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On Bubble Watch — Oaktree Capital Management 저작. 이 문서는 전문 번역이 아니라 원문 논지를 따라간 한국어 해설. 원문은 위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음
핵심 요약
- 25주년 회고: 2000년 발표한 버블닷컴 메모가 발간 후 처음으로 독자 반응을 받은 글이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같은 주제로 25년 만에 다시 쓰는 메모임을 밝힌다. 이 글은 2024년 12월 오크트리 고객 전용 매크로 메모의 버블 관련 부분을 재구성한 것이다.
- 버블의 재정의: 버블은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아니라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확신이 퍼지는 심리 상태라고 규정한다. 밸류에이션 수치보다 투자자 심리의 극단성이 진단 기준이다.
- 매그니피센트7 집중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상위 7종목이 S&P500 시가총액의 32-33퍼센트를 차지, 5년 전의 약 두 배이자 2000년 TMT버블 정점의 22퍼센트를 넘어선 수준이다.
- 미국 집중도: 미국 주식이 MSCI 월드 지수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 1970년 이후 최고치라는 사실도 함께 짚는다.
- 니프티피프티 교훈: 1969년 커리어를 시작하며 겪은 니프티피프티 버블에서 최고 기업 주식을 5년 보유하고도 90퍼센트 넘게 잃은 경험이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사느냐"라는 투자 원칙의 뿌리가 됐다.
- 밸류에이션 데이터: 오늘 S&P500 PER 22배는 과거 27년간 관측치 중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며, 같은 구간에서 이 정도 PER로 매수한 경우 이후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플러스 2퍼센트에서 마이너스 2퍼센트 사이에 갇혔다.
- 최종 판단 유보: 마크스는 자신이 주식 전문가도 기술 전문가도 아니라며 지금이 버블인지 단정하지 않는다. 경계 신호와 반론을 나란히 제시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 비트코인 언급: 주식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최근 2년간 465퍼센트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도 경계 신호의 하나로 짧게 덧붙인다.
버블이란 무엇인가 - 심리적 정의
2000년대 두 차례 버블 붕괴와 다시 던져진 질문
- 25년 전 메모의 자평: 정확히 25년 전 발표한 "버블닷컴" 메모가 근 10년간 독자 반응 없이 글을 써오다 처음으로 반응을 얻은 글이었다고 회고하며, 그 메모는 옳았을 뿐 아니라 "빠르게" 옳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너무 시대를 앞서가는 것은 틀린 것과 구분이 안 된다는 1970년대 초 배운 투자 격언을 함께 인용하되, 이번엔 그렇게 앞서가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 TMT버블과 서브프라임 버블: 21세기 첫 10년 동안 투자자들이 두 차례 화려한 버블을 겪으며 손실을 봤다고 짚는다. 하나는 2000년 중반부터 터지기 시작한 1990년대 말 TMT버블, 다른 하나는 2000년대 중반 주택 버블이다.
- 서브프라임 대출의 구조: 주택 버블은 소득이나 자산을 증빙하지 못하거나 증빙하지 않으려는 서브프라임 차입자에게 대출을 확대하고, 이 대출을 레버리지를 일으킨 트랜치형 모기지담보증권으로 구조화한 뒤, 결국 이 증권에 투자한 이들, 특히 이를 직접 만들어 일부를 보유한 금융기관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는 세 단계로 진행됐다고 설명한다.
- 오늘날 경계심의 뿌리: 이 두 경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요즘 버블 가능성에 높은 경계심을 갖고 있으며, S&P500과 지수를 이끌어온 소수 종목을 둘러싼 버블 여부를 자주 질문받는다고 밝힌다.
- 마크스의 포지셔닝: 자신은 거의 50년 전 주식 분석을 그만둔 신용 투자자이고 기술 분야에도 깊이 발을 들인 적이 없어 오늘의 인기 기업이나 그 주가를 놓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을 것이며, 이어지는 논의는 모두 일반론이지만 그럼에도 유의미하길 바란다는 전제를 미리 밝힌다.
버블의 네 가지 심리적 징후
- 비이성적 과열: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표현을 빌려 극도의 낙관, 대상 기업에 대한 맹목적 숭배, 소외될까 두려운 포모 심리, 그리고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결론까지 네 가지를 버블의 구성 요소로 제시한다.
- 이 네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때 버블 상태라고 진단한다는 것이 핵심이며, 단순히 가격이 급등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버블이라 부르지 않는다.
