐 수 있다는 이 메모의 핵심 통찰에 따라, 코버넌트라이트 비중, EBITDA 조정 관행, CLO 수요, 사모펀드·벤처 메가라운드 자금모집 속도 같은 신용·사모 시장 미시지표를 주가지표만큼 비중 있게 추적할 필요가 있다.
- 매니저 선정에서 "미검증 여부"를 명시적 기준으로: 장기 상승장에서 커리어를 쌓은 매니저와 하락장을 실제로 겪어본 매니저를 구분해, 다이렉트 렌딩류의 신흥 대출 전략을 평가할 때 이 경험 격차를 실사 항목에 포함한다.
- 타이밍 예측이 아니라 손실 제한 우선 원칙으로 포트폴리오 구성: 19개월의 시차 사례가 보여주듯 위험 신호 인식과 실제 붕괴 사이에는 긴 공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국면 판단을 정확한 타이밍 예측에 쓰지 말고 하락기 손실 제한을 상승기 완전 참여보다 우선하는 자산배분 원칙에 반영한다.
기억할 발언
- 역사는 반복되지 않되 운율은 맞는다: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고 전해지는 이 문장은 사이클마다 세부 사실은 다르지만 낙관, 위험회피, 자본시장 관대함 같은 반복되는 주제가 있다는 이 메모 전체의 방법론적 전제를 압축한다. (원문: "History doesn't repeat itself, but it does rhyme.")
- 투자 세계에서 가장 나쁜 일곱 단어: 경매장에서 매수자가 많고 자금이 풍부할수록 매물 가격이 오르고 기대수익이 낮아진다는 원리에서 나온 문장으로, 이 메모 제목이자 2018년 진단 전체의 핵심 축이다. (원문: "too much money chasing too few deals")
- 조수가 빠지면 드러나는 것: 워런 버핏의 이 표현을 빌려, 규율 있는 대출자와 그렇지 않은 대출자의 차이는 호황기가 아니라 침체와 신용경색이 닥쳐야 비로소 드러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원문: "swimming naked")
- 오크트리의 실행 모토: 전망이 극단적으로 나쁘지도 자산가격이 현금 도피를 정당화할 만큼 높지도 않다고 보면서도, 공격성보다 신중함을 우선하겠다는 오크트리의 태도를 요약한 문구다. (원문: "move forward, but with caution")
- 너무 이른 경고와 틀린 경고의 구분 불가능성: 2007년 2월에 쓴 경고성 메모가 실제 위기 고통과는 19개월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에서, 옳은 신호와 이른 신호를 사전에 구분할 수 없다는 투자의 근본적 한계를 짚는다. (원문: "too far ahead of one'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