- 가격 상한선의 소멸: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말을 들으면 버블이 무르익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규율 있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너무 비싼 가격이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는 대조를 든다.
- 동료나 친척이 먼저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고통이 판단력을 흔든다는 킨들버거와 앨리버의 관찰을 인용해, 가격 상한선이 사라지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 밸류에이션보다 심리 진단이 효과적: 밸류에이션 지표를 볼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심리적 진단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어왔다고 밝힌다. 이는 이 메모 전체의 방법론적 전제로 이어진다.
강세장의 세 단계
- 선배가 전해준 격언: 약 50년 전 한 선배가 "강세장의 세 단계"를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격언 중 하나로 전해줬다며, 이후 여러 메모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 인용해왔다고 밝힌다.
- 1단계 - 소수의 통찰: 시장 급락 직후 대부분이 상처를 안고 낙담해 있을 때, 극소수의 통찰력 있는 투자자만 개선 가능성을 상상한다.
- 2단계 - 다수의 수긍: 경제와 기업, 시장이 실제로 좋아지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인정하는 단계.
- 3단계 - 영원한 낙관: 경제 뉴스가 훌륭하고 기업 실적이 급증하며 주가가 크게 오른 뒤, 모두가 앞으로도 계속 좋아지기만 할 것이라 결론 내리는 단계.
- 중요한 것은 경제나 기업의 실제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라는 심리적 관점이라고 강조한다. 비관이 팽배할 땐 가격에 낙관이 거의 반영되지 않지만, 모두가 낙관할 땐 합리적 가격을 찾기 어렵다는 대칭 구조를 짚는다.
버블 참여의 확산 신호
- 킨들버거의 정의: 초판 매니아스 패닉스 크래시스에서 인용한 대목을 통해, 투기적 매수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늘면 평소 투기와 무관하던 계층까지 뛰어들면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에서 벗어난다고 설명한다. "매니아"는 비이성성을, "버블"은 결국 터진다는 사실을 각각 암시한다는 어원 해석도 덧붙인다.
- 그래서 매니아 심리와 붕괴 가능성은 하나의 현상을 앞뒤에서 보는 것과 같다는 논지로 이어진다.
- 비금융권 참여로 본 신호: J.P. 모건이 자신의 구두를 닦아주던 사람이 주식 팁을 주기 시작했을 때 문제를 감지했다는 일화, 그리고 마크스의 동업자 존 프랭크가 2000년 아들 축구 시합에서 아빠들이 기술주 자랑을 하고, 2006년 라스베이거스 택시 기사가 콘도 3채를 샀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버블을 감지한 두 가지 사례를 든다.
- 평소 투자와 무관한 사람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것이 버블의 확산 국면을 알리는 관찰 가능한 신호라는 점을 강조한다.
- 마크 트웨인 인용: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종종 운율은 맞는다"는 말이 바로 이런 반복되는 패턴을 가리킨다고 연결한다.
새로움이 이성을 마비시키는 역할
새로움과 역사의 부재
- 탈출 속도의 비유: 버블 심리가 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힘을 로켓이 중력을 벗어나는 탈출 속도에 빗댄다. 그 동력의 이름은 새로움이며, "이번엔 다르다"는 오래된 투자 격언과 짝을 이룬다.
- 역사적 버블 계보: 1960년대 니프티피프티, 1980년대 디스크 드라이브 기업, 1990년대 말 TMT/인터넷주, 2004-20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을 최근 사례로 들고, 1630년대 네덜란드 튤립 광풍과 1720년 영국 남해회사 버블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 정상적 상황에서 역사가 하는 제동 역할: 평상시라면 특정 산업이나 국가의 증권이 이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때 투자 역사가들이 과거에 특정 프리미엄 이상 거래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지적하며 견제할 수 있지만, 새로운 대상은 정의상 그런 역사적 잣대 자체가 없어 이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 대상이 가장 똑똑한 사람들, 즉 헤드라인과 방송에 나오는 이들이 소유하고 이미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회의론을 억누른다고 설명한다.
- 역사 부재가 낙관을 무제한으로 만든다: 과거 데이터가 없어 밸류에이션이 특정 수준을 넘은 적이 없다는 식의 제동장치를 걸 수 없다는 것이 새로움의 공통점이라고 짚으며, 그 파티에 찬물을 끼얹거나 춤판에서 빠지려는 사람이 드물다고 표현한다.
벌거벗은 임금님 비유
- 안데르센 동화의 인용: 사기꾼이 지적인 사람만 볼 수 있다는 옷을 임금님에게 팔지만 실제로 옷은 없고, 백성들은 자신이 어리석어 보일까 두려워 옷이 안 보인다고 말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든다.
- 소년이 순진하게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치기 전까지 이 상황이 계속됐다는 결말을 통해, 버블 국면에서 소수가 돈을 버는 것을 보면서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다수의 심리를 설명한다.
- 집단적 침묵의 경제적 유인: 특정 아이디어가 시장 전체 혹은 종목군을 밀어 올리며 신봉자들을 부유하게 만들 때,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지적한다.
- 이 구조가 앞서 언급한 포모 심리와 결합해 버블을 더 오래, 더 크게 키운다는 점에서 앞 절의 논지와 연결된다.
니프티피프티로 배운 첫 교훈
니프티피프티 버블의 배경과 붕괴
- 1969년 입사와 니프티피프티: 1969년 9월 씨티은행 전신인 퍼스트내셔널시티은행 주식 리서치 부서에 입사했을 당시, 대형 은행들은 주로 미국에서 가장 좋고 빠르게 성장하는 니프티피프티 종목에 투자했다.
- 이 종목들은 나쁜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으며 문자 그대로 비싸도 상관없다는 취급을 받았다는 점이 버블 심리의 원형이라고 짚는다.
- 세 가지 배경 요인: 전후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 컴퓨터·제약·소비재 등 혁신 분야와의 연관성, 그리고 성장주라는 새로운 투자 스타일 자체가 유행이 된 점 세 가지가 니프티피프티 열풍을 뒷받침했다.
- 이 버블은 약 40년 만에 처음 나타난 대형 버블이었기에, 투자자들이 버블이 어떤 모습인지 잊고 있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 90퍼센트 손실의 결말: 입사 첫날 이 종목들을 사서 5년간 꾸준히 보유했다면 미국 최고 기업 주식임에도 90퍼센트 넘게 잃었을 것이라고 밝힌다. 1973-1974년 S&P500 전체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 PER이 60배에서 90배 구간에서 6배에서 9배 구간으로 떨어진 것이 90퍼센트 손실의 산술적 이유이며, 실제로 여러 기업에 펀더멘털 악재가 겹쳤다는 점도 덧붙인다.
세 가지 투자 원칙의 정립
- 무엇을 사느냐보다 얼마에 사느냐: 이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를 지불하느냐다"라는 원칙을 얻었고, 이후 50여 년간 이를 지켜왔다고 밝힌다.
- 잘 사는 것과 좋은 것을 사는 것의 구분: 좋은 투자는 좋은 것을 사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그것을 잘 사는 데서 온다는 두 번째 원칙으로 이어진다.
- 비쌀 수 없는 자산은 없다: 아무리 좋은 자산도 너무 비싸져 위험해질 수 있고, 아무리 나쁜 자산도 충분히 싸지면 매력적일 수 있다는 세 번째 원칙을 세운다.
- 이 세 원칙은 뒤이어 다루는 매그니피센트7의 밸류에이션 논의 전체를 관통하는 판단 기준으로 다시 등장한다.
혁신에 대한 과도한 낙관이 낳는 위험
신기술 과대평가와 펀더멘털 리스크
- 혁신의 두 얼굴: 새 제품이나 사업 방식의 매력은 눈에 잘 띄지만 함정과 위험은 잘 보이지 않다가 어려운 시기에야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신생 분야에서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는 앞서가는 신생 기업도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 초기 커리어 때는 컴퓨터·의약품 같은 기술 혁신이 조금씩 점진적으로 이뤄졌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혁신이 한꺼번에 몰려왔다는 대비도 짚는다.
- 1990년대 인터넷 열풍: 1995년 오크트리 설립 당시 워드퍼펙트와 로터스1-2-3만으로 충분하다고 고집했지만, 1998년 새 사무실로 옮기며 이메일과 인터넷 도입에 항복했다는 개인 일화를 든다.
-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인터넷 관련 자산 전반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낳았고, 상장 첫날 공모가가 세 배로 뛰는 골드러시가 벌어졌다고 회고한다.
- 매니아 뒤에 숨은 한 줌의 진실: 모든 매니아와 버블에는 한 줌의 진실이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확대된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인터넷이 실제로 세상을 바꿨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1990년대 말 급등한 인터넷·전자상거래 기업 대다수는 결국 무가치해졌다.
- 그래서 진실의 존재 자체가 버블이 아니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 대목의 시사점이다.
로또 티켓 심리와 왜곡된 밸류에이션
- 역사 부재가 만드는 밸류에이션 공백: 새로운 것에는 정의상 적정 밸류에이션을 가늠할 과거 지표가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 이익 대신 클릭수를 산 시대: TMT버블 당시 기업들은 이익이 없어 PER을 쓸 수 없었고 매출조차 없는 스타트업이 많아, 클릭수나 방문자수 같은 새 지표를 만들어 그 배수로 가격을 매겼다고 설명한다.
- 하방을 상상하지 못하는 심리: 버블 참여자들은 하방 가능성을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을 전제한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생 분야의 모든 경쟁자를 성공할 것처럼 취급하지만 실제로는 소수만 살아남는다고 지적한다.
- 로또 티켓 사고방식: 성공한 스타트업이 200배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성공 확률이 1퍼센트에 불과해도 수학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사고방식을 "로또 티켓 심리"라 부른다. 어떤 아이디어든 1퍼센트 성공 확률쯤은 있을 수 있어 이런 사고는 지불 가격의 상한선을 사실상 없앤다고 경고한다.
- 닷컴버블 붕괴의 규모: 초기 커리어 시절 버블 붕괴 후 월스트리트저널이 90퍼센트 하락 종목 목록을 1면에 실었다면, TMT버블 붕괴 후에는 그 폭이 99퍼센트로 커졌다고 대비시킨다.
- 이 결말은 앞서 든 니프티피프티 90퍼센트 손실보다 더 극단적이며, 새로움에 대한 낙관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 절과 이어진다.
밝은 미래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가
PER의 의미와 니프티피프티 대 오늘의 배수
- PER의 본질: 내년 100만 달러를 벌고 문을 닫는 회사라면 적정 가격은 100만 달러보다 약간 낮아야 플러스 수익이 난다는 단순한 예시로 시작한다. 그러나 주식은 미래 여러 해의 이익을 계속 벌어들인다는 전제로 PER 배수로 거래된다.
- 16배는 20년치 이익이다: 전후 S&P500 평균 PER은 약 16배이며, 통상 "16년치 이익을 사는 것"이라 설명되지만 미래 이익을 할인하는 과정 때문에 실제로는 20년 넘는 기간의 이익을 사는 셈이라고 정정한다.
- 니프티피프티의 60-90배: 1969년 투자자들은 니프티피프티에 60배에서 90배의 PER을 지불했고, 이는 이익 성장을 감안해도 수십 년 뒤 이익까지 당겨서 산 것이지만 그것을 의식적, 분석적으로 계산해서 지불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 오늘 리더 기업의 우위: 오늘날 S&P500 상위 기업은 압도적 기술 우위, 대규모 시장 지배력과 높은 이익률, 그리고 아이디어 기반 제품 특유의 낮은 한계비용으로 과거 최고 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더 낫다고 평가한다.
- 엔비디아의 30배 배수: 인공지능 칩 설계를 이끄는 엔비디아의 PER은 낮게는 30배대 초반으로, 전후 평균의 두 배지만 니프티피프티에 비하면 싼 편이다. 그러나 30배대 배수는 투자자들이 수십 년간의 존속, 그 기간 내내의 이익 성장, 경쟁자에 의한 대체 가능성 배제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가정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지속성이라는 가정의 취약함
- 니프티피프티 생존율: 위키피디아 기준 니프티피프티 종목 중 절반 정도만 오늘날 S&P500에 남아 있으며, 실제로는 인수합병으로 사라진 경우도 있어 실패율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낮을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인다.
- 제록스, 코닥, 폴라로이드, 에이본, 버로스, 디지털이퀴프먼트, 그리고 손수 옷을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는 지금 낯설게 들리는 심플리시티패턴을 사라진 이름의 예로 든다.
- 2000년과 2024년 상위 20개 기업의 단절: 핀해커닷씨지에 따르면 2000년 초 S&P500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머크, 제너럴일렉트릭, 코카콜라, 시스코시스템스, 프록터앤갬블, 월마트, AIG, 엑슨모빌, 존슨앤존슨, 인텔, 퀄컴, 씨티그룹,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IBM, 화이자, 오라클, AT&T, 홈디포, 버라이즌이었다.
- 2024년 초 상위 20위에 남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존슨앤존슨, 월마트, 프록터앤갬블, 엑슨모빌, 홈디포 여섯 개뿐이며, 매그니피센트7 중 24년 전 상위 20위에 있었던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하다고 강조한다.
- 지속보다 흔한 것은 변화: 버블에서는 리더 기업이 수십 년간 리더로 남을 것처럼 가격이 매겨지지만, 실제로는 지속보다 교체가 더 흔한 규칙이라고 결론짓는다.
- 이는 앞서 밝힌 엔비디아 30배 배수가 전제하는 지속성 가정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자주 깨져왔는지를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개별 종목을 넘어 시장 전체로 번지는 버블
1990년대 시장 전체 버블의 형성
- 금리 하락과 낙관의 귀환: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 억제 정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한 금리, 그리고 고통스러운 1970년대 이후 잃었던 주식에 대한 열정의 귀환이 1990년대 S&P500 상승을 뒷받침했다.
- 주식이 채권을 이긴다는 학계 연구: S&P500이 채권, 현금, 인플레이션을 장기간 밑돈 적이 없다는 새로운 학술 연구가 주식 인기를 재차 강화했고, 이런 요인들이 겹쳐 1990년대 연평균 수익률이 20퍼센트를 넘었다. 이런 10년은 다시 본 적이 없다고 밝힌다.
- 반사성과 자기실현적 위험: 위험이 없다는 믿음 자체가 가장 위험하다는 지론을 내세우며, 주가가 장기간 나쁜 적이 없었다는 관찰에 근거한 매수 열기가 결국 그 관찰을 깨뜨릴 지점까지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지적한다. 이를 조지 소로스의 "반사성" 개념으로 설명한다.
- TMT버블 붕괴와 11년의 정체: 2000, 2001, 2002년 3년 연속 하락은 대공황기인 1939년 이후 처음이었고, 그 결과 2000년 중반 고점부터 2011년 12월까지 11년 넘게 S&P500 누적 수익률이 제로였다고 밝힌다.
- 버핏 인용구의 함의: "투자자들이 기업 이익이 연 7퍼센트 정도 성장한다는 사실을 잊을 때 곤경에 빠진다"는 말을 버핏의 것으로 인용하되, 정작 버핏 본인에게 출처를 물었더니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고 답했다는 사실을 유보 조건으로 밝힌다.
- 그럼에도 이 말이 훌륭하다는 이유로 계속 인용한다고 솔직하게 덧붙이며, 요지는 이익이 7퍼센트씩 크는데 주가가 한동안 20퍼센트씩 오르면 결국 이익 대비 지나치게 비싸져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2023-2024년 상승과 밸류에이션 신호
- 두 자릿수 20퍼센트 연속 상승의 희소성: 미셸 셈발레스트의 차트에 따르면 최근 2년 이전까지 S&P500이 2년 연속 20퍼센트 이상 오른 경우는 역사상 단 네 번뿐이었고, 표본이 작다는 전제하에 그중 세 번은 이후 2년간 지수가 하락했다.
- 유일한 예외는 1995-1998년으로, TMT버블의 힘으로 하락이 2000년까지 미뤄졌을 뿐 결국 이후 3년간 거의 40퍼센트를 잃었다고 설명한다.
- 다섯 번째 사례가 된 2023-2024년: S&P500이 2023년 26퍼센트, 2024년 25퍼센트 올라 1997-1998년 이후 최고의 2년 상승을 기록하며 다섯 번째 사례가 됐다고 밝힌다.
- 경계해야 할 다섯 가지 신호: 2022년 말 이후 이어진 낙관, 다른 나라 동종 산업 대비 높은 S&P500 밸류에이션, AI라는 새로움에 쏠린 열광과 이 열기가 다른 첨단 기술 분야로 번질 가능성, 상위 7개 기업의 성공 지속을 당연시하는 암묵적 전제, 그리고 인덱스 투자자의 자동 매수가 내재가치와 무관하게 일부 상승을 만들었을 가능성 다섯 가지를 든다.
- JP모건 밸류에이션-수익률 상관관계: 1988년부터 2014년 말까지 약 27년, 324개월치 관측치를 담은 그래프에서 시작 PER이 높을수록 이후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낮아지는 강한 관계가 확인되며 예외는 거의 없었다고 밝힌다.
- 오늘 PER은 이 관측치 중 상위 10퍼센트에 해당하고, PER 22배 수준에서 매수했던 과거 사례는 예외 없이 이후 10년 수익률이 플러스 2퍼센트에서 마이너스 2퍼센트 사이에 갇혔다.
- 이 관계를 근거로 지난 11월 주요 은행들이 향후 10년 S&P500 수익률을 낮은 한 자릿수에서 중간 한 자릿수로 전망했다고 덧붙인다.
- 완만한 조정과 급격한 조정의 갈림길: 향후 10년간 주가가 정체된 채 이익이 늘어 배수만 낮아지는 완만한 경로와, 1973-1974년이나 2000-2002년처럼 1-2년 사이에 배수 조정이 압축되며 급락하는 경로 두 가지 가능성을 나란히 제시한다.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반론
- PER은 높지만 미친 수준은 아니다: S&P500 PER이 높은 편이지만 비정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반론을 첫머리에 둔다.
- 매그니피센트7의 실질적 우위: 이 일곱 기업이 실제로 뛰어난 기업이기 때문에 높은 PER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반론을 든다.
-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말이 안 들린다: 현재 시장에서 이 문구를 직접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버블 심리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근거로 든다.
- 높지만 정신 나간 수준은 아니다: 시장이 비싸고 다소 들떠 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이 보기에 미친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개인적 판단으로 반론을 마무리한다.
- 이 네 가지 반론은 앞서 든 다섯 가지 경계 신호와 정확히 대칭을 이루며, 마크스가 결론을 단정하지 않고 양쪽을 나란히 남겨두는 이유를 보여준다.
투자자 관점 시사점
- 밸류에이션 판단보다 심리 점검을 우선하라: 매그니피센트7이나 AI 관련 종목을 볼 때 PER 수치만이 아니라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식의 말이 자신이나 주변에서 나오는지 점검하는 것이 마크스식 버블 진단법이다.
- 집중도 지표를 정기적으로 추적하라: 상위 7종목의 S&P500 내 비중과 미국 주식의 MSCI 월드 비중이라는 두 지표는 과거 버블 정점과 비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점을 제공하므로 지속적으로 추적할 가치가 있다.
- 지속성 가정에 회의적 태도를 유지하라: 2000년 상위 20개 기업 중 여섯만 2024년까지 살아남았다는 사례는 오늘의 리더 기업이 수십 년간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근거로 쓸 수 있다.
- PER 22배 구간의 역사적 수익률 분포를 참고하라: JP모건 데이터가 보여준 플러스 2퍼센트에서 마이너스 2퍼센트라는 좁은 밴드는 향후 10년 수익률 기대치를 낮게 설정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되, 완만한 조정과 급격한 조정 두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 버블 반복 구조를 신용·주택 시장에도 적용하라: TMT버블과 서브프라임 주택 버블이 같은 10년 안에 연달아 터졌다는 사실은, 버블 심리가 특정 자산군에 국한되지 않고 신용·구조화 상품 시장으로도 옮겨갈 수 있다는 경계로 확장해 읽을 수 있다.
- 결론을 단정하지 않는 태도 자체를 참고하라: 마크스 본인이 지금이 버블인지 확답하지 않고 경계 신호와 반론을 함께 남긴 방식은, 확신에 찬 예측보다 조건부 리스크 인식을 유지하는 접근이 실전에서 더 유용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억할 발언
- 버블의 언어: "이보다 비싼 가격은 없다"는 확신이 퍼지는 순간을 버블의 확실한 신호로 본다. 밸류에이션 숫자보다 이 말이 나오는지 여부가 마크스의 1차 진단 기준이다 (원문: "no price too high")
- 친구가 부자 되는 걸 보는 고통: 킨들버거와 앨리버는 동료나 친척이 자산으로 돈 버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만큼 판단력을 뒤흔드는 것이 없다고 썼고, 마크스는 이를 버블 참여의 심리적 동력으로 인용한다 (원문: "see a friend get rich")
- 투자 원칙의 뿌리: 니프티피프티에서 90퍼센트 넘게 잃은 뒤 얻은 깨달음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사느냐가 수익을 결정한다는 것이며, 이후 50여 년간 지켜온 원칙이 됐다 (원문: "what you pay that counts")
- 하늘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신기술이나 사업모델이라도 영원히 지금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경고로, 새로움에 대한 과도한 낙관을 절제시키는 문구다 (원문: "trees don't grow to the sky")
- 위험 없다는 믿음이 가장 위험: 위험이 사라졌다는 확신이 퍼질 때가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마크스의 오랜 지론으로, 1990년대 주식이 장기간 저조한 적 없다는 학계 연구가 오히려 버블을 키운 사례에 그대로 적용된다 (원문: "belief that there's no risk